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주말. K리그 팬들을 흥분시킬 FC서울과 수원의 맞대결이 펼쳐진다. 2007년부터 작년까지 서울과 수원의 맞대결은 서울의 홈에서 먼저 펼쳐졌지만, 올해는 수원의 홈인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첫 번째 대결이 열릴 예정이다. 현재 서울은 3승1무를 기록하며 K리그에서 1위를 달리고 있지만, 초반 선두권을 유지하기 위해선 수원과의 맞대결은 정말 중요하다.

 

 

하지만 수원역시 만만치 않다. 그들 역시 3승1패로 리그 3위를 달리고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최근 3년간 서울이 수원 원정에서 한번도 승리한 적이 없다는 점은 서울의 불안요소로 보이기도 한다. 하지만 공은 둥글듯, 승부는 쉽게 예측하는 것이 아니다. 한창 상승세를 타고 있는 서울인 만큼, 지금의 기세를 잘 살린다면 충분히 좋은 경기를 펼칠 수 있을 것이라 예상된다.

 

 

그래서 이번엔 FC서울이 수원 원정에서 승리를 거두었던 기억들을 다시 한번 꺼내보는 시간을 마련했다. 이 기억들을 되살려 서울이 수원 원정에서 승리를 거두길 기원하며, 수원에선 어떠한 승리의 기억들이 있는지 알아보자.

 

 

1. 2005년 10월23일 K리그 3-0 승

 

 

 

 

2005년 하반기 FC서울은 다소 주춤했다. 그해 8월24일 광주상무를 상대로 2-0 승리를 거둔 이후 무려 7경기 동안 승리를 거두지 못한 것이다. 서울은 이 기간 동안 3무4패를 기록하며 강팀의 체면을 세우지 못했다. 이어서 맞닥뜨린 상대가 바로 수원. 수원은 전년도 우승을 차지했지만, 김남일, 송종국, 나드손등 주전 대부분이 부상에 시달리며, 디펜딩 챔피언에 걸맞는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

 

 

 따라서 양팀은 부진을 탈출하고 자존심을 세우기 위해선 승리가 절실했다. 양팀이 가지고 있는 절실함은 경기를 치열하게 만들었고, 각팀 공격의 핵인 서울의 박주영과 수원의 이따마르는 공격을 주도하며, 골문을 열기 위해 노력했다. 결국 골문은 박주영이 먼저 열어 젖혔다. 정조국의 헤딩 패스를 이어받은 박주영은 침착한 오른발 슈팅으로 선제골을 터트리며 서울에 리드를 안겼다. 이 한방으로 기세가 오른 서울은 경기 주도권을 가져왔고, 정조국, 백지훈도 공격에 나서며 수원을 압박했다.

 

 

결국 후반 6분 승부를 결정짓는 서울의 추가골이 터졌다. 박주영이 얻어낸 프리킥을 정조국이 날카로운 오른발 슈팅으로 골네트를 가르며 2-0을 만든 것이다. 공세를 이어간 서울은 후반 24분 코너킥을 이어 받은 한태유가 왼발 슈팅으로 팀의 세 번째 골까지 만들어내며 3-0 압승을 거두는데 성공했다. 선제골을 넣은 박주영은 무려 56일 만에 골맛을 보며 시즌 10호골로 리그 득점 공동 선두로 올라서기도 했다. 반면 수원은 부상에서 갓 회복한 김남일 까지 투입하며 총력전을 펼쳤지만, 완패를 당했고, 경기 후 일부 수원팬들은 당시 수원의 수장이던 차범근 감독의 퇴진을 요구하는 구호를 외치기도 했다.

 

 

2. 2006년 7월26일 컵대회 1-1 무

 

 

 

 

무승부 경기를 소개하는 것에 다소 의아스러운 반응을 보일 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이 경기에서 서울이 컵대회 우승을 확정지었기에 소개하고자 한다. 2006년 서울은 컵대회에서 8승2무1패 승점26점으로 순항하고 있었다. 수원과의 원정 경기에서 무승부만 기록해도 컵대회 우승을 확정지을 수 있었기에, 서울은 남다른 각오로 경기에 임했다.

 

 

하지만 수원 역시 자신들의 안방을 서울의 우승 세리머니 현장으로 만들어 줄 수 없다는 듯, 만만치 않은 모습을 보였고, 그해 여름에 영입한 이관우와 올리베라를 앞세워 서울을 압박했다. 서울 역시 김은중, 정조국등을 앞세워 공격했지만, 득점에는 실패하며 결국 전반을 0-0으로 마쳐야 했다.

 

 

후반에도 양 팀은 치열한 접전을 펼치며, 팽팽한 균형을 이어갔지만, 후반 26분 올리베라의 발끝에서 균형이 무너졌다. 서울 수비진의 혼전을 틈탄 올리베라가 페널티 지역 오른쪽에서 치고 들어간 뒤 정확한 왼발 슈팅으로 골문 구석을 찌른 것이다. 다급해진 서울은 총공세에 나섰지만 후반 40분이 다가올 무렵에도 스코어는 1-0이 유지되며 서울은 우승 확정을 다음 기회로 미루는 듯 했다.

