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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C서울 이야기/명예기자의시각

[FC서울]유럽 무대를 누비는 서울의 전사들







유럽으로 떠난 그들이 보고 싶다



FC서울은 K리그에서 해외파를 가장 많이 배출한 팀이다. 팬들 사이에서는 해외 진출을 위한 등용문으로 FC서울을 거쳐야 한다는 이야기까지 나왔다. 박주영, 이청용, 기성용, 그리고 최근에는 정조국까지. FC서울은 계속 유럽 진출을 원하는 선수들의 이적을 허용해왔다.




얼마 전 오세르에서 뛰고 있는 정조국의 2호골 소식이 들려왔다. 작년 데얀과 함께 서울의 공격 라인을 이끌며 많은 골을 넣었던 그였지만 프랑스로 이적한 뒤, 골 소식은 자주 들려오지 않았다. 때문에 정조국의 ‘위기설’까지 나돌았다. 그러나 정조국은 2호골을 성공시키면서 아직 건재함을 과시했다.



그리고 그의 소식을 들으면서 갑자기 궁금해졌다. 유럽으로 떠난 FC서울의 전사들은 어떻게 지내고 있을까.





모나코의 보배 박주영



최근에 결혼을 한다는 기쁜 소식을 전해 온 박주영부터 살펴보자. 박주영은 2005년 FC서울 입단 당시부터 이슈였다. 입단 전부터 이미 스타였던 박주영은 ‘축구 천재’라고 불리며 서울 팬들 앞에 나타났다. 박주영은 ‘박주영 신드롬’을 일으키며 FC서울이 K리그의 중심으로 나아가는 첫 단추를 낄 수 있게 해주었다. 박주영을 보기 위해 많은 사람들이 서울월드컵경기장으로 모여들었고 박주영은 그에 보답하듯 멋진 골들로 사람들의 눈을 즐겁게 했다. 박주영은 FC서울에서 없어서는 안 될 소중한 보석과도 같은 존재였다.



그런 박주영이 2008년 프랑스 AS 모나코로 이적하게 되었다. 박주영은 FC서울에서도 그랬듯 AS 모나코에서도 없어서는 안 될 존재가 되었다. 박주영은 골을 넣는 역할 뿐만 아니라 팀 내 다른 공격수의 슈팅 찬스까지 만들어주는 등 팀에서 그의 비중은 크다. 2009/2010 시즌에는 9골(컵대회 포함) 3도움을 기록했다. 아쉽게 우승 문턱에서 좌절하긴 했지만 프랑스컵(Coupe de France) 결승 무대에도 나섰다. 2010/2011 시즌에는 모나코의 주축 공격수로 활약하며 31경기 12골을 터뜨렸다. 그러나 팀은 현재 강등권에 놓여있다. 박주영은 최근 프랑스 언론과의 인터뷰를 통해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 리그에 진출할 수 있는 팀으로 이적하고 싶다는 뜻을 내비쳤다. 이 때문인지는 몰라도 요즘 들어 그와‘빅클럽’들이 연관된 이적설이 심심치 않게 들려온다.



많은 팬들은 박주영이 프랑스 리그를 떠나 더 큰 무대에서 뛰기를 바란다. 박주영은 지난 5월에 ‘골닷컴’에서 선정한 ‘빅리그에 갈 재능 TOP 5’에도 선정되었다. 박주영 본인도 이를 원하는 듯하다. 결혼과 함께 더 큰 무대에서 뛰게 되었다는 박주영의 소식을 듣길 바란다.



여전히 그리운 쌍용



귀네슈 감독 부임과 함께 FC서울 축구에 ‘빅재미’를 선사했던 쌍용은 각각 잉글랜드와 스코틀랜드 무대를 누비며 활약하고 있다. ‘쌍용’은 박주영 다음으로 FC서울에 대해 이야기할 때 없어서는 안 될 선수들이다. 어린 시절부터 FC서울에서 뛰며 실력을 다져온 그들은 귀네슈 전 감독의 신임 아래서 무럭무럭 성장해 FC서울의 기둥이 되었다. FC서울에서 좋은 활약을 펼친 ‘쌍용’은 국가대표에서도 주축 선수로 성장하며 서울과 국가대표에서 핵심 선수가 되었다. 이후, ‘쌍용’은 유럽으로 떠났지만 팬들은 여전히 그들을 그리워한다.






