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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C서울 이야기/명예기자의시각

[폭격기칼럼]데얀에겐 파트너가 필요하다




FC서울의 스트라이커이자 K리그 최고의 스트라이커인 데얀이 유명하긴 유명한가 보다. 그 소식이 대륙에도 강타를 한 모양이다. 사실상 현재 K리그 내에 존재하는 스트라이커 중에는 최고봉인 그에 대한 몸값이 무려 약 56억원이다. 아마 그가 이적했더라면 K리그 최고 이적이 되지 않았을까 싶다. "만약 데얀이 중국행을 결심했었더라면?"이라는 가정을 해보면 소름이 돋는다. 과연 FC서울은 '강자'의 자리를 유지할 수 있을까. 데얀의 최근 몇 년 동안의 초특급 활약을 기반으로 팀이 유지되었다 해도 과언은 아님이 분명하기 때문이다. 최용수 감독은 어느 한 언론사(스포탈코리아)와의 인터뷰에서 데얀에 대한 의존도를 언급한 적이 있다. 그가 초특급 스트라이커인 것은 분명히 인정하면서도 그의 포지션상 그런 것이지, 다른 선수도 충분히 메울 수 있다고 이야기 했다. 하지만 그 누가 자신의 팀을 '원맨팀'이라고 설명하겠는가. 물론, FC서울이 원맨팀은 아니다. 하지만 데얀의 역할이 막중하여, 데얀이 빠질 경우 팀의 전체적인 플랜이 흔들릴 수 있는 경우의 수는 분명히 존재한다. 2011시즌 FC서울의 56득점 중 23득점을 데얀이 득점했다. 게다가 7어시스트까지 기록, 팀 득점의 반 이상에 기여할 정도로 요지부동 최고 공격수다. 56득점이 우승을 했던 2010년도와 비교했을 때 큰 차이가 없던 것을 고려해보면, 절대적으로도 많이 득점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하지만 내가 걱정하는 것은 데얀이 없을 때가 아니다. 혹자들은 '데얀이 있을 땐 데얀의 팀이면 된다. 그 때 그 때 바뀌면 되지 않는가?' 라고 말한다. 맞는 말이다. 데얀이 없으면 거기에 맞춰서 팀을 꾸리면 된다. 문제는 현재다. 현재의 FC서울 공격을 데얀에게만 맡기기엔 위험 요소가 너무나도 많다. 


 

 



높은 데얀에 대한 의존도

우선, 공격에 있어서 데얀에 대한 의존도가 높다. 그리고 그의 영입 이 후로 그 의존도는 점점 더 높아지고 있다. 데얀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진다는 것은 데얀의 골보다는 데얀의 어시스트에 더욱 더 초점을 맞춰야 할 것이다. 어시스트에 초점을 맞추는 이유는 공격에 있어서 얼마나 핵심적인 역할을 했냐의 문제다. 난 이러한 점을 말하며 항상 예전 인천의 유병수를 꺼내든다. 유병수가 2010년 시즌 당시에 득점왕에 올랐다. 정말 골 잘 넣는 선수였다. 하지만 이 유병수의 역할은 '마무리'였다. 이는 유병수가 아닌 다른 선수들이 왔어도 집중되었을 골들이다. 물론 유병수가 보통 선수들보단 능력이 좋지만 경기에 있어서 절대적인 역할을 했다고 보진 못할 듯 하다. 그가 페널티 에어리어 안에서 공을 잡으면 상대편에선 움찔한다지만 그 과정까지도 자신이 만든 건 아니기 때문이다. 즉, 유병수와 같은 선수들은 좋은 골개터지만 팀의 공격에 절대적인 영향을 주는 골개터는 아니라는 점이다.



데얀이 막히면 전체적으로 힘든 건 사실이다.




