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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C서울 이야기/명예기자의시각

FC서울, 골득실차의 교훈을 잊지 말자



(FC서울의 공격...아니 수비를 든든하게 책임지고 있는 김진규. 부산 전 멀티골로 이번 시즌  4골을 기록하며 팀내에서 득점 3위를 기록하고 있는 중이다. 축구 처음보는 사람이면 기록만 보고 김진규가 공격수인줄 착각하겠다. 사진=FC서울)                                   
                                   
지난 21일 ‘현대오일뱅크 K리그 2012’ 22라운드 FC서울과 부산 아이파크 경기가 열렸던 서울월드컵경기장.

이날 경기에서 FC서울은 모처럼 많은 골을 터트리며 주축 선수들이 빠진 부산 아이파크를 6-0으로 제압하고 기분 좋은 승리를 거뒀다.


FC서울은 특히 상대 골키퍼가 이번 시즌 무실점 경기수에서 1위를 달리고 있는 전상욱(9경기)을 상대로 6골을 터트렸기 때문에 더욱 뜻 깊었다. 이날 경기를 지켜본 FC서울의 팬들 역시 ‘모처럼 편안하게 경기를 지켜봤다’라는 평가가 지배적이었다.


부산과의 승리를 통해 서울은 승점 45점을 기록하며 22일 강원FC에게 승리를 거둔 전북 현대와 승점차를 4점차로 유지하며 선두 추격에 나섰다.


모처럼 소나기골을 터트렸지만 FC서울에게는 그동안 골득실차에 의한 아픔이 많았다. 이러한 경험이 있었기 때문에 이날 부산전의 소나기골이 팬들에게는 더 반가웠는지 모른다. 한 경기에 6골을 넣었기 때문에 1골이 아무렇지도 않을 수 있지만 시즌이 막바지에는 그동안 넣었던 골 들이 귀중할 수 도 있다. 크게 이기고 있어도 왜 골을 더 넣어야 하는지 그리고 그동안 FC서울의 골득실차 잔혹사를 통해 골득실차의 소중함에 대해 한번 살펴보기로 하자.


골득실차에 의해 울어야 했던 2008, 2009시즌

FC서울에 있어 2009년은 골득실차에 의해 아쉬움을 삼켰던 시즌이다. 시즌 중후반까지 전북과 1위 다툼을 하며 챔피언결정전 직행을 노렸지만 10월 이후 5경기에서 2승2무1패를 기록하며 정규리그에서 3위로 내려앉았다. 특히 정규리그 최종전에서 이기면 전북의 경기 결과에 따라선 정규리그 1위, 전북이 1위를 차지하더라도 FC서울은 최소한 2위로 ACL 진출권을 얻을 수 있는 상황이었다.


FC서울은 정규리그 최종전인 전남 드래곤즈와의 경기에서 후반 32분 데얀의 골로 1-0으로 앞서나가며 ACL진출권을 거머쥐는 듯 했다. 하지만 후반 44분 전남 정윤성에게 통한의 동점골을 허용하며 똑같은 시간에 벌어진 포항 스틸러스와 수원 삼성과의 경기에서 포항이 수원에 1-0으로 승리를 거두며 승점 53점으로 동률이 되었다. 하지만 FC서울에겐 골득실차가 문제였다. 포항과 FC서울 모두 승점이 53점이었지만 골득차에서 포항이 +22, FC서울이 +20을 기록하며 FC서울이 정규리그 3위로 밀려난 것. 경기 종료 직전 동점골을 허용한 것도 억울한데 다 잡았던 ACL직행까지 놓친 것이었다. 2009년 당시 FC서울이 골득실차가 밀리게 된 것은 FC서울이 못했다기 보다는 포항이 잘했다는 표현이 맞다. 단 한경기 때문이었다. 포항은 2009년 9월 13일 제주 유나이티드와의 원정경기에서 8-1로 승리하며 역대 최다득점차 승리 기록을 남겼고 이는 결국 시즌 막판에 골득실차에 의한 순위 결정에 중요한 역할을 했다.


결국 정규리그 3위로 밀려난 FC서울은 정규리그 최종전 상대였던 전남을 맞이해 복수의 칼을 갈았으나 승부차기 끝에 패하며 K리그 최종 5위로 쓸쓸하게 리그를 마감해야 했다.


2008년은 골득실차로 정규리그 1,2위가 갈렸던 시즌이었다. FC서울은 2008년 정규리그에서 시즌 막판까지 수원과 성남과 1위 다툼을 펼치며 챔피언결정전 진출을 위해 안간힘을 썼다. FC서울은 시즌 말미에 성남과 수원과의 2연전에서 승리하며 정규리그 1위를 눈앞에 뒀으나 부산과의 경기에서 0-2로 패하며 다시 수원에게 1위를 내줬고 결국 정규리그 최종전에서 포항을 이기고도 인천에 승리를 거둔 수원에게 승점은 같았으나 골득실차(수원  +22, 서울 +19)에 밀리며 챔피언결정전에 올라가기 위한 플레이오프부터 포스트 시즌을 치러야 했다. 플레이오프에서 서울은 울산에 4-2로 승리를 거두며 챔피언결정전에 진출했으나 울산전에서 연장전을 치른 탓에 체력적 부담이 생겼고 선수들의 컨디션 저하로 인해 결국 수원에게 우승컵을 내주며 아쉽게 준우승에 그쳐야 했다. 만약 정규리그 1위로 챔피언결정전에 진출했다면 아마 우승컵의 향방을 달라졌을지도 모른다.

