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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C서울 이야기/명예기자의시각

[기획]영화보다 더 영화 같았던 ‘FC서울 극장’

 


FC서울이 기나긴 침체의 터널을 완전히 벗어났다. 2013 현대오일뱅크 K리그 클래식 9라운 드 강원과의 경기에서 고요한의 2골과 데얀의 결승골로 짜릿한 역전승을 거두었다. 특히 후반 8분동안 3골을 몰아넣으며 영화와도 같은 경기내용을 선사했다. 경기 후 각 스포츠기사에는 ‘FC서울 극장’이라는 표현이 주를 이루었다.  짜릿한 역전승이나 추가시간에 터진 골 등은 축구팬들에게 영화와 같은 장면을 연출해준다. FC서울의 경기도 여러 번 극장을 연출해내며 팬들에게 짜릿함을 안겨주었다. 그렇다면 영화와도 같았던 FC서울의 경기에 대해 알아보자.
 

2008.09.06. vs 부산

 




2008년 9월 6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컵대회 마지막경기. FC서울은 이미 탈락이 확정된 탓인지 초반부터 집중력이 흐트러진 모습을 보여주었다. 결국 전반 46분과 후반12분 정성훈에게 2골을 허용. 이대로 허무하게 경기에서 패배하는 듯 했다. 하지만 그때부터 ‘서울극장’의 막이 올랐다. 후반 16분 이승협의 패스에 이은 김은중의 헤딩슛이 골라인을 통과하며 골로 인정되었고 후반 42분 이청용의 크로스에 이은 이상협의 다이렉트 왼발 슛으로 그림 같은 동점골을 뽑아냈다. 그리고 정확히 5분 뒤 정조국이 역전골을 넣으며 3-2로 부산을 제압했다. 비록 다음 라운드 진출은 실패했지만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역전승을 일구어내며 팬들에게 영화같은 승리를 선사해주었다.


2008.10.29. vs 수원





서울 팬이라면 두고두고 잊을 수 없는 경기 중 하나다. 당시 K리그는 서울, 수원, 성남의 3파전 양상으로 전개되었다. 수원과 경기가 있기 전, 홈에서 성남을 1:0으로 제압한 서울이 수원마저 이기게 된다면 리그 1위는 사실상 확정이나 다름없어 양 팀 모두에게 중요한 경기였다. 또한 수원과의 슈퍼매치인 만큼 경기인 만큼 경기 또한 흥미진진했다. 하지만 치열한 공방 끝에 양 팀 모두 득점을 하지 못하였고 후반 추가시간에 들어서게 되었다. 후반 47분. 경기를 끝마칠 찰나 기성용의 천금 같은 골이 터져 나왔다. 수비수의 실수를 틈타 골키퍼를 넘기는 재치있는 골이었다. 적지에서 수원을 상대로 거둔 승리였으니 그 짜릿함이 배가 되어 팬들 기억속에 남아 있는 경기였다.



2011년 5월 8일 vs 상주상무



최용수 감독 대행으로서 제주전 승리를 마친 FC서울은 다음 라운드 상대인 상주상무와의 경기세서도 또 한 번의 극적인 역전승을 이루어 냈다. 당시 상주상무는 최효진, 김치우, 이종민 등 군입대한 서울 선수들이 대거 포진해 있었고, 김정우, 김치곤 등 역대 최강의 스쿼드를 구축하고 있었다. 경기내용도 팽팽했다. 전반 9분 방승환의 패스를 이어 받은 데얀이 침착하게 골로 성공시키며 손쉽게 선취득점에 성공했다. 하지만 전반 18분 박용호의 자책골로 1-1 동점. 다신 전반 35분 제파로프의 크로스에 이은 데얀의 헤딩슛으로 다시 역전했다.


그러나 후반 시작과 동시에 최효진에게 골을 허용하며 스코어는 다시 동률을 이루었다. 그리고 후반 28분 수비수의 실수를 틈타 데얀이 해트트릭을 기록하며 경기를 재역전 시켰다. 하지만 상주는 호락호락한 상대가 아니었다. 1분 뒤 김정우가 다시 동점골을 성공시켰다. 경기는 막바지로 치닫고 모두들 무승부를 예상하고 있을 무렵. 상주의 페널트에어라인 근처에서 얻은 프리킥을 현영민이 침착하게 골로 연결시켜 무려 7골이나 나왔던 경기의 종지부를 찍었다. 서울로서는 11시즌 첫 연승이자 최용수 감독대행의 연이은 승리 행진 이었다.


2011.07.09 vs 상주상무

상주와는 극적인 경기가 자주 발생했던 해였다. 전반기에 4-3이라는 극적인 경기 결과를 만들어 내더니 이번엔 축구 경기에서 가장 재미있다는 펠레스코어가 나왔다. 이 경기는 경기내용 외적으로도 많은 관심을 갖은 경기였다. 2011년 승부조작으로 인해 상주의 골키퍼 3명의 모두 출전하지 못하게 되었고 주전 골키퍼인 권순태 마저 경고누적으로 출전하지 못하는 상황이었다. 당시 수비수였던 이윤의가 골키퍼로써 선발경기를 치루며 매스컴의 많은 관심을 받았다.





상주는 전반 33분 김정우가 선취득점을 성공하였으나 후반 9분, 20분 데얀에게 2골을 헌납하여 무너지는 듯 했다. 하지만 후반 39분 김민수의 골이 터지며 경기는 다시 원점. 흥미진진한경기가 계속 됬다. 그리고 얻어낸 후반 48분 서울의 마지막 코너킥 찬스. 서울 팬들은 모두 ‘골’을 외쳤고 기적 같은 일이 일어났다. 현영민의 크로스를 받아 방승환이 헤딩으로 연결하며 이날 결기 마지막 골을 기록한 것. 그날 상암을 찾은 3만여 관중 모두가 환호성을 지르며 열광했다.


2011.08.13 vs 전남전


2011년 여름에 서울 팬들은 극장에 갈 필요가 없었을 것 같다. 경기장 자체가 극장이었으니 말이다. 전남과의 경기에서도 극적인 장면이 연출됬다. 서울은 경기 초반부터 전남선수들을 압도하며 경기를 풀어나갔다. 하지만 골찬스에서 데얀의 슈팅은 번번히 빗나갔고 유효슈팅마저도 이운재의 선방에 막히며 0-0 스코어를 유지했다. 조급했던 서울은 무리하게 공격을 펼치다 오히려 역습상황에서 위기를 맡기도 했다.

 



그렇게 패색이 짙던 후반 인저리타임. 기다리고 기다리던 첫 골이 나왔다. 전남의 공격상황에서 상대의 패스를 가로챈 고명진이 최태욱에게 연결. 총알 탄 사나이 최태욱의 빠른 측면돌파 후 크로스. 데얀의 한 번의 터치 이후 몰리나의 슛. 역습의 정석을 보여주며 짜릿한 승리를 거두었다. 몰리나의 골 이후 최용수 감독이 N석 까지 달려와서 선수들과 같이 세리머니를 한 장면은 두고두고 회자가 되기도 했다.


/글=FC서울 명예기자 정용우(mjgs6539@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