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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C서울 이야기/명예기자의시각

[리뷰] FC서울 수원과 아쉬운 무승부



FIFA가 선정한 세계 7대 더비인 FC서울과 수원블루윙즈의 K리그 클래식 6라운드 경기가 4월 14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렸다. 라이벌전답게 양 팀 선수들은 높은 수준의 경기력을 선보였고 양 팀의 응원전 역시 장관이었다.
 

 


                                                                       < 열정적인 퍼포먼스를 펼치는 수호신 >
 

FC서울은 파격적인 선수기용을 선보였다. ACL 3차전 센다이와의 경기에 나와 좋은 모습을 보였던 유상훈이 선발로 기용된 것이다. 또한 지난달 많은 화제를 뿌리며 서울에 입단한 차두리가 선발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실전 경기를 오랫동안 치르지 않아 수원전에 나서지 않을 것이라는 예상이 대부분이었으나 최용수 감독은 차두리를 내세우며 수원전 무승 징크스를 깨고자 했다. 그리고 몰리나를 빼고 데얀과 에스쿠데로를 투톱으로 세우며 고명진을 왼쪽 미드필더로 내세우는 승부수를 던졌다.


 
                                                                                < 기자석을 술렁이게 한 주인공 >

 
경기가 시작되고 차두리는 전반 1분부터 과감한 돌파 후 크로스로 데얀의 슈팅을 유도하며 경기감각을 완전히 되찾은 듯 했다. 차두리의 과감한 공격이 분위기를 전환하는 계기가 되었을까 이후 경기는 완벽한 서울의 페이스였다. 전반 시작부터 15분 동안 볼 점유율이 65 대 35로 압도적이었다. 상대를 계속 몰아붙이던 서울은 공격의 결실을 맺었다. 좌측면을 돌파한 고명진이 가운데 데얀에게 패스하고 데얀이 침착하게 태클을 피하며 슛, 골을 성공시킨 것이다.


                                                             <선취골을 성공시킨 후 수호신에게로 달려가는 선수들>


원정에서 이른 시간 선취골을 뽑아내자 서울은 이전과 전혀 다른 경기력을 선보였다. 서울의 양측 풀백은 매번 불안요소로 지적되었는데 차두리는 스테보를 꽁꽁 묶었고 김치우 역시 서정진을 제압했다.
 
전반 22분, 서울은 매우 아쉬운 찬스를 놓쳤다. 데얀의 선취골 장면에서 성급한 태클로 데얀에게 슈팅 기회를 제공했던 보스나가 수원 진영에서 미끌어지며 공을 놓쳤고 에스쿠데로가 이를 뺏어내 단독드리블 하며 골키퍼와 1대1찬스를 맞았다. 하지만 황급히 뛰어오던 보스나가 에스쿠데로의 슈팅 기회를 차단하며 찬스는 무산되고 말았다

전반 38분, 정대세가 성급한 태클로 경고누적 퇴장 당하자 수원의 공격은 활기를 잃었다. 이전까지 정대세는 서울의 오프사이드 트랩을 절묘하게 파고드는 움직임으로 위협적인 모습을 몇차례 보여줬기 때문이다. 서울이 모든 기록 수치에서 우세를 보이며 전반전이 종료되었다.

후반 킥오프 휘슬이 울리고, 후반 12분 고요한이 우측면에서 중앙으로 파고들며 중앙의 에스쿠데로에게 패스했고 에스쿠데로가 슈팅으로 연결했지만 달려오던 고요한과 동선이 겹치며 위협적인 슈팅이 되진 못했다. 또한 후반 20분 고요한의 멋진 아웃프런트 슈팅 골 역시 고요한이 트래핑하는 과정에서 왼쪽 손에 맞으며 인정되지 않았다.



                                                                          <아쉽게도 인정되지 않은 고요한의 골>


이날 고요한은 오른쪽 측면에서 활발한 움직임으로 차두리와 함께 공격을 이끌었다. / 사진 = FC서울 명예기자 김검수) 서울은 에스쿠데로가 보스나와의 헤딩경합에서 공이 아닌 보스나의 머리와 충돌하며 충격을 입었다. 양 선수는 오랜 시간 자리에서 일어나지 못하며 양 팀의 의무진은 분주한 모습을 보였다. 이날 경기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준 에스쿠데로는 몰리나와 교체되어 나왔다. 하대성 역시 후반 30분 수원의 공격에서 상대 공격수에게 밀려 넘어지며 약간의 부상을 입었다. 하대성과 수원 선수 모두 공만 보고 움직이다 보니 서로를 인지하지 못했고 무게중심이 뒤에 쏠려있던 하대성이 상대 선수에게 깔려 넘어진 것이다. 이로 인해 하대성은 최현태와 교체 되었다. FC서울로선 예상치 못한 두 선수의 부상으로 교체 카드를 적재적소에 쓰지 못한 것이 아쉬운 순간이었다.


경기를 안전하게 운영하던 서울은 경기종료 5분전 통한의 동점골을 내주고 만다. 중앙의 수비수 5명이 크로스하던 스테보에게 시선을 빼앗긴 사이 미리 위치를 선점한 라돈치치가 헤딩골을 성공시킨 것이다. 차두리가 라돈치치를 보고 뒤늦게 헤딩경합에 나섰지만 먼저 점프한 선수를 막을 도리는 없었다. 이날 경기에서 서울 수비진의 거의 유일한 실수가 뼈아픈 실점으로 연결되고 말았다.


이날 경기에서 서울은 분명 이전 경기와는 다른 모습을 보였다. 최전방 공격수로 나선 에스쿠데로는 중앙, 좌우 가리지 않고 활발한 모습으로 수원 수비를 뒤흔들었고 고명진 역시 좌측면에서 활발한 모습으로 데얀의 첫 골을 어시스트 하는 등 인상적인 활약을 펼쳤다. 데뷔전을 갖은 차두리는 최근 실전경기를 치른 경험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안정적인 모습을 보이며 수비진을 리드했고 좌측면의 김치우 역시 안정감을 더했다.




                                       <차두리의 공을 향한 집념. 차두리는 풀타임을 소화하며 성공적인 데뷔전을 치렀다>


리그 첫 승과 함께 슈퍼매치 무승의 악연을 끊어낼 수 있는 절호의 기회를 아쉽게 놓치고 말았다. 하지만 이미 결과는 되돌릴 수 없는 법 앞으로 리그와 ACL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 주는 게 중요하다. 차두리의 가세로 안정감을 되찾은 수비라인과 슈퍼매치에서의 무득점을 씻는 멋진 골을 성공시킨 데얀을 보며 희망을 얻었다. 슈퍼매치에서 승리를 거두지 못하며 비록 절반의 성공을 거두었지만 자신감을 회복한 선수들이 앞으로 어떤 활약을 보여줄지 기대된다.
 


/취재 = FC서울 명예기자 이명수 (leems777@naver.com)
/사진 = FC서울 명예기자 김검수 (twindino@hanmail.net)
/사진 = FC서울 명예기자 김경주 (kimkyungjoo@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