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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C서울 이야기/명예기자의시각

명예기자가 생각한 2014 ACL 최상의 대진은?

월드컵 조추첨으로 온 나라가 들썩이다. 유리한 경우의 수, 불리한 경우의 수는 물론이고 도시 간 이동거리와 기후조건까지 계산하여 최대한 편안한 조를 배정받기 위한 바람을 드러내고 있다. 4년마다 한 번씩 찾아오는 전 세계인들의 축구 축제에 이번 대회에도 어김없이 초대받아 2 대회 연속 16강 진출을 노리고 있는 대한민국은 벨기에, 러시아, 알제리와 함께 H조에 속하게 되었다.

 


결과는 나쁘지 않다는 평이다. 황금세대라 불리는 선수들이 유럽 빅 클럽 주전으로 활약하고 있는 벨기에 이지만 다른 쟁쟁한 탑 시드 국가들에 비해 경험과 지도력이 부족하다는 평을 듣고 있다. 그리고 알제리의 경우 월드컵 16강에 진출한 적이 한 번도 없고 러시아 역시 짜임새 있는 조직력이 강점이지만 지난달 친선경기를 통해 맞붙어 본적이 있어 해볼 만 하다는 게 축구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이젠 FC서울의 차례다. 지난달 광저우 헝다 와의 AFC 챔피언스리그(이하 ACL) 결승전에서 아쉽게 준우승을 거두었지만 리그 잔여경기를 잘 치르며 리그 4위로 2014 ACL에 진출하며 다시 한 번 아시아 정상에 도전하기 위한 채비를 마쳤다. 정상에 오르기 위한 첫걸음인 조별예선에서 FC서울이 상대할 팀을 결정하는 2014 ACL 조추첨식이 12105(한국 시간) 말레이시아의 AFC 하우스에서 개최된다.

 


(FC서울팬들에게 잊을 수 없는 순간이었던 ACL 결승전. 사진/= FC서울 명예기자 강동희)
 

2014 ACL의 조별예선은 서아시아와 동아시아로 구분되어 진행된다. 그리고 올해부터 바뀐 규정에 따라 결승전 전까지 서아시아와 동아시아는 대회를 따로 치를 예정이다. 시즌 중 중동 원정을 떠나지 않아도 되지만 주로 동아시아 팀들이 ACL에서 두각을 나타내는 만큼 결승전에 진출하기 위한 경쟁이 치열할 것으로 보인다. AFC 집행위원회의 결정에 따라 한국 4, 일본 4, 중국 3.5, 호주 2.5, 태국 1.5, 이외에 홍콩, 싱가포르, 인도, 베트남에 0.5장 씩 조별예선 진출 티켓이 배정된 현재, ,,일 그리고 호주와 태국의 14팀은 자동으로 조별예선에 진출하고 그 외의 국가에 속한 팀들이 치열한 플레이오프를 통해 조별예선에 진출할 팀을 가릴 예정이다.

 

ACL 조추첨은 같은 국가끼리의 대결은 배재하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 즉 같은 K리그의 팀들은 조별예선에서 만날 수 없고 이에 따라 중국, 일본, 태국 또는 호주 이외의 국가에서 출전한 팀들과 조를 이룰 예정 이다. 이러한 상황 에서 FC서울에게 가장 유리한 조 편성은 무엇일지 명예기자의 눈으로 살펴보자.

 

먼저 한국의 영원한 라이벌, 일본의 진출 팀을 살펴보면 시즌 최종 라운드에서 극적인 우승을 차지하며 J리그 2연패에 성공한 산프레체 히로시마와 눈 앞 에서 우승을 놓친 요코하마 마리노스, 시즌 최종 라운드에서 요코하마의 발목을 잡으며 극적으로 ACL 진출 티켓을 따낸 가와사키 프론탈레가 있다. 이외에 나머지 한 팀은 앞으로 펼쳐질 일왕배에서 우승을 차지한 팀이 2014 ACL에 진출하게 된다. 일왕배 8강까지 가려진 현재, 2014 ACL에 진출한 팀 모두 생존해 있는 상황이다. 만약 이들 중에서 일왕배 우승팀이 가려진다면 J리그 4위 세레소 오사카가 ACL 마지막 진출 티켓을 거머쥐게 된다.
 

 

(J리그 우승을 차지한 산프레체 히로시마)


이어서 최근 막대한 투자를 앞세워 신흥 강호로 부상하고 있는 중국의 경우, 중국 슈퍼리그와 2013 ACL 우승을 차지한 광저우 헝다와 슈퍼리그를 2위로 마친 산동 루넝, 그리고 중국 FA컵에서 광저우 헝다의트레블을 향한 꿈을 짓밟고 우승을 차지한 구이저우 렌허가 있다. 슈퍼리그에서 3위를 차지한 베이징 궈안은 플레이오프를 통해 조별예선 진출을 가릴 예정이다.
 


(중국 슈퍼리그 우승팀 광저우 헝다)


이외에 ACL 무대에 처음 모습을 드러내는 호주의 웨스턴 시드니 원더러스와 호주 A리그 챔피언 센트럴 코스트 마리너스, 그리고 지난 대회에서 FC서울과 같은 조에 속해 8강까지 진출하는 파란을 일으켰던 부리람 유나이티드를 2014 ACL에서 만나 볼 수 있다.
 

