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용수 감독은 역시 K리그 최고의 스토리텔러다.





전설의 복서 무하마드 알리. 그는 빼어난 실력 외에도 화려한 언변과 특유의 쇼맨십으로 많은 팬들과 언론인들에게 사랑받은 인물이다. 오죽했으면 ‘알리는 스포츠기자들에게 신이 주는 선물이다’ 라는 말까지 나왔겠는가? 그만큼 실력과 입담을 갖춘다면 많은 이들에게 더 큰 즐거움을 선사할 수 있다. FC서울 역시 실력 외에도 다양한 말로 팬들을 즐겁게 했다. K리그 최고의 ‘스토리텔러’인 최용수 감독을 필두로 여러 선수들이 재미있는 말을 쏟아내며 팬들의 관심을 불러왔다. 2012 K리그도 반환점을 돈 시점. 전반기 FC서울에 어떠한 말들이 화제가 되었는지 알아보는 시간을 마련했다.




1. 최용수









생각의 속도만큼은 K리그에서 몰리나를 앞지를 자가 없다.(3월18일 대전전 경기 후 인터뷰에서)




대전과의 시즌 세 번째 경기에서 몰리나의 두골로 2-0으로 승리한 서울. 몰리나는 대전전 두골을 포함. 앞선 두 경기에서 2골 1도움을 올리며 서울 공격의 중심으로 자리잡았다. 최용수 감독은 경기 후 인터뷰에서 “몰리나의 최근 좋은 활약을 펼친 것에 대해 평가해 달라” 라는 질문에 “생각의 속도만큼은 K리그에서 몰리나를 앞지를 자가 없다” 라며 극찬했다.
 


실제 몰리나는 스피드가 뛰어난 선수는 아니지만 생각의 속도는 그 누구보다 빠르기에 좋은 모습을 보이는 거라고 표현한 것이다. 몰리나의 장점을 정확히 파악하고 있는 최용수 감독의 멋진 말이었다. 최용수 감독의 극찬을 받아서인지, 몰리나는 이후 열린 전북과의 경기에서도 한골을 터트렸고, 제주, 포항과 같은 강팀을 상대로는 도움을 기록하는 등 총 8골 8도움으로 K리그 공격포인트 부문 1위를 질주하고 있다.



데얀 몰리나 외에도 골 욕심을 내는 선수들이 많다. 나도 그걸 느끼고 있다  (3월18일 대전전 경기 후 인터뷰에서)



FC서울의 강력한 공격은 용병 듀오인 데얀과 몰리나에서 나온다. 이들은 ‘데몰리션 듀오’라 불리며 위력적인 모습으로 상대팀에 공포를 선사하고 있다. 하지만 이들이 워낙 뛰어나서인지 의존도가 지나치다는 지적도 있다. 최용수 감독 역시 대전과의 경기 후 인터뷰에서 “득점루트가 데얀, 몰리나에게만 몰리고 있는 게 아닌가?” 하는 질문을 받았다.


최용수 감독은 이에 대해 “데얀, 몰리나 외에도 골 욕심을 내는 선수들이 많다. 나도 그걸 느끼고 있다” 라며 다른 선수들 역시 골을 넣기 위해 노력하고 있음을 드러냈다. 그 후 다른 공격수들은 중요한 시기에 골을 넣으며 최용수 감독의 기대에 부응했다. 지난 4월. 제주전에선 김현성이 팀 내 유일한 골을 성공시켰고, 어린이날 포항과의 경기에선 최태욱, 김태환의 골로 승리를 거둘 수 있었다.



명문팀으로 가기 위해선 연패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4월8일 상주전 경기 후 인터뷰에서)



개막전인 대구와의 경기에서 1-1 무승부를 기록했지만 이후 열린 홈 3연전에서 전승을 기록하며 서울은 초반부터 신바람을 냈다. 하지만 뜻밖의 암초를 만났다. 4월 첫 경기인 수원과의 슈퍼매치에서 박현범과 스테보에게 골을 허용하며 0-2로 패한 것이다. 잘나가는 분위기에 제동이 걸린 서울은 위기를 맞는 듯 했지만, 다음에 열린 상주와의 경기에서 데얀의 멀티골로 2-0 승리를 거두며 우려를 불식시켰다.
 

