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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C서울 이야기/명예기자의시각

[FA컵]FA컵이 주는 매력






지난달 26일 축구회관 5층 대회의실에서 ‘2011 하나은행 FA컵’ 16강 대진이 결정되었다. 수원시청-수원 삼성의 수원 더비도 있고 전북 현대-부산 아이파크, 전남 드래곤즈-제주 유나이티드등 나름대로 사연이 있는 대진들이 완성되었다. FC서울은 FA컵 16강상대로 부산교통공사를 만나게 되었다.






ACL 진출권이 걸린 대회



FA컵 우승팀에겐 ACL출전권이 주어지게 된다. 우승 상금 2억원이라는 돈도 큰돈이지만 ACL출전권 역시 구단에게는 금액으로 환산할 수 없는 무형의 가치라고 할 수 있다. ACL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게 되면 자연스럽게 많은 상금도 받을 수 있으며 또한 구단을 아시아는 물론 전 세계에 홍보할 수 있을 만큼 ACL만큼 좋은 홍보창구가 없다.



이러한 추세를 반영해서 인지 최근 프로팀들은 FA컵 32강전부터 주전 선수들을 내보내며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또한 30경기 이상을 치러야 ACL출전권을 얻을 수 있는 K리그 보다 5경기만 연속으로 승리하면 ACL출전권을 얻을 수 있는 FA컵이기에 선택과 집중의 원리에 따라 FA컵에 신경을 쓰는 팀이 더 많아졌다.







같은 경기장, 하지만 다른 느낌



K리그 경기를 하든 FA컵 경기를 하든 FC서울의 홈구장은 서울월드컵경기장이다. 하지만 FA컵 경기만 보면 유독 K리그 경기와 다른 느낌을 받음을 알 수 있다.



일단 선수들의 유니폼 왼쪽 소매 쪽의 패치를 보면 K리그가 아닌 FA컵 패치가 부착되어 있음을 알 수 있다. 그동안 우리 눈에 익숙한 K리그 패치를 보다가 군청색 계통의 FA컵 패치를 보면 경기의 비중이 달라짐을 느끼게 된다.



한 경기에 지는 순간 바로 떨어지기 때문에 그만큼 집중력을 가지고 보게 되고 선수들 역시 공을 다루는 태도가 K리그 보다 확연히 다름을 알 수 있다.



또한 선수들 입장할 때 나오는 음악마저 FA컵은 K리그 때와 사뭇 다르다. K리그 때 선수들이 입장할 때 나오는 음악은 ‘진군가’. 하지만 FA컵 때는 ‘FIFA ANTHEM'이 선수 입장곡으로 나오게 된다. 분명 서울월드컵경기장에 온 것 같은데 전혀 다른 느낌이 남을 알 수 있다.



그리고 K리그 때는 활발하게 가동되면 LCD A보드판이 FA컵 때는 가동이 멈췄음을 알 수 있다.







추첨 당일 까지 알 수 없는 상대팀



FA컵의 또 다른 묘미는 대진 추첨 하는 당일까지 경기해야 되는 상대팀인 누가 될지 모른다는 것이다. 이는 극적인 긴장감을 불러오기도 한다. K리그 팬을 자처하는 대학생 김모씨(25)는 “저에게 축구와 관련된 날 중에 기다려지는 날이 딱 세 번 있어요. K리그 경기일정 발표되는 날, K리그 신인 드래프트 하는 날과 FA컵 대진 추첨 하는 날이요. 그 중 FA컵은 상대팀이 누가 될지 모르기 때문에 더욱더 긴장되고 한편으로는 기대되는거 같아요. 이번엔 우리 팀이 약한 팀 만나서 꼭 우승해야 되는데 말이죠”라며 FA컵 대진 추첨이 주는 긴장감을 애둘러 표현했다.



FC서울이 계속 승승장구 하게 된다면 8강전, 4강전은 물론 결승전 상대까지 누구인지 알 수 없다. 아직 결승전이 치러지는 방식이 결정 나지 않았지만(8강 대진 추첨 때 결승전 치르는 방식이 결정 될 예정이라고 전해진다) 지난 2년간 비교해 볼 때 결승전 홈구장 선택권도 복불복으로 결정된 만큼 그야 말로 결승전 때 까지 긴장감을 주는 것이 바로 FA컵이다.



야구로 비유하자면 1-2로 뒤진 상황에서 9회말 2사 만루에서 2S3B에서의 긴장감과 거의 맞먹지 않을까?




FA컵 16강전에서 맞붙게 된 내셔널리그 부산교통공사





다른 리그의 팀과도 붙어볼 수 있다



FC서울의 FA컵 16강 상대인 부산교통공사는 K리그 팀이 아닌 내셔널리그 팀. 내셔널리그 14라운드 종료현재 리그 3위를 달리는 강팀으로 4-2-3-1의 포메이션을 통해 공격과 수비의 안정을 추구하는 팀이다. 특히 내셔널리그 홈구장인 부산구덕경기장에서 5승1무1패를 기록할 만큼 홈에서 유독 강한 모습을 보이는 팀 중 하나이다.



솔직히 부산교통공사에 대해 많이 아는 사람은 극히 드물다. 필자 역시 부산교통공사에 대해서 거의 문외한일 만큼 아는 것이 거의 없다. 내셔널리그
에 관심을 가지지 않는 다면 내셔널리그에 대한 정보를 자연적으로 많이 접하기 힘든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FA컵에서 FC서울이 부산교통공사를 만나면서 자연스럽게 부산교통공사가 어떤 팀인지 접할 수 있게 되었다. 또한 내셔널리그가 K리그와 비교해 어느 정도인지 간접적으로 비교해 볼 수도 있게 되었다.





승부차기



단판으로 승부를 가려야 되는 만큼 90분 경기에서 승부를 못 가리면 30분 동안 연장전을 실시하고 여기서도 승부를 못 가리면 승부차기에 돌입하게 된다.



승부차기의 묘미는 누가 이기는지 100% 장담할 수 없다는 것이다. 2008년 FA컵 8강전에서는 전북 현대가 승부차기 끝에 고양KB국민은해에게 덜미를 잡히며 이변의 희생양이 되기도 하였다.



FC서울도 작년 FA컵 32강전 목포시청과의 경기에서 두 번째 키커였던 하대성이 실축하며 하마터면 패배의 위기에 몰릴 뻔 했다. 하지만 목포시청의 3번째, 5번째 키커인 장태산, 장동혁이 실축하며 FC서울이 어렵사리 16강전에 올라간 적이 있다.



그동안 K리그 경기에서 무승부 경기에 아쉬움을 가지고 있었던 팬들은 1년에 1~2번 볼까 말까하는 승부차기 경기를 FA컵에서 볼 수 있다는 것도 나름대로 FA컵의 매력이 아닐까?



/글=김윤환 FC서울 명예기자 (elecpiano@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