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뻐하는 최용수 감독대행. 그는 오늘 경기가 끝난 뒤 지쳐보이는 모습이었다.(출처 : FC서울 홈페이지)



경기가 끝나자 최용수 감독 대행은 벤치에 앉아 한동안 멍한 표정으로 허공을 바라봤다. 빡빡한 일정, 선수들의 체력, K리그 순위의 긴장감 등 얼마나 많은 요소가 오늘 그를 괴롭혔을까. 리그 후반에 항상 FC서울을 괴롭힌 부산을 상대로 했기에 그의 신경은 더욱 더 날카로웠을 것이다. 게다가 상대 사령관은 누구던가. 한솥밥을 먹었기에 너무나 서로를 잘 아는 안익수 감독 아니던가. 대구 이영진 감독에 이어 FC서울을 너무나 잘 아는 감독을 상대한 최용수 감독 대행은 마치 큰 산을 넘긴 듯한 표정이었다. 게다가 빡빡한 일정과 부상 및 경고 누적으로 인해 완전한 멤버로 싸우지 못한 FC서울로선 최선의 결과를 이끌어냈다. 게다가 오늘 꼭 승리하기 위해 월요일로 경기를 미루길 거부했던 부산을 상대로 낸 승리이기에 더 통쾌하다. 오늘 최용수 감독대행은 경기장을 찾아준 33,663명의 관중이 들어찬 서울 월드컵 경기장 관중들에게 잊지 못할 서울극장을 보여줌으로 12조의 효과를 톡톡히 봤다.

 

강정훈은 조커로서 자신의 역할을 확실하게 해주었다. (출처 : FC서울 홈페이지)



강정훈-고광민 강광라인’ FC서울 미래 이끄나?

오늘 경기 양상은 전반전과 후반전이 극명하게 나뉜다. 전반전은 부산의 판정승이었고 후반전은 서울의 판정승이었다. 이 후반전의 판정승을 이끈 공신은 바로 교체 투입된 강정훈-고광민의 '강광라인'이었다. 이들은 후반전 다소 상대 역습에 움츠러있던 오늘 경기의 흐름을 바꾸어 놓았다. TBS 해설자들조차 제대로 파악해내지 못할만큼 그들은 좌우를 번갈아 활동하며 상대를 혼동시켰다. 결국 역전 결승골은 그들의 움직임에서 이루어졌다. 최태욱의 공이 강정훈에게 이어졌고 강정훈은 침착하게 골대 구석으로 밀어 넣었다. 최태욱의 패스도 좋았지만 고광민의 포스트 플레이도 한 몫 했다. 수비수 4명이 그 곳에 모여있었기 때문이다. 이들의 플레이는 강정훈의 침투를 확실하게 도왔다. 또다시 '강백호' 강정훈의 동물적인 감각이 돋보인 부분이다.(아마도 안익수 감독의 머리 속에 "강정훈 어째서 네가 거기에 있는 것이냐!!"라는 단어가 떠올랐을지도...)


부산의 수비수 4명이 모여있는 걸 보라. 수비수 '9명' 체제의 부산을 강정훈이 뚫어냈다.(출처 : TBS화면 캡쳐)



이 둘은 사실 FC서울의 전력에 있어 핵심전력은 아니다. 하지만 이번 시즌 조커로 활약하며 상대팀의 간담을 서늘케 하는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특히 강정훈의 경우 작년엔 그렇다 할 활약을 하진 못했지만 올해는 총 7경기 출전해 2골을 기록하며 조커의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전북전에 1, 오늘 부산전에 1) 터진 2골 모두 결정적인 상황에서 터뜨렸다는 점에 있어서 높이 사야 할 것이다. 두 선수 모두 활발한 운동량이 특징이며, 예측하지 못한 움직임을 보이며 주목받는 선수들. 앞으로 FC서울을 이끌고 갈 수 있는 공격수들로 자리잡을 것으로 예상된다. (개인적으로 강정훈 선수의 별명이 얼른 강백호가 되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한다…)


3-5-2 전술에서 데얀은 고립이었다. 오늘 슈팅 기록은 '0'이었다.(출처 : FC서울 홈페이지)



맘 먹고 수비하는 팀을 어찌합니까
승리는 했지만 사실 힘든 부분도 많았던 경기였다. FC서울은 항상 '맘 먹고 수비하는 팀'에게 고전한다. 오히려 공격적인 팀과는 공격으로 한 판 승부를 한다만, 맘 먹고 수비하는 3-5-2 전술에는 약한 모습을 보인다. 오늘 경기 전반에 보여준 모습은 특히 그랬다. 전반전에 대한 평가로는 '이승렬의 활발한 움직임이 보기 좋았다'거나 '최태욱의 팀 합류가 공격 루트의 다양성을 끌고 있다.' 정도로만 평가할 수 있겠다. 오늘의 문제점은 역시 3-5-2 전술에서의 '데얀 고립 현상'이었다. 오늘 경기에서 데얀은 단 하나의 슈팅도 기록하지 못하며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사우디 원정으로 지친 이유도 있겠지만 단순히 그 이유만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 오늘은 물론 주전 선수들이 몇 빠졌기 때문에 그저 승리한 것에 만족할 수 있지만, 데얀이 아니더라도 공격을 확실하게 마무리 지을 수 있는 루트가 필요한 건 사실이다.


귀중한 동점골을 기록한 김동진. 하지만 오늘 파그너의 침투를 막느라 꽤나 고생했다.(출처 : FC서울 홈페이지)



또 역습에 약한 모습을 보였다. 측면에서 치고 들어오는 파그너, 김창수, 임상협의 침투와 반대편으로 가로질러주는 패스에 공간을 주는 모습을 보였다. 물론 스피드가 있는 선수들이기 때문에 허용할 수 있는 공간이었지만 미리 대비했어야 하지 않나 싶다. 김동진 쪽보다 오히려 발이 빠른 고요한 쪽의 측면이 훨씬 침투가 적었다는 것을 생각해보면 충분히 대비가 가능하지 않았을까. 
 


한숨돌린 FC서울, 대전전을 잡아라 !

오늘 경기로 FC서울은 귀중한 승점 3점을 챙겼다. 게다가 최용수 감독대행의 자신감도 회복했다. 기자회견에서 "모든 것에 우리가 우위에 있었다."라고 자신감있게 말할 정도로 그는 자신감을 회복했다. 부산은 확실히 껄끄러웠던 상대였고 승점을 챙긴만큼 잘 넘겼다. 또 김동진, 한태유, 최태욱 등 형님격 선수들의 복귀하는 모습도 후반 FC서울 행진에 보탬이 될 것으로 보인다.
오늘 경기로 서울의 3위 자리를 위태하게 하던 부산을 승점 6점차로 벌렸고, 오늘 경기에서 비긴 전남을 승점 5점차로 벌렸다. 수원만이 승점 3점차를 유지하며 계속해서 서울의 3위 자리를 위협하고 있다. 다음 경기는 대전과의 홈경기다른 팀들보단 상대적으로 수월한 상대지만 방심은 금물이다. 대구전처럼 덜미를 잡힐 수 있으니 긴장하고 경기에 임해야 할 것이다. 게다가 다음 라운드 수원의 상대가 대구이니만큼 우리가 대전에게 패배하면 3위 자리를 내줘야 한다는 위기감을 가져야 할 것이다
. 점점 재미있어지는 K리그. 앞으로가 더욱 더 기대된다.



/글 = FC서울 명예기자 김진웅(
akakjin45@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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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FC서울 명예기자단 2011.09.18 2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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