최용수 감독은 경기 후 인터뷰에서 “수원전 패배 이후 어떻게 분위기 반전에 성공했나?” 는 질문에 “명문팀으로 가기 위해선 연패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라는 말을 남겼다. FC서울을 명문팀으로 만들겠다는 최용수 감독의 의지 덕분인지 서울은 현재까지 연패는 커녕 6연승을 달리며 리그 선두를달리고 있다.



올림픽에서 크게 사고 치면 여기서 나와 같이 앉을 이유가 없다. (5월5일 포항전을 앞두고 한 인터뷰에서)



포항과의 어린이날 경기를 앞두고 열린 정례 기자회견. 현재 올림픽대표에서 뛰고 있는 김현성이 동석했고, 이 자리에서 최용수 감독은 김현성에게 아낌 없는 조언을 건넸다. 특히 “올림픽에서 크게 사고 치면 여기서 나와 같이 앉을 이유가 없다” 는 말로 김현성이 올림픽에서 좋은 모습을 보이기를 기원하기도 했다. 과거 애틀랜타 올림픽에 출전하며 올림픽무대를 경험했던 최용수 감독. 그래서인지 그가 던진 조언에 진정성이 느껴 진다. 아직 런던올림픽 최종 엔트리가 발표되진 않았지만 엔트리에 포함될 경우 김현성이 최용수 감독의 바람대로 좋은 활약을 펼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오늘 지면 그 케이크 모두 회수할 것이다. (5월 5일 포항과의 경기전 취재진과 나눈 대화에서)



어린이날은 모처럼 가족과 나들이를 즐길 수 있는 시간이다. 하지만 선수들은 경기를 치러야 하기 때문에 그럴 여유가 없다. 데얀, 아디, 몰리나 용병 3인방과 현영민, 최태욱, 윤시호는 어린이날 경기를 위해 어쩔 수 없이 불량 아빠(?)가 되어야 했다. 그래서인지 최용수 감독은 어린이날 경기를 앞두고 자녀가 있는 선수들에게 케이크를 선물하며 훈훈한 모습을 보였다.


이러한 미담은 언론에도 알려져 기자들이 최용수 감독에게 훈훈한 모습이라고 칭찬하자 최용수 감독은 “오늘 지면 그 케이크 모두 회수할 것이다” 라는 말로 모두를 폭소케 했다. 하지만 최용수 감독이 케이크를 회수하는 일은 일어나지 않았다. 오히려 케이크를 받은 선수들의 활약으로 FC서울은 2-1로 승리를 거둘 수 있었다. 최태욱은 전반 28초만에 골을 넣었고, 몰리나는 후반, 김태환의 골을 어시스트 하며 승리의 일등 공신이 되었다. 최용수 감독 역시 경기 후 인터뷰에서 “정말 기막힌 스토리다” 라며 놀라워했다.



아들은 한국의 메시 아닌 데얀으로 키워 웨스트햄에 입단 시키겠다. (5월 23일 FA컵 32강전 목포시청전 직후 인터뷰에서)



지난 5월. FC서울은 목포시청을 홈으로 불러들여 FA컵 32강전 경기를 치렀다. 그리고 같은 날. 최용수 감독에게 경사가 생겼다. 바로 둘째 아들을 득남한 것이다. 이 날 경기에서 서울은 몰리나가 선제골을 터트리자 모든 선수들이 최용수 감독 앞에서 요람 세리머니를 펼치며 최용수 감독의 득남을 축하했다.


결국 3-0으로 승리했고, 최용수 감독은 경기 후 인터뷰에서 “아들을 한국의 메시가 아닌 데얀으로 키워 웨스트햄에 입단시키겠다”는 포부를 밝히기도 했다. “왜 메시가 아닌 데얀인가?” 하는 질문엔 “내 키가 186cm이고 아내가 170cm이라 메시같은 사이즈가 나올 수 없다”고 답해 좌중을 폭소케 했다. 참고로 웨스트햄은 최용수 감독이 현역 시절 입단할 뻔했지만 아쉽게 불발된 프리미어리그 팀이다. 과연 최용수 감독의 아들이 훗날 아버지의 한을 풀어줄지 주목된다.



