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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C서울 이야기/명예기자의시각

FC서울의 2011년 BEST 3




 겨울잠에서 깨어난 축구가 3월부터 날갯짓을 한 것이 엊그제 같은데, 벌써 11월과 함께 플레이오프가 눈앞에 다가왔다. 2011년의 FC서울은 많은 팬들 기억 속에 더 깊숙이 자리할 만큼 다사다난했다. 올해는 어떤 경기가 팬들을 감동시켰는지, 또 어떤 이벤트들이 기억에 남을지 BEST 3로 꼽아봤다.








1. 서울극장에 오신 걸 환영합니다.


 2011년에는 ‘서울극장’이라는 말이 탄생할 정도로 유난히 역전시킨 경기도 많았고, 극적인 골도 많았다. 그 만큼 경기 관람 후 돌아가는 팬들의 걸음을 더욱 가볍게 했고 경기장을 뜨겁게 달궜다. 어떤 경기가 팬들을 감동시켰을까?


 먼저 8월 13일에 열렸던 전남과의 홈경기. 양쪽의 균형이 팽팽했고 두 팀 모두 단 한 골도 내주려하지 않았다. 경기가 종반부로 치닫는 후반전 45분까지 0-0의 골 가뭄이 이어졌고 그냥 이대로 경기가 끝나는가 싶었다. 그러던 후반 47분. 데얀이 몰리나에게 내준 골이 몰리나의 왼발 슛으로 환상적인 쇄기골로 탄생됐고, 경기장은 그야말로 팬들의 환호로 뜨거워졌다. 극장이 따로 없었다. 최용수 감독대행의 세레모니까지 합세해 더욱 화제가 된 이날 경기는 ‘끝날 때 까지 끝난 게 아닌 경기’로 팬들의 기억에 오래 남게 되었다.


 5월 8일에 열렸던 상주와의 경기. 데얀의 해트트릭으로 3골이나 뽑아낸 FC서울이었지만 상주 역시 만만치 않았던 경기였다. 상주도 FC서울에 맞서 3골을 넣으며, 3-3 무승부의 기운이 감돌았다. 그러던 후반 42분. 현영민의 프리킥이 상주의 골대를 그대로 파고들며 사실상 경기를 마무리 짓는 쇄기골을 탄생시켰다.


 9월 18일에 열린 부산과의 경기. 전반 41분 부산에게 선제골을 허용해 승부가 기우는 듯 했으나 후반 18분과 41분. 연이어 터진 김동진과 강정훈의 골로 경기장은 불타올랐다. 다시 금빛날개를 편 김동진의 동점골은 그 자체로 의미가 있었고, FC서울의 승리를 확정짓는 강정훈의 쇄기골 역시 팬들을 감동시켰다.










2. 올해도 팬들과 함께한 FC서울

 지난 7월. FC서울은 '립덥뮤비‘에도 도전했다. 무더위가 기승을 부린 7월 9일. 장마기간까지 겹쳐 혹시나 비가 오지 않을지 내내 조마조마하는 마음으로 촬영이 진행됐다. 5시간이나 걸린 무더위 속에서의 촬영이었지만, 단 한명도 지친 기색이 없었다. FC서울이라는 이름 하나로 합심한다는 자체에 모두들 그저 즐거웠다. 이렇게 명예기자가 기획하고 143명의 팬들이 합심하여 탄생한 립덥뮤비는 '프로축구구단 최초 도전’이라는 초석을 닦았고 길이길이 남게 됐다.


 FC서울은 지난해 최초로 외국인 페스티벌을 연 것에 이어, 올해도 재한 외국인들을 위한 페스티벌을 열었다. 9월 24일 홈에서 열린 대전전을 ‘외국인의 날’로 지정하고 외국인 팬들 1만명 모으기에 도전 한 것이다. 이를 위해 이태원, 홍대, 경기도 등 외국인이 있는 곳이면 어디든 달려가서 홍보를 했고 경기 당일 다양한 이벤트를 통해 각국의 문화를 체험할 수 있는 기회 등 다채로운 행사를 진행했다. 그저 그런 이벤트일 뿐이라고 여길 수도 있지만, 늘 팬들을 생각하는 마음이 커야만 생각해 낼 수 있는 부분이다.


 경기력을 떠나 언제나 팬들과 함께 걷기 때문에 FC서울의 미래는 밝을 수 밖에 없다.





3. 파죽지세 FC서울!

 평소와 다르게 올해 FC서울의 출발은 순탄치 않았다. 예년 같았으면 초반부터 기세를 잡았을 터. 하지만 성적은 팬들의 기대에 미치지 못했고 리그 순위가 15위까지 처지면서 디펜딩챔피언의 위용은 무너지는 듯 했다. 하지만 주저앉지 않았다. 파죽지세로 경기력을 끌어올렸고 순위는 점점 상승했다. 10월 30일에 열린 K리그 최종 라운드에서 하대성의 해트트릭으로 수원을 밀치고 3위를 수성하며, 6강 플레이오프 진출권을 따냈다.


 15위에서 3위까지 정말 차분하고 꾸준히 올라간 FC서울. 올해는 안 될 거라며 남들이 고개를 저을 때 FC서울 팬들만은 끝까지 믿음으로 응원했고, 선수들은 삭발까지 감행하며 마음을 다잡은 결과였다. 이렇게 열두 계단이나 뛰어오른 FC서울이 더 이상 겁낼 것이 뭐가 있으랴. 이 저력이 6강 플레이오프에서도 이어지길 모든 팬들이 기원하고 있다.


 무엇보다 기적을 현실로 만든 FC서울이 팬들에게 던지는 메시지도 크다. “불가능할 것 같아도 노력하면 된다.“ 흔한 말이지만 도전정신으로 몸소 보여준 선수들. 분명 팬들에게도 힘이 될 것이다.





/취재=이게은 FC서울 명예기자(eun5468@nat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