 

 

하지만 기적은 서울의 편이었다. 후반 39분 김동석의 패스를 받은 천제훈이 강력한 오른발 중거리 슈팅으로 동점골을 터트린 것이다. 결국 경기는 1-1로 마무리 되었고, 서울은 2000년 우승 이후, 6년 만에 트로피를 추가 하는데 성공했다.

 

 

3. 2008년 7월2일 컵대회 1-0 승

 

 

 

 

 

2007년 4월 8일 수원에게 0-1로 패한 것을 시작으로 서울은 이후 수원에게 5연패를 당하며 자존심을 구겨야 했다. 그해 열린 수원과의 첫 번째 맞대결에서도 서울은 홈경기임에도 불구하고 신영록에게 두골을 허용하며 0-2로 패했다. 이후 수원과 컵대회에서 만나게 된 서울. 하지만 당시 서울은 리그에서 6승5무1패로 3위를 달리고 있었지만, 컵대회에서 2무4패로 부진한 모습을 보이고 있었고, 수원은 컵대회에서 4승2무를 기록하며 순항중이었다. 게다가 리그에선 11승1무로 무려 18경기 연속으로 무패를 기록하며 K리그 최강으로 군림하고 있었다.

 

 

경기는 여러모로 수원에게 유리하게 흘러갈 것으로 예상됐지만, 서울 역시 컵대회 부진을 털고, 수원전 5연패 사슬을 끊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 에두, 신영록, 이현진, 서동현등 막강한 공격라인을 앞세워 수원은 공세를 취했지만, 서울 역시 이청용, 이승렬등 신예 공격수와 최원권의 정확한 프리킥을 앞세워 반격했다. 경기 내내 쏟아지는 장대비로 양팀은 어려운 경기를 펼쳐야 했지만, 서울이 선제골을 잡아내며 기선을 제압한다.

 

 

전반 48분 최원권의 패스를 받은 이승렬의 슈팅이 수원 수비수인 최창용을 맞고 흐르자 이승렬이 이를 재차 왼발 슈팅으로 연결하며 선제골을 기록한 것이다. 결국 이 한골로 서울은 전반을 1-0으로 마칠 수 있었다. 후반 들어 수원의 김대의, 서동현등이 연속으로 슈팅을 날리며 동점골 사냥에 나섰지만, 서울 수비진은 철벽 수비로, 상대의 공격을 무력화 시켰고 골키퍼 김호준 역시 동물적인 감각으로 무수한 슈팅을 막아내며, 골을 허용하지 않았다.

 

 

한골을 끝까지 지킨 서울은 무패 행진을 달리던 수원을 1-0으로 격침시키며, 컵대회 첫승에 성공했다. 반면 수원은 “더 이상 서울은 라이벌이 아니다.” 라며 승리에 강한 자신감을 보였지만, 시즌 첫 패를 당하며 무패 행진을 마감해야 했다.

 

 

4. 2008년 10월29일 K리그 1-0 승

 

 

 

 

시즌 첫 패를 안긴 서울을 다시 안방으로 불러들인 수원은 내심 복수를 준비하고 있었다. 시즌 내내 1위를 고수하던 수원은 시즌 후반엔 울산, 제주, 전북에게 잇달아 덜미를 잡히며 1위 자리를 내주어야 했고, 그 틈을 노려 서울이 16경기 연속 무패행진(12승 4무)을 바탕으로 1위를 빼앗은 터라, 수원의 투지는 그 어느때보다 불타오르고 있었다. 하지만 서울 역시 연고 복귀 이후 첫 정규리그 우승이란 목표가 있었고, 귀네슈 감독의 공격축구가 불을 뿜으며 상승세를 타고 있던 터였다.

 

 

팽팽한 접전이 예상되는 가운데, 양팀은 초반 조심스러운 경기 운영으로 상대의 허점을 찾기 위해 노력했다. 그리고 경기 초반부터 아디와 곽희주가 서로에게 신경전을 벌이는 등, 경기는 점점 과열양상으로 치달았고, 양팀 통틀어 전반에만 경고가 4장이나 나오며, 라이벌전임을 재확인 시켰다. 치열한 경기에 비해 양팀은 이렇다할 소득을 올리지 못하며 전반을 0-0으로 마쳤다.

 

 

후반 들어 양팀의 용병공격수인 데얀과 에두가 중심이 되어 서로에게 공격을 퍼부었지만, 지루한 0의 행진은 계속되었고 결국 시계는 후반 추가 시간을 향해 가고 있었다. 모두가 0-0을 의심치 않고 있던 순간, 당시 FC서울 최고의 듀오이던 쌍용이 일을 냈다.

 

 

후반 47분 이청용이 전방을 향해 길게 내준 롱패스를 양상민이 머리로 걷어내려 했지만, 클리어링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았고, 이를 기성용이 이운재의 키를 넘기는 슛으로 선제골을 뽑아낸 것이다. 이 골로 인해 서울팬들은 환호했고, 기성용은 2006월드컵 토고전 당시 토고 선수들이 보여줬던 캥거루 세리머니를 펼치며 자신의 골을 자축했다. 결국 서울이 1-0으로 승리를 거두며 17경기 연속 무패행진을 이어나갔고, 1위 자리를 굳게 지킬 수 있었다.

 

 

글=김성수 FC서울 명예기자 go16korea2002@yahoo.co.kr

 

by corazon de seul 2012.03.28 14: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