2. 김진규






내가 왜 이 좋은 팀을 떠났나 싶었다 (시즌 전 미디어데이에서)



지난 2010년. 수비라인에 한축을 담당하며 팀을 우승으로 이끌었던 김진규. 그는 새로운 도전을 위해 중국 다렌스더행을 선택했다. 하지만 적응에 실패하며 6개월만에 퇴단했고 이후 일본의 반포레 고후에 입단했지만, 무릎부상으로 제몫을 다하지 못하며 연장계약에도 실패했다. 결국 김진규는 2011시즌이 끝나자 FC서울로 복귀를 결정했다.


시즌 전 미디어데이에 FC서울 대표로 참석한 김진규는 취재진들과 만난 자리에서 1년만에 팀에 복귀한 소감을 묻는 질문에 “내가 왜 이 좋은 팀을 떠났나 싶었다” 라며 FC서울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현재 김진규는 지난 시즌 부진을 씻으려는 듯 전경기에 출전하며 수비라인을 이끌고 있다. 센터백 두 자리중 한자리는 김주영과 김동우가 번갈아가며 나왔지만, 김진규 만큼은 최용수 감독의 변함없는 신뢰를 받으며 붙박이 주전으로 자리 잡은 상태다. 작년의 시련을 바탕으로 한층 더 성숙해진 플레이를 선보이고 있는 김진규로 인해 서울은 부산에 이어 최소실점 공동 2위에 자리하고 있다.



올 시즌 목표가 한골이었는데 너무 빨리 들어갔다. 목표를 두골 정도로 올려야 할 것 같다.(6월 14일 성남과의 경기 후 인터뷰에서)




A매치 휴식기 이후 열린 성남과의 15라운드 경기에서 서울은 김진규의 헤딩 골로 성남을 1-0으로 꺾었다. 결승골을 기록하며 팀 승리의 주역이 된 김진규는 경기 후 인터뷰에서 “올 시즌 목표가 한골이었는데 너무 빨리 들어갔다. 목표를 두골 정도로 올려야 할 것 같다” 며 득점에 대한 욕심도 숨기지 않았다.


통산 6골 5도움을 기록하고 있는 김진규는 지난 2007년 2골을 기록한 것이 시즌 최다 득점 기록이다. 만약 한 골을 더 넣는다면 자신의 기록과 타이 기록을 세우게 된다. 김진규가 자신의 기록을 넘어 이번 시즌 최다골 기록을 세울 수 있을지도 주목된다. 헤딩 능력외에 강력한 킥력까지 갖추고 있는 만큼 가능성은 충분하다.



3. 데얀










내가 몇 골을 넣느냐가 중요한 게 아니라 팀이 몇 골을 넣느냐가 중요하다. (3월 10일 전남과의 홈 개막전 경기 후 인터뷰에서)




지난 5년간 FC서울의 주축 스트라이커로 활약하며, 많은 사랑을 받았던 데얀. 하지만 이번 시즌 초반엔 시련을 겪어야 했다. 중국 이적 문제로 진통을 겪어야 했고, 설상가상 대구와의 시즌 첫 경기에선 부진한 모습으로 이른 시간 교체되어야 했고, 최용수 감독은 경기 후 인터뷰에서 데얀에게 실망감을 감추지 못했다. 그 덕에 불화설이 나돌기도 했지만, 최용수 감독과 데얀은 홈 개막전을 앞두고 가진 정례기자회견에서 아무 문제가 없음을 밝혔고 결국 데얀은 전남과의 홈 개막전에서 선제골을 터트리는 활약을 펼쳤다.
 


데얀은 경기 후 인터뷰에서도 “내가 몇 골을 넣느냐가 중요한 게 아니라 팀이 몇 골을 넣느냐가 중요하다” 라고 밝혔다. 과거는 잊고 FC서울에 계속해서 헌신하겠다는 의지가 담겨진 말이었다. 예전의 모습을 회복한 데얀은 K리그 최고의 공격수로 돌아와 있었고, 지난 인천전 에선 K리그 최단 경기 100호골(173경기 101골)을 달성하며 변함 없는 활약을 이어가고 있다.