‘쌍용’중 가장 먼저 이적한 것은 ‘블루 드래곤’이청용이었다. 27번이라는 번호가 서울팬들에게 특별한 이유는 바로 이청용 때문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만큼 이청용은 팬들이 사랑하는 선수 중 하나였다. 먼 타국의 축구팬들도 그의 가치를 알아본 것일까. 이청용은 잉글랜드 볼튼에서도 팬들이 아끼고 사랑하는 선수가 되었다. 이청용은 입단 첫 시즌에 볼튼의 ‘올해의 선수상’, ‘신인상’, ‘올해의 톱3상’, ‘선수가 뽑은 최우수 선수상’ 등을 휩쓸며 볼튼의 핵심 선수로 거듭났다. 2010/2011 시즌에는‘올해의 톱3상’을 받으며 볼튼에서도 존재감을 과시했다. 올 시즌 그의 공격포인트는 4골 8도움으로 12개의 공격 포인트를 기록했다. 13개였던 작년과 비교하면 하나가 모자라지만 연속으로 두 자릿수 공격 포인트를 기록한 것은 고무적이다. 2009/2010 시즌이 볼튼의 핵심 선수로 거듭나는 과정이었다면 2010/2011 시즌은 이청용이 팀 내 에이스로 확실히 자리 잡는 계기가 되었다. 이청용은 시즌 초반 정규리그 17경기에 연속 출전하며 볼튼의 시즌 초 상승세를 이끈 주역이었다. 시즌 막판에는 14위로 시즌을 마감한 볼튼이지만 시즌 초에는 유로파 리그 티켓 확보 가능한 순위인 6위에 랭크되어 있기도 했었다. 이런 이청용의 활약에 해외 언론도 호평을 쏟아냈다. EPL 선수 랭킹에서 이청용은 최고 20위(2010.11)에, ‘유로스포츠’가 선정한 베스트 11에도 2회나 선정됐다. 시즌 종료 후에는 ‘골닷컴’ 이 선정한 ‘올 시즌 아시아 선수 베스트 10’에서 4위에 올랐다. 이처럼 이청용은 FC서울뿐만 아니라 해외에서도 인정받는 선수, 볼튼의 에이스가 되었다.




‘쌍용’의 또 다른 주인공 ‘기라드’기성용은 얼마 전 팬들에게 기쁜 우승 소식을 전해왔다. 스코티시컵 결승전에서 전반 32분에 결승골을 넣으며 한국에서도 들어 올리지 못한 우승컵을 들어 올렸다. 이 경기에서 그는 경기 MVP로 선정되기도 했다. 시즌을 마치고 한국으로 돌아온 그는 자신 스스로에게 올 시즌 성적으로‘80점’을 매겼다. 기성용은“리그 우승을 하지 못해 20점을 뺐다”고 말하며 우승을 차지하지 못한 것 외에는 완벽에 가까운 시즌으로 평가했다. 기성용은 올 시즌 33경기에 출전 4골 5도움을 기록했다. 그는“적응을 잘 했고 거친 리그에서 잘 할 수 있는 방법을 깨달았다”고 얼마 전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말했다. 박주영과 이청용에 비하면 늦게 유럽으로 진출한 그는 이제 갓 한 시즌을 마쳤다. 박주영, 이청용 모두 이적 후 첫 시즌보다 적응을 마친 다음 시즌에 더 좋은 활약을 보여줬던 것처럼 기성용도 첫 시즌보다는 더 멋진 활약을 보여줄 것이다.



박주영, 이청용, 기성용, 그리고 정조국까지. FC서울의 전사들은 FC서울에서 그랬던 것처럼 유럽에서도 멋진 활약을 보여주고 있다. 가장 최근에 이적한 프랑스 오세르의 정조국은 2호골을 기록하면서 점차 리그에 적응하고 있는 중이다. 이들은 FC서울의 자랑과도 같다. 팬들은 여전히 그들을 기억하며 멀리서 뛰고 있는 선수들을 응원한다. 선수들도 이국에서 서울에 대한 애정을 드러낸다. 멀리서도 서울의 승리를 기원하며 서울의 우승을 응원한다. 얼마 전 기성용은 귀국 후 서울월드컵경기장에도 모습을 드러냈다. 서울의 AFC 아시아 챔피언스 리그 16강전을 보기 위해서였다. 몸은 유럽에 있지만 마음만은 항상 서울과 함께하는 서울의 전사들. 그들이 유럽 무대에서 멋진 성공을 거둔 자랑스러운 서울의 선수들이 될 수 있기를 응원해본다.



/글=FC서울 명예기자 이슬희 (cantona77@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