하지만 데얀과 이동국은 어시스트도 꾸준하게 늘려나가는 공격수들이다. 이동국만 하더라도 작년 어시스트왕에 오르지 않았는가. 이는 팀이 점차 그 선수들에게 의존된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한다. 골이 아닌 공격포인트가 집중되어 있으니 말이다. 이들의 부재시 다른 해결책은 분명히 존재하겠지만 파괴력은 확실히 뒤떨어질 것이다. 쉽게 이야기 해보자. 공격수가 골만 많이 넣는 팀은 "자, 공격수야 ! 골을 넣어줘 ! " 느낌으로 축구가 이루어진다면 어시스트까지 많이 하는 공격수가 있는 팀은 "자, 공격수야 ! 우리 팀이 이기게 해줘 ! " 의 의미가 된다. (더 어려워졌다...) 즉, 공격수의 역할이 마무리의 개념이냐, 플레이메이커 기질까지 지니고 있느냐의 차이라는 것이다. 지금 K리그에서 데얀과 이동국은 골개터임과 동시에 플레이메이커(여기서 말하는 플레이 메이커란 단순 득점 선수가 아닌 득점의 기회를 만드는 것을 의미한다)가 되어 버렸다.
개인에겐 기록을 세울 수 있는 기회지만, 그들 자신은 팀 전체 경기력이 달려있는 위험한 객체이기도 하다.



이 둘이 있을 때의 공격은 참 균형이 좋았다



공격수 보강은 끊임없는 과제

특히 2011시즌 초반 FC서울은 이 심각성이 드러났다. 정조국의 이적 이 후 데얀에 대한 공격 의존도가 급격하게 높아졌다. 시즌 초반 이에 대한 어려움은 극명하게 드러났다. 3-5-2 전술로 상대가 나서면 속수무책으로 당했다. 데얀만 막으면 된다는 전략이었기 때문이다. 당시 모든 팀들이 "데얀만 막자!!"라는 전략으로 나서 데얀은 유일하게 수비적인 자세를 취하지 않은 전북을 제외하고는 7경기 동안 무득점이었다. 단순히 이를 데얀이 슬로우 스타터라고 말하기엔 문제가 있었다. (물론 하대성의 부상도 문제가 되긴 했다) 감독 교체 후 전술의 변화가 생긴 후 데얀이 제 페이스를 찾았고 강정훈, 고광민 등의 조커 선수들의 숨은 활약, 몰리나의 적응 등으로 잘 헤쳐 나갔다. 데얀이 정말 'Crazy FW'이지만 축구는 1명이 하는 것이 아니라는 점, 그리고 그런 와중에 그 'Crazy FW'가 제대로 하지 못하면 그 팀은 무너진다는 사실을 여실히 보여주었다.

그리고 다시 한 번 상기시켜야 할 것은 FC서울은 데얀의 기록을 세워주는 팀이 아닌 우승을 향해 달려가야 하는 팀이다. 즉, "데얀이 넣어줄텐데 !"가 아니라 "확실하게 이겨야 하는데 !"라는 생각을 해야한다는 것이다. 2010년에는 참 강팀의 팬으로서 편안히 경기를 관람했는데, 2011년에는 이기긴 해도 모든 경기가 드라마틱하다. 우린 중위권 팀이 아니다. 드라마틱한 경기보단 잘하는 경기를 보여주어야 한다. 어쩌다 지는 팀의 기강을 유지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선 사실, 수비수 보강도 필요하지만 내가 보기엔 공격수 보강이 절실하다.



너무 내 바람을 표현한 사진인가..




