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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C서울 이야기/명예기자의시각

FC서울의 신임 수석코치 박태하. 그는 누구인가?







2011 K리그는 끝났지만 FC서울은 여전히 분주한 모습이다. 내년 시즌을 준비하기 위해 코칭스태프 인선을 단행하고 있는 FC서울은 얼마 전 감독대행으로 좋은 모습을 보여준 최용수를 정식 감독으로 선임했고 최근엔 국가대표팀 코치로 활약한 박태하 코치를 수석코치로 영입했다.


포항 코치 시절 2007년에 우승을 경험했고, 지난 4년간 국가대표팀 코치로 활약하며 남아공 월드컵 16강에도 힘을 보태는 등 지도력을 인정받은 박태하 코치의 합류는 많은 팬들의 환영을 받고 있다. 2012년부터 최용수 감독을 보좌해 수석코치 임무를 수행할 박태하 코치. 그가 걸어온 길을 재조명해보는 시간을 마련했다.



주목받지 못했던 아마추어 시절



경북 영덕의 작은 어촌마을에서 자란 박태하는 어린 시절 백사장에서 축구를 하며 감각을 키웠다. 그리고 축구부가 있는 강구초등학교에 입학하면서 자연스레 축구의 길에 입문하게 되었다. 하지만 부모님의 반대로 인해 중학교에 입학한 이후 축구를 2년간 쉴 수 밖에 없었다.


축구 인생이 이대로 끝나나 했지만 축구에 대한 열정은 억누를 수 없었고, 결국 중학교 3학년때 다시 축구화를 신었다. 여전한 부모님의 반대로 박태하는 그 후 몇 달간 축구화를 몰래 가방에 숨겨다니면서 선수 생활을 지속했다. 하지만 이러한 열정에도 불구하고 박태하는 아마추어 시절 그리 주목받는 선수는 아니었다.


경주종고와 대구대를 거친 박태하는 스타급 선수들의 산실인 청소년대표에 선발된 적도 없었으며 대구대 입학 당시에는 축구부가 창단된지 고작 2년밖에 안된 신생팀에 불과했다. 그러다보니 팀이 강하지 않아 상대적으로 박태하가 받을 수 있는 스포트라이트는 적을 수 밖에 없었다. 하지만 박태하는 이러한 환경에 주저앉기 보단, 자신의 기량 발전을 위해 노력을 했고 전국대회에서 성적이 나오기 시작하자 여러 은행권 팀들에게 관심을 받기도 했다. 하지만 박태하의 축구 인생의 전환점은 은행권 팀이 아닌 다른 곳에서 찾아왔다.

  현역 시절 줄곧 포항에서만 뛴 박태하. 사진은 선수 시절 모습 (사진출처 - 포항스틸러스) 






포항 입단. 박태하 축구 인생의 터닝포인트가 되다.



사실 박태하는 대학 2~3학년 시절. 자신의 능력으로 K리그에 갈 수 있을까? 하는 의문이 들었다고 한다. 하지만 같은 지역에 있는 프로팀인 포항과 잦은 연습경기를 가졌고 그 과정에서 박태하의 재능을 눈여겨 본 포항은 그를 영입하기에 이른다. K리그 최고 명문팀 중 하나인 포항에 입단했지만, 당시엔 최순호, 박경훈, 이기근, 이흥실, 최문식등 초호화 멤버들로 구성된 포항이기에 신인인 박태하의 출전 가능성은 낮아 보였다.


하지만 당시 포항 감독이었던 허정무 감독(現 인천 감독)은 박태하에게 꾸준히 출장 기회를 부여 하며 자신감을 심어줬고 결국 프로 첫해에 31경기 출전 3골이라는 준수한 기록으로 성공적인 데뷔시즌을 보냈다. 탄력이 붙은 박태하는 2년차 징크스를 비웃기라도 하듯 더 대단한 활약을 보였고 35경기 출전에 5골 7도움을 기록하며 팀이 리그 우승을 거두는데 큰 공을 세웠고 박태하 본인은 K리그 베스트 11에도 뽑히는 영광을 누렸다.


프로 3년차인 1993년엔 무릎 부상으로 5경기밖에 출전하지 못하며 상무에 입대했다. 상승세가 한풀 꺾이나 했지만 박태하는 상무 시절 국가대표에 발탁되어 A매치 데뷔전을 치르는 등 여전히 건재함을 과시했다. 1995년 10월 전역 후 바로 포항에 합류한 박태하는 K리그 최고 명승부로 회자되는 일화(現 성남) 와의 챔피언결정전에서 2, 3차전 모두 풀타임 출전하며 활약했지만 아쉽게 일화에게 우승컵을 내줘야 했다.


그 후 박태하는 포항의 주축 선수로 꾸준한 활약을 펼쳤다. 1996 시즌엔 36경기에 나와 9골 4도움, 1997 시즌엔 18경기 출전 6골 4도움, 1998 시즌엔 38경기 출전 9골 10도움으로 절정의 기량을 과시했다. 특히 1998년엔 팀의 자랑이던 황선홍, 홍명보, 라데가 동시에 팀을 떠나며 포항은 어려운 시기를 맞이했지만 이 해 주장을 맡은 박태하의 활약은 팀을 플레이오프까지 이끌었다. 90년대 중후반을 화려하게 장식한 박태하는 2001년 은퇴를 선언했고 선수 시절 내내 포항에서만 뛰며 261경기에 나와 46골 37도움이라는 준수한 기록을 남겼다.




 

박태하 코치의 국가대표 코치 시절 모습 (사진출처 - KFA PHOTO) 




이 후 지도자의 삶을 시작한 박태하는 포항 스카우터를 거쳐 코치진에 합류했고 2007년엔 파리아스 감독을 보좌하며 리그 우승을 차지해 지도자로서 첫 우승의 감격을 맛보기도 했다. 이 후 대한민국 대표팀 코치로 자리를 옮기며 허정무 감독을 보좌한 박태하는 2010 남아공 월드컵 16강 진출에 숨은 주역으로 활약했고, 조광래 감독이 대표팀 지휘봉을 잡았을때도 변함없이 코치로 활동하며 2011 아시안컵 3위에도 힘을 보탰지만 조광래 감독이 대표팀 감독직에서 물러나게 되자 자신도 코치에서 물러났고 이제 FC서울의 수석코치로 합류하게 되면서 새로운 도전에 나서게 됐다.


인간적인 교감과 자유로운 의사소통을 중시하는 박태하 코치는 국가대표팀 코치 시절 선수들 사이에서 폭넓은 신뢰를 얻은 덕장이다. 따라서 엄마와 같은 푸근함과 두터운 신뢰는 선수들을 다독이고 안정감을 심어줄 수 있다는 점에서 큰 기대를 걸고 있다. 2012년엔 최용수 감독을 보좌해 FC서울을 이끌 박태하 코치. 실제 박태하 코치가 최용수 감독보다 선배이고, 수석코치보다 감독이 선배인 경우는 축구계에선 이례적인 일이지만, 최용수 감독이 박태하 코치의 합류를 원했고 박태하 코치 역시 최용수 감독의 진정성에 감명 받아 합류를 결정했다고 한다.
 

국가대표 선수 시절 서로 아끼는 선 후배 사이 였던 이 두 사람은 이제 FC서울의 승리를 위해 의기투합했다. 이 두 사람이 불러올 시너지로 2012년 FC서울은 과연 어디까지 비상할지 관심이 모아진다.



글=김성수 FC서울 명예기자 go16korea2002@yaho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