먼저 일본을 살펴보면 J리그 2연패를 달성한 저력의 산프레체 히로시마는 작년 일본에서 개최된 클럽월드컵에서 ACL 우승팀 울산현대를 가볍게 제압할 정도로 탄탄한 기량을 갖추고 있다. 그리고 눈 앞 에서 우승을 놓친 요코하마 마리노스 역시 셀틱 소속으로 뛰며 유럽 챔피언스리그 경험이 있는 나카무라 슌스케가 중원의 사령관으로 활동하고 있고 다수의 일본 전현직 국가대표를 보유하고 있어 위협적이다. 따라서 가까스로 ACL 진출권을 따낸 가와사키 프론탈레나 일왕배 우승팀이 무난한 상대로 예상된다.

 
(UEFA 챔피언스리그에서 AC밀란과 상대한 나카무라 슌스케)

중국 역시 예전에 비해 기량이 많이 올라와 위협적으로 느껴진다. 광저우 헝다의 경우 ACL 우승을 차지할 정도로 뛰어난 기량을 가지고 있고 산동 루넝은 겨울 프리 시즌 동안 막대한 자금력을 바탕으로 유명 선수들을 영입해 올 전망이라 현 상황에서 전력 예측을 하기 쉽지 않다. 구이저우 렌허의 경우 홈구장이 중국 내륙에 위치해 한국에서 출발하는 직항 항공편이 없어 험난한 원정 여정이 예상된다. 또한 광저우 헝다와의 FA컵 결승전에서 3골을 넣으며 팀을 우승으로 이끈 유하이와 에딘 제코(현 맨체스터 시티)와 공격 듀오를 이루며 소속팀 VFL 볼프스부르크가 사상 첫 분데스리가 우승을 거두는데 이바지한 미시모비치가 건재해 위협적인 상대로 꼽힌다. 이에 따라 지난 ACL 16강전에서 FC서울에 무릎을 꿇은 베이징 궈안이 플레이오프를 통과해 같은 조에 배정되는 것이 가장 좋은 시나리오로 예측된다. 한편 ACL 결승전에서 비록 우승컵을 내주었지만 경기내용과 결과에서는 전혀 밀리지 않았던 광저우 헝다와 2009ACL에서 맞붙어본 적이 있는 산동 루넝도 충분히 FC서울이 제압할 수 있는 팀들임에는 틀림없다.

 

(2013 ACL에 진출했었던 구이저우 런허)
 

마지막으로 배정받게 될 호주 혹은 태국과 이외의 국가들 중 호주를 제외한 나머지 팀들을 만나는 것이 유리한 결과를 가져올 것으로 예상된다. 탄탄한 피지컬을 바탕으로 한 축구를 구사하는 호주 팀들과 경기를 해본 적이 없고 호주로 원정을 떠나려면 시즌 중 10시간이 넘는 장거리 비행을 감수해야 하기 에 호주 팀들은 피해야 할 상대로 꼽힌다. 지난 ACL 조별예선에서 경기를 가져본 부리람 유나이티드나 플레이오프를 통해 올라온 팀들이 훨씬 수월한 상대로 예상된다.

 

명예기자가 생각하는 최상의 대진은

 

FC서울 베이징 궈안(혹은 광저우 헝다) - 가와사키 프론탈레 부리람 유나이티드 이다.

 

먼저 베이징 궈안은 지난 ACL 16강전에서 통쾌한 승리를 거둔 기억이 있는 만큼 만나기에 부담 없는 상대다. 게다가 ACL 경기를 마치고 서울월드컵경기장의 라커룸을 훼손하는 만행을 저지른 적이 있는 만큼 이에 따른 복수가 기대 된다. 만약 베이징 궈안이 플레이오프를 통과하지 못한다면 광저우 헝다와의 결승전 리턴매치도 좋은 결과이다. 산동 루넝 이나 구이저우 렌허처럼 최근 경기를 해본 적이 없는 상대보다 한 번 붙어본 상대가 조금 더 수월할 것으로 보인다.


(2013 ACL 16강전에서 만난 베이징 궈안. 사진/= FC서울 명에기자 홍성준)
 

이어서 가와사키 프론탈레는 시즌 내내 중상위권을 맴돌다가 상위권인 우라와 레즈, 가시마 앤틀러스가 시즌 막판 미끄러지며 어부지리로 ACL에 진출했다. 이에 따라 시즌 내내 상위 그룹을 형성한 산프레체 히로시마나 요코하마 마리노스 보다는 수월한 상대로 꼽힌다.


(2010 ACL에서 성남과 맞붙은 가와사키 프론탈레) 


부리람 유나이티드 역시 낙후된 그라운드 시설과 무더위가 경계대상이지만 지난 대회에서 상대해 본적이 있고 태국 프로축구 자체의 실력은 높지 않아 승점 6점을 거둘 수 있는 유력한 상대로 예상된다.



(2013 ACL에서 FC서울과 한 조였던 부리람 유나이티드. 사진/= FC서울 명예기자 홍성준) 

비록 아쉽게 준우승을 거두었지만 2년 연속 ACL에 진출하며 K리그 명문 클럽으로 자리매김한 FC서울. 지난 대회에서의 좋은 기억을 되살려 조별예선을 통과해 우승컵까지 나아갈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할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글/= FC서울 명예기자 이명수(leems777@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