한껏 성장해서 돌아온 김현성이 제 역할을 해주면 참으로 좋지만 아직 어린 선수다. 경기에서 데얀을 맞춰주려면 노련미도 필수 사항이다. 강정훈이 조커로 자주 등장했던 작년, 경기 내내 데얀은 강정훈에게 그 무언가를 끊임없이 요구하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데얀이 요구하는 그 무언가를 잘 이끌어내주어야 한다. 그런 요구를 들어줄 노련한 공격수를 FC서울은 데얀이 FC서울을 떠날 때 까지 충원을 해야 한다. 물론 둔한 선수도 아니된다. 몰리나 이야기가 자주 나오는데, 몰리나를 셰도우로 두기엔 그의 윙어 능력이 너무 아쉽다. 누차 글에서 이야기를 하지만 몰리나는 수비수를 등 뒤에 두고 하는 플레이보단 수비수를 앞에 두고 하는 플레이에 능한 선수이기 때문이다. 즉, 몰리나를 윙어로 둘 수 있는 방안을 세우자는 것이다. 물론 내년 리그 후반에 김치우가 복귀한다. 하지만 내 생각은 몰리나와 김치우를 로테이션 시키는 방향이 좋을 듯 하다. 값비싼 A급 공격수가 아닌, 데얀을 받춰줄 노련한 공격수만 보강을 하면 된다. 예를 들면 적합한 선수가 김은중같은 선수다. 예전의 김은중도 좋지만 내가 말하는 김은중은 지금의 김은중이다. 느낌으로 표현하자면, 데얀만 막기엔 위험한 선수'다. 즉, 데얀에게서 시선을 분사시킬 수 있는 그런 선수를 보강하면 FC서울은 우승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한 셈이 될 것이다. 일부러 이런 선수를 설명하는 건 모든 예산적인 면까지 고려를 해보자는 것이다. 지금 이대로 스쿼드가 진행된다면 김현성이 그 역할을 제대로 해주어야 한다. 새로 영입된 박희도를 잘 활용한다면 몰리나에 대한 활용이 또 달라지겠지만 말이다. (몰리나는 제발 윙으로 뛰었으면 좋겠다.ㅠㅠ 호나우두가 잘한다지만 공격수를 하기엔 아깝지 않은가)


더블 스쿼드? 더블 포워드만 구축해도 훌륭한 팀 !

최근 FC서울에 대해 더블 스쿼드 이야기가 자주 나온다. 전북의 스쿼드가 훌륭한 것도 있지만 사실 FC서울의 스쿼드도 만만치 않다. 2010년 보강된 선수들이 너무나 훌륭하게 제 역할을 해주어 우승컵을 거머쥐었지만 2011년에는 보기좋게 쓴 맛도 봤다. 여기서 우리가 생각해야 할 것은 이 때 빠져나간 선수들이 누구냐 하는 것이다. 주축만 생각을 해보자. 2010년 우승 후 정조국, 제파로프, 김진규가 빠져나갔다.(제파로프 생각만 해도 눈물이...) 군입대로 김치우, 이종민, 최효진이 빠져 나갔다. 누가 보아도 휘청할만 하다. 자, 이번년도에 빠져나간 선수를 생각해보자.(주축만 이야기 해보자) 박용호, 이승렬이 빠져나갔다. (김동진의 경우 2010-2011년에 FC서울 전력에 큰 역할을 하지 않았기에 제외했다)



올 해 가장 중요한 역할을 맡게 될 김현성.




자, 이제 다시 채워진, 채워질 선수를 체크해보자. 박희도, 김주영, 김진규, 김현성이 합류했다. 군입대로 갔던 선수들이 돌아온다. 자, 이제 머리 속으로 빈 공간을 찾아보자. 내가 보기에 빠져나간 공간에 남는 선수는 정조국, 제파로프가 떠올라야 맞다. 박용호-김주영 을 이어보고, 박희도-이승렬 을 이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김현성 카드가 정조국을 적절히 대신해준다면 그야말로 남는 곳이 없다. 제파로프가 담당했던 중앙은 하대성과 고명진이 있지 않은가. 게다가 2011년엔 몰리나를 영입했고 말이다. 대박 영입이 없어 스쿼드 보강이 늦어지는 듯 하지만 내가 보기엔 보강은 착실히 되었다. 이런 상황으로 보자면 FC서울은 김현성에게 데얀 파트너 자리를 맡길 가능성도 높다. 2010년 보강된 선수들은 뛰어났다. 2011년 군입대로 인하여 우리가 잠시 잊고 살았지만 스쿼드는 훌륭하다. 다시 돌아올 선수들을 생각해본다면 말이다. 더블 스쿼드는 FC서울도 구축하고 있는 셈이다. 하지만 김현성이 FC서울로 돌아와 제대로 된 활약을 해주지 못한다면 그 파트너의 자리는 FC서울에게나, 데얀에게나 끊임없이 고민의 자리가 될 것이다.


/대전폭격기 akakjin45@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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