(2007년 FC서울의 정규리그 최종전 상대는 대구FC였다. 대구FC는 루이지뉴의 골로 FC서울을 1-0으로 격파하며 FC서울의 6강 플레이오프 진출을 좌절시켰다. 그 당시 루이지뉴의 골을 어시스트한 선수가 지금 FC서울의 주장인 하대성. 인생은 돌고 도는 것인가 보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골득실차도 아닌 다득점에 의해 울었던 2007시즌


2008, 2009시즌이 골득실차에 의해 아쉬웠던 한해였다면 2007시즌은 정말 딱 한 골이 아쉬웠던 시즌이었다. 바로 다득점에 의해 일희일비가 갈린 것.


2007시즌 정규리그가 종료하며 FC서울은 대전 시티즌과 똑같이 37점을 기록했다. 한 팀은 6강 플레이오프에 올라가고 한 팀은 7위로 시즌을 마감해야 하는 상황. 대전과 서울은 골득실차(+7)까지 같으며 결국에 다득점으로 순위를 가려야 했다. 하지만 유독 그해 적은 득점이 발목을 잡았다. 16실점으로 14개 팀 중 최소 실점을 기록했으나 24득점으로 뒤에서 3번째로 적은 득점을 기록한 것. 결국 다득점(대전 34득점, 서울 23득점)에 의해 FC서울은 7위로 밀려나며 처음으로 시행된 6강 플레이오프 제도의 수혜를 받지 못했다. FC서울이 한 골만 더 넣어서 6강 플레이오프에 갔으면 어떻게 되었을지 모르는 상황. 그 해 정규리그 5위를 기록했던 포항이 최종 우승을 차지한 것을 보면 딱 한 골이 아쉬웠던 시즌이라고 할 수 있겠다.

(2011년 경남FC와의 정규리그 최종전에서 하대성은 해트트릭을 기록하며 골득실차로 수원을 밀어내고 FC서울은 정규리그 3위로 끌어올렸다. 그러고 보니 하대성은 유독 정규리그 최종전에 강한 모습을 보이는 것 같다. 사진=FC서울) 


모처럼 다득점에 의해 웃었던 2011시즌


그동안 골득실차, 다득점의 피해자였던 FC서울은 2011년엔 모처럼 웃었다. FC서울은 정규리그 최종전에서 경남FC에 3-0으로 승리하며 제주 유나이티드에 2-0으로 승리를 거둔 수원을 다득점으로(서울 56득점, 수원 51득점) 4위로 밀어내고 3위를 차지했다. 이미 전북과 포항이 정규리그 1, 2위를 확정지은 상황에서 3위로 6강 플레이오프로 진출하는 것은 FC서울에 있어서는 최상의 시나리오였다. 결과론적으로 6강 플레이오프에서 울산 현대에게 1-3으로 패하며 ‘철퇴축구’의 희생양이 되었으나 경기전만 하더라도 FC서울에겐 부산 아이파크보다 울산 현대가 더 수월한 상대로 인식되었다. 비록 울산이 정규리그 막판 8경기 연속 무패를 기록하며 상승세에 있었으나 FC서울은 2009년 8월 패배 이후 울산에게 패한 적이 없었기 때문에 충분히 울산에게 승산이 있다고 봤다. 그야말로 울산의 승리는 그 누구도 예측 못했던 결과였다.


FC서울, 부산전의 결과만 믿고 너무 안주해서는 안된다

이번시즌 FC서울은 후반 중반이 지난 후 1~2골 차로 앞서고 있으면 지키는 경향이 강했다. 골도 중요하지만 승점 3점을 챙기는게 중요했기 때문이었다. 사실 골을 많이 넣는 것 보다 단 한골을 넣더라도 이기는 것이 중요하다. 하지만 제2의 대안도 중요하다. 부산과의 경기에서 6골을 기록하며 골득실차를 단숨에 +18로 늘리며 골득실차에 대해 경쟁력을 갖추게 됐다. 아직 전북의 +29에 비하면 낮은 수치이지만 전북, 제주(+19) 다음으로 많은 골득실차를 기록하고 있을 만큼 나쁜 수치는 아니다.

어느덧 K리그도 반환점을 돌았다. 나중에 44라운드가 끝난 후 승점으로만 순위가 가려지는 것이 가장 좋겠지만 어디 세상일이 마음대로 되겠는가. 골득실차에 의해 순위가 가려질수도 있다. 특히 상위권에 있는 전북, 울산, 수원, 제주도 많은 골을 넣을 수 있는 능력을 갖춘 팀인 만큼 많은 골을 넣는 것이 중요하다.

부산전 결과만 믿고 너무 안주하지 말자. FC서울은 2007~2009시즌의 교훈을 잊어서는 안되겠다. 골을 많이 넣는다고 생각하면 승리를 저절로 따라올 것이다. 나중에 전북과 승점이 같아지는 경우도 생길 것이다. 현재까지의 기준으로 하면 골득실차에 의해 전북에게 밀리는 것은 당연지사. 전북의 골득실차를 따라 잡는다는 심정으로 보다 공격적인 경기를 펼치자. FC서울의 이번 시즌 모토인 무공해(무조건 공격해)라는 단어가 아깝지 않도록 말이다. 이제 다시 시작이다.

/모데라토(yeosin_gyuri@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