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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C서울 이야기/명예기자의시각

[어린이날 특집] FC서울의 ‘아빠 선수’들. ‘우리는 다른 가족들의 행복을 위해 달린다.’

 

 

 

 

 

 

며칠 후면 어린이들의 축제인 어린이날이다. 1923년 소파 방정환 선생에 의해 지정된 이날은 어린이들이 따뜻한 사랑속에서 바르고 씩씩하게 자랄수 있는 계기를 마련하도록 하며, 어린이들을 위해 다양한 행사가 열리는 날이다. 그 동안 일에 치이며 바쁜 일상을 보내는 우리 아버지들도 이 날 만큼은 자신의 자녀들을 위해 어린이날에 마련된 다양한 행사에 참여하거나 나들이를 나가는 등 가족과 함께 하는 시간을 갖는다.

 

 

스포츠가 열리는 경기장 역시 어린이날에 가족들이 많이 찾는 장소중 하나다. K리그도 어린이날은 특별한 날로 지정하며 어린이날에 항상 경기를 배정하고, 어린이날에 홈경기를 갖는 팀은 다양한 행사와 볼거리를 준비하여, 경기장을 찾는 가족들을 즐겁게 하고 있다. 특히 올해 어린이날은 토요일이어서 많은 관중들이 경기장을 찾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하지만 여기 이러한 즐거움을 누리지 못하는 이들이 있다. 바로 어린이날 다른 가족들의 볼거리를 제공하기 위해 경기에 나서야 하는 선수들이 그들이다. FC서울 선수들이라고 크게 다르지 않다. 올해 어린이날엔 포항과 홈경기를 가지기 때문에, 올해도 이들이 어린이날에 가족과 함께 시간을 보내는건 꿈같은 일이다. 스쿼드 대부분이 젊은 선수들로 구성되어 있어 아직 미혼인 선수들이 많지만, 용병 3인방인 데얀, 아디, 몰리나. 그리고 현영민, 최태욱은 한 가정을 꾸리고 있는 어엿한 가장이다.

 

 

어린이날 가족들과 함께 하지 못하는 ‘아빠 선수’들의 자녀들은 섭섭함을 느끼겠지만, ‘아빠 선수’들이 자신들의 자녀들의 섭섭함을 조금이나마 덜어줄 수 있는 길은 결국 경기장에서 좋은 모습을 보이는 것 뿐이다. 그래서 오늘은 ‘아빠 선수’ 들이 어린이날 경기때 어떤 좋은 모습을 보였는지 알아보는 시간을 마련했다.

 

 

 

 

 

 

‘아빠 선수’ 들중 가장 눈에 들어오는 선수는 단연 데얀이다. 2007년 인천 소속으로 K리그에 데뷔한 데얀은 그해 부산을 상대로 한 어린이날 경기에서 전반엔 방승환의 패스를 받아 선제골을 터트렸고 후반엔 페널티킥 골을 성공시키는 활약으로 팀의 2-2 무승부를 이끌었다. 서울 유니폼을 입은 후에도 어린이날에서 데얀의 활약은 이어졌다. 스리위자야와의 AFC챔피언스리그 경기가 열렸던 2009년 어린이날 경기에서 선발 출장한 데얀은 전반 16분에 드리블 돌파 후 왼발 슛으로 선제골, 후반 27분엔 김승용의 패스를 받아 두 번째골, 후반 추가 시간엔 세 번째골까지 성공시키며 해트트릭을 완성했다. 데얀의 활약에 힘입어 서울은 5-1 대승을 거둘 수 있었다.

 

 

 해가 바뀐 2010년 어린이날에도 데얀은 또 한번 해트트릭을 작렬시키며, 경기장을 찾은 어린이들에게 잊지 못할 선물을 선사했다. 60747명이라는 대관중이 입장하며 K리그 신기록을 작성한 성남과의 경기에서 데얀은 전반 20분 방승환의 헤딩 패스를 받아 선제골을 기록했고, 후반 24분엔 역습상황에서 박용호의 크로스를 헤딩 슈팅으로 연결하며 두 번째 골, 후반 31분엔 김태환의 크로스를 멋진 발리 슈팅으로 세 번째 골을 성공시키며 어린이날에 2년 연속으로 해트트릭을 기록하는 진기록을 남겼다. 데얀은 후반 추가 시간엔 이승렬의 골을 어시스트 했고, 3골 1도움을 기록하며 팀의 4-0 대승을 이끌었다. 2011년엔 AFC 챔피언스리그 일정 탓에 어린이날 하루전인 5월4일에 경기를 가졌지만 데얀은 이 경기에서도 멀티골을 기록했고, 팀의 3-0 승리를 이끌며, 어린이날 경기의 강자로 등극했다.

