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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C서울 이야기/명예기자의시각

[기획]절반이 지난 FC서울의 스플릿 리그를 돌아보다.






2012년 9월 K리그의 새 역사를 알리는 스플릿 제도가 시작됐다. K리그에서는 최초로 시행 되는 제도인 만큼 기대감에 찬 시선도 많았지만 우려의 목소리도 들리는 것이 사실 이였다. 그러나 막상 뚜껑을 열어보는 순간 우리는 모두 스플릿 시스템의 매력에 빠져들 수밖에 없었다. A그룹에서는 매 경기가 강팀들 간의 경기인 만큼 흥미진진한 경기들이 많이 펼쳐졌고, 상대적으로 약체로 분류되는 팀들로 구성된 B그룹 역시 우려와는 달리 강등을 피하기 위한 치열한 순위 경쟁으로 보는 이의 재미를 더하고 있는 상황이다.




현재 B그룹에서는 인천 유나이티드가 독보적인 행보를 달리고 있다. 그러나 인천은 우승컵을 들어 올릴 수 없다. 아무리 승점이 높더라도 우승팀은 A그룹에 속해있는 팀들이 차지한다. 강호들이 득실대어 치열한 먹이사슬이 형성되는 A그룹. 절반이 지난 지금까지도 군계일학으로 우승에 가장 근접해 있는 팀이 하나 있다. 그 팀이 바로 FC서울이다.



 




강팀들 속에서도 발휘된 FC서울의 ‘승리DNA’




정규리그를 1위로 마친 FC서울은 스플릿 리그가 시작된 이후 7개의 구단들과 각각 한 번씩 경기를 치렀다. 그리고 지금까지 펼쳐진 7경기에서 5승 1무 1패를 거두며 K리그 16개 구단 중 가장 좋은 행보를 보이고 있는 상황이다. FC서울은 다른 팀들이 갖고 있지 않는 FC서울만의 ‘승리DNA’를 갖고 있다. ‘승리DNA’란 말 그대로 승리하는 방법을 알고 있다는 의미다. ‘승리DNA’를 갖고 있는 팀은 이기고 있는 상황에서 쉽사리 역전 당하지 않으며 사뿐히 승리를 쟁취하고 동점 혹은 지고 있는 상황 임에도 분명 질 것 같지 않은 아우라를 뿜어낸다.




실제로 서울은 정규리그에서 전북, 성남, 강원 등 다수의 팀들에게 ‘승리DNA’의 힘을 유감없이 발휘했다. 스플릿 시스템에 들어서도 그 흐름은 이어졌다. 지금까지 펼친 7경기 동안 FC서울이 선제골을 기록한 경기는 5경기다. 이중 4경기는 승리로, 1번은 무승부를 기록했다. 특히 무승부로 끝날 것 같아 보이던 울산과의 경기에서는 후반 45분 데얀의 극적인 역전골로 짜릿한 승리의 기쁨을 맛봤다. 반대로 먼저 실점을 허용한 포항과의 경기에서도 FC서울은 하대성의 동점골, 데얀의 역전골과 추가골에 힘입어 3-2 기분 좋은 승리로 경기를 마감할 수 있었다.




정규리그와는 다르게 스플릿 제도 이후에는 상위팀들 간의 경기가 연속되기 때문에 FC서울이 계속적으로 승리DNA를 유지하고 있다는 것은 더욱 의미가 깊다. 앞으로 절반이 남은 지금 이 시점에서도 FC서울이 우승에 거의 근접했다는 평가를 받는 것도 바로 이 ‘승리DNA’ 때문이다.






 





반가운 얼굴들의 복귀. 우승을 향한 마지막 ‘조커카드’




“충성. 병장 김치우, 최효진, 이종민은 2012년 9월 14일부로 전역을 명받았습니다.” 군대 간 남자친구를 기다리는 여자친구에게 1년 10개월이라는 시간은 너무나 길다. 여기서 남자친구는  김치우, 최효진, 이종민을 뜻하고 여자 친구는 FC서울을 지칭한다. 2010년 FC서울에 우승트로피를 선사하고 홀연히 군 입대를 선택한 세 명의 남자는 2012년 9월부로 다시 FC서울의 품으로 돌아왔다. 군복무 중에도 발군의 실력을 발휘하던 세 선수는 친정 팀으로의 복귀 시점마저 환상적 이였다.