난 매 경기 두 골씩 넣겠다. (3월 10일 전남과의 홈 개막전 경기 후 인터뷰에서)



그 동안 슬로스타터 이미지가 강했던 데얀. 하지만 데얀은 전남과의 홈 개막전에서 시즌 첫 골을 성공시키며, 예년 보다 빠른 득점 페이스를 보여줬다. 데얀은 경기 후 인터뷰에서 “이동국은 매 경기 한골씩 넣겠다고 했는데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 라는 질문에 “난 매 경기 두 골씩 넣겠다” 라는 말로 득점에 대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실제 데얀이 매 경기 두 골씩 넣고 있지는 않지만 현재까지 총 10골을 기록하며 K리그 득점 선두를 달리고 있다.



4. 몰리나








나는 득점왕 타입의 선수가 아니다. 내가 할 수 있는 건 좋은 패스를 해주는 것이다. (3월 18일 대전과의 경기 후 인터뷰에서)



이번 시즌 초반 FC서울의 공격을 이끌었던 선수는 몰리나였다. 몰리나는 대구와의 개막전 경기에서 팀의 첫 골을 터트렸고, 전남과의 홈 개막전에선 1골 1도움. 대전과의 홈경기에선 두 골을 터트리며 K리그 득점 선두에 올라섰다. 이렇듯 쾌조의 득점감각을 보이는 몰리나에게 “득점 선두를 달리고 있는데 기분이 어떠냐?”는 질문이 나왔다.



하지만 몰리나는 “나는 득점왕 타입의 선수가 아니다. 내가 할 수 있는건 좋은 패스를 해주는 것이다” 라고 밝히며 개인 기록보단 팀을 위한 플레이를 펼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현재 몰리나는 득점 선두를 데얀에게 내줬지만 8도움을 기록하며 도움 부문 1위에 올라 있다. 자신이 한 말을 지키고 있는 것이다. 과연 이번 시즌 몰리나는 생애 첫 도움왕 타이틀을 거머쥘 수 있을지 주목된다.



5. 최태욱








감독님이 나의 경험을 중요시 여겨주시는 것은 개인적으로 기쁘다. 하지만 강팀하고 할 때 솔직히 경기는 더 힘이 든다. 내가 더 수월하게 경기를 할 수 있도록 약팀을 상대로도 좀 넣어주시면 좋겠다. 그러면 더 잘할 수 있다. (5월 5일 포항과의 경기 후 인터뷰에서)



FC서울의 베테랑 최태욱. 그는 작년 시즌 무릎부상으로 시즌의 절반을 날렸고, 올 시즌 초에도 좋은 컨디션을 보이지 못했지만, 팀내 명품 조연 역할을 톡톡히 하며 여전히 필요한 존재로 남았다. 지난 어린이날 경기에서 28초만에 골을 터트리며, 팀 승리의 주역이 된 최태욱은 경기 후 인터뷰에서 “감독님이 나의 경험을 중요시 여겨주시는 것은 개인적으로 기쁘다. 하지만 강팀하고 할 때 솔직히 경기는 더 힘이 든다. 내가 더 수월하게 경기를 할 수 있도록 약팀을 상대로도 좀 넣어주시면 좋겠다. 그러면 더 잘할 수 있다”며 최용수 감독에게 애교 섞인 읍소(?)를 하기도 했다.



실제 최용수 감독은 전북, 수원, 포항 같은 강팀을 상대할 땐 최태욱을 선발로 내보내고 김태환을 조커로 썼으며 전력이 떨어지는 팀을 상대로는 김태환을 선발로 넣는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이유는 최용수 감독이 최태욱의 경험이 팀에 안정을 주기 때문에 강팀을 상대할 땐 최태욱을 선발로 쓰는 것이다. 최태욱은 이후로도 경남 원정, 인천, 성남등 껄끄러운 상대와의 경기에서 선발 출장하고 있다. 과연 최용수 감독은 최태욱의 소원(?)을 들어줄지도 관심사다.



글=김성수 FC서울 명예기자 go16korea2002@yaho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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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corazon de seul 2012.06.16 0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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