 

 

 

 

 

21살인 1997년에 결혼해 세 명의 자녀를 두고 있는 아디는 2006년 FC서울 입단 이후 모든 어린이날 경기에 뛴 기록을 갖고 있다. 2006년 어린이날 부산과의 홈경기에서 풀타임 출전하며 팀의 5-2 승리를 이끈 아디는 이듬해인 2007년 어린이날 대전과의 원정경기에서도 수비수로 풀타임 출전하며 팀이 무실점을 기록하는데 단단히 한몫했다. 2009년 어린이날에 열린 스리위자야와의 AFC 챔피언스리그에도 수비수로 풀타임 출전한 아디는 2010년 성남과의 경기에선 수비형 미드필더로 출전해 좋은 모습을 보였다. 이 날도 풀타임 출전을 기록한 아디는 중원을 장악하며 후반 24분엔 역습상황에서 자신이 직접 공격을 전개하며 기회를 만들었고, 이것이 데얀의 두 번째 골로 연결되며, 공격에서도 보이지 않는 역할을 톡톡히 했다.

 

 

 반면 몰리나는 어린이날 경기에서 그리 좋은 기억을 갖고 있진 못하다. 2009년 7월 성남에 입단하며 K리그에 발을 들여놓은 몰리나는 2010년에 성남소속으로 첫 어린이날 경기를 치렀지만, 현재 소속되어 있는 서울에게 0-4 대패를 당하는 수모를 겪었다. 이듬해인 2011년. 어린이날 하루전에 열린 알아인과의 경기에선 풀타임 출전했지만 아쉽게 공격포인트는 기록하지 못했다. 하지만 올해엔 쾌조의 컨디션을 달리고 있는 몰리나이기에 이번 어린이날엔 좋은 활약을 펼칠 것이라 예상된다.

 

 

 

 

 

 

 

2006년 12월 결혼해 슬하에 딸 1명과 5월에 출산 예정인 아이가 있는 현영민은 울산소속이던 2004년 어린이날부터 지금까지 어린이날 경기에 모두 출전하고 있다. 현영민 역시 수비수라는 포지션 특성상 눈에 띄는 모습을 보여주진 못했지만, 지금처럼 성실한 플레이로 제몫을 다했고, 지난 2010년. K리그 역대 최다 관중이 모인 성남과의 어린이날 경기에서도 풀타임을 소화하며, 좋은 모습을 보였다. 올해엔 레프트백으로 복귀한 아디와 포지션 경쟁 탓에 그의 출전 여부는 다소 불투명하지만, 출전 기회가 온다면 변함없이 성실한 모습으로 팀에 보탬이 될 전망이다.

 

 

2003년 12월 결혼해 슬하에 1남1녀를 두고 있는 최태욱 역시 어린이날 경기에서는 아직 공격 포인트가 없다. 2004년 어린이날. 인천 소속으로 어린이날 첫 경기를 치른 최태욱은 이후 포항과, 전북을 거치며 총 3번의 어린이날 경기를 치렀지만, 인상깊은 모습은 보여주지 못했다. 현재 FC서울의 특급 조연 역할을 수행중인 최태욱은 후반 팀에 활력이 필요할 때 투입될 것으로 보인다.

 

 

어린이날 경기는 항상 화려한 볼거리와 멋진 승부로 채워진다. 올해 포항과 맞붙는 어린이날 경기 역시 경기장을 찾은 많은 어린이들에게 즐거움을 선사할 것이다. 비록 자녀가 있는 선수들은 올해도 자신의 자녀와 어린이날을 함께 보내는 것은 어렵겠지만, 어떤 어린이 에겐 어린이날 잊지 못할 추억이 될지도 모를 이 날 경기를 위해 그들은 그라운드에서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다. 과연 올해 어린이날 경기에는 어떤 멋진 모습들이 어린이들에게 추억으로 남을 수 있을지 주목되며, 많은 어린이들이 좋은 추억을 갖고 돌아갈 수 있기를 기원해본다.

 

 

글=김성수 FC서울 명예기자 go16korea2002@yaho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