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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C서울 이야기/명예기자의시각

FC서울과 함께한 강릉의 추억


앞으로 하루가 남았다. 18일, 서울은 강원과의 리그 14번째 경기를 치른다. 서울은 과거 2년을 포함하여 3번째 강릉 원정을 떠난다. 매번 춘천도 아니고 강릉이었다. 매 경기마다 우리는 강릉에서 특별한 추억을 갖고 있다.

강원FC는 2008년에 창단된 K리그의 15번째 구단이다. 짧은 시간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강원과의 원정 경기에서 특별한 기억을 갖고 있다. 2009년부터 시작된 강릉에서의 특별한 추억, 지금부터 살펴보자.





첫 번째 추억(2009.7.19) - 이청용의 고별전



2009년의 강원은 현재와는 다른 모습이었다. 홈에서 1승을 겨우 거두는 지금과는 달리 2009년에는 신생팀 돌풍을 일으키며 '원정팀의 무덤'이라는 소리를 들었다. 그곳에서 서울은 데얀 2골, 이청용 1골로 3-1 승리를 거둔다. 이 승리로 인해 서울은 다시 선두를 탈환했다. 이 날 승리도 값진 것이었지만 팬들의 마음속에는 그보다 더 기억에 남는 일이 있다. 강원과의 이 날 경기는 이청용이 볼턴으로 떠나기 전 서울에서의 마지막 경기가 되었다. 이청용의 골과 팀의 승리는 그가 팬에게 주는 고별 선물이었던 셈. 언제나 그렇듯, 경기가 끝난 후에 선수들은 서포터즈석으로 걸어와 인사를 했다. 선수들이 뒤로 돌아 가는 순간, 팬들은 이청용의 이름을 부르기 시작했다. 이제 마지막이 될 수도 있는 그가 뒤를 돌아봐주기를 바라면서. 이청용은 그런 팬들의 요구에 답하듯 다시 서포터즈석으로 걸어왔다. 그리고 한 팬으로부터 확성기를 건네받아 팬들에게 이야기했다. 지금까지 응원해주셔서 감사하고 팬들에게 사랑한다고. 그는 몇 걸음 가지 못하고 다시 뒤돌아 팬들에게 인사했다. 이청용은 왼쪽 가슴의 엠블럼에 손을 갖다 대고 팬들에게 영국 신사처럼 마지막 인사를 건넸다. 이 장면은 팬들의 마음속에 여전히 남아 이청용의 마지막을 잊지 못하게 했다.






두 번째 추억(2010.3.7) - 설원 위의 축구



2010년에도 서울은 어김없이 강릉으로 원정을 떠났다. 아직 꽃샘추위가 가시지 않았던 3월. 조금 쌀쌀했지만 햇볕만은 따뜻했다. 팬들도 추운 겨울 내내 기다려왔던 리그 개막에 대한 기대감이 가득했다. 그러나 강원도에 가까워져갈수록 눈발이 날리기 시작했다. 점점 굵어지기 시작한 눈발은 함박눈으로 변했고 눈은 순식간에 쌓이기 시작했다. 강릉종합운동장에 도착하니 눈은 꽤 높이 쌓여있었다. 경기가 과연 열릴 수 있을까하는 우려에도 불구하고 많은 사람들이 함께 눈을 치운 덕분에 경기는 예정대로 치러졌다. 날씨는 추웠고 눈이 쌓여 경기장 내 선들도 잘 보이지 않았다. 선수들은 미끄러지기 일쑤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경기는 계속되었다. 추웠던 날씨와 굵은 눈보라도 서포터즈의 응원을 막을 수 없었다. 이 날 경기에서 서울은 3-0으로 승리했다. 방승환의 2골과 아디의 1골, 총 3골을 넣으면서 승점 3점을 챙겼다. 2010년 3월 7일, 이 날은 K리그에서 쉽게 볼 수 없는 '눈밭 축구', '설원축구'가 열렸다. 이런 축구를 봤다는 것만으로도 그 날 경기에 왔던 모든 사람들에게는 특별한 추억이 되지 않았을까.




세 번째 추억(2011.6.18) - ?



이번에도 서울은 강릉으로 원정을 떠난다. 그렇다면 이번에는 과연 어떤 일들이 서울 팬들을 기다리고 있을까. .  이번 경기의 날씨는 어떨까. 구름이 많다고는 하지만 강수확률은 20%. 비가 올 확률은 낮지만 만약 비가 온다면 비와 관련한 또 다른 멋진 추억이 생길 것이다. 설령 그렇지 않다 하더라도 원정을 떠나는 것 자체가 원정을 가는 모든 사람들에게는 특별한 추억으로 남을 것이다. 강원FC와의 강릉에서의 3번째 경기, 어떤 새로운 일들이 펼쳐질지 기대해보자.



/글= 이슬희 FC서울 명예기자 (cantona77@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