그동안 많은 경기를 치르며 체력적인 문제가 들어나려던 찰나. 김치우, 최효진 이종민이 팀에 합류하며 FC서울에 큰 힘을 불어 넣었다. 그렇다면 스플릿 리그 절반이 지난 지금 전역 한 세 선수의 활약은 어땠을까. 현재까지는 김치우가 가장 많은 출전 기회를 얻고 있는 상황이다. 포항, 수원, 제주, 전북과의 경기에 교체출전하며 팀의 상승세를 이끌어 내고 있다. 이종민과 최효진은 이제부터가 시작이다. 이종민은 지난 21일 제주와의 경기에 출전하며 선수들과 호흡을 맞췄고 부상공백이 있었던 최효진 역시 27일 전북 전을 통해 복귀 했다.




이번 시즌에는 기존보다 14경기를 더 치러야 하는 상황이기에 이들의 위력은 스플릿 리그 절반이 지난 지금부터 발휘 될 것이다. 많은 경기를 치러야 하는 만큼 선수기용의 범위는 넓어질 수밖에 없다. 이번 시즌 이 세 선수들에게도 분명 많은 기회와 역할이 주어질 것이다. 과거보다 미래가 더 기대되는 FC서울의 2012년 특급 조커들. 남은 7경기에서 그들의 활약이 기대되는 이유다.




 





나쁜 징크스는 NO! 좋은 징크스는 YES!




스플릿 리그 이후에도 FC서울이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있었던 가장 큰 원동력은 좋은 징크스는 이어가고 나쁜 징크스는 깨뜨렸기 때문이다. FC서울은 첫 경기부터 고비를 맞았다. 첫 상대인 부산 원정길은 그동안 FC서울에게 악몽과 같았다. 2006년 10월 29일부터 2012년 9월 15일까지 9경기 동안 한 번의 승리도 챙기지 못한 것. 그러나 이번 스플릿 리그에서 FC서울은 6년간의 기나긴 부산 징크스를 데몰리션 콤비의 골에 힘입어 2-0 시원한 승리로 날려버렸다. 이와는 반대로 부산 전에 이어 펼쳐진 포항과의 경기에서는 좋은 징크스를 이어갔다. FC서울은 포항을 상대로 최근 홈 8경기에서 7승 1무로 연속 무패행진을 기록하고 있었다. 그리고 이날 또 한 번의 승리를 추가한 FC서울은 포항 전 무패행진을 9경기로 이어갔다.




이번 시즌 새롭게 만들어진 징크스도 있다. ‘FC서울에 연패란 없다’는 기분 좋은 징크스다. FC서울은 이번 시즌 패했던 4번의 정규리그 경기 이후에 펼쳐진 경기에서 3번의 승리와 한 번의 무승부를 거뒀다. 지난 3일 수원 원정에서도 스플릿 리그가 시작된 이후 첫 패배를 당했으나 다음경기에서 경남에 1-0 승리를 거두며 또다시 연패의 위험에서 벗어났다.




이후 펼쳐진 제주전에서도 2-1 승리를 거두며 제주전 무패행진을 14경기로 이어간 FC서울은 대부분의 나쁜 징크스를 깨뜨리고 좋은 징크스를 이어가는데 성공했다.  그러나 이번 시즌 FC서울이 반드시 깨뜨려야 하는 징크스가 하나 남아있다.


 






마지막 남은 하나의 퍼즐 슈퍼매치 승리!    




FC서울에게 남은 마지막 하나의 과제는 수원 전 연패사슬을 끊어내는 것이다. 이제 A그룹의 7개의 구단들과 한 경기씩만을 남겨둔 상황이기 때문에 이번 시즌 복수의 기회는 오늘 하루  밖에 남지 않았다. 하지만 가능성은 높다. 현재 2위 전북과의 승점차이를 7점을 유지하고 있고 수원과의 승점 차이는 그보다 더욱 벌어져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심리적으로 이전 보다 더 편안하게 경기를 펼칠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됐다.
 



그리고 골키퍼 김용대부터 데몰리션에 이르는 공격진 까지 모든 포지션에서 걸쳐 선수들이 최고의 기량을 뽐내고 있는 지금이 징크스를 끊어 낼 수 있는 가장 좋은 기회다. 절대 놓칠 수 없다.




6만 8000명을 수용하는 서울월드컵경기장에는 FC서울을 응원하기 위해 수많은 팬들이 경기장을 찾을 것이다. 11월 4일. 경기장을 가득 찬 팬들의 열정적인 응원에 힘입어 FC서울이 우승을 향한 마지막 퍼즐을 잘 꿰어 맞출 수 있을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취재 = FC서울 명예기자 전상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