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대. 일반인들이라면 사회에서 서서히 자리를 잡아가며, 한창 일할 나이다. 하지만 운동선수들은 그렇지 않다. 운동선수의 30대는 베테랑으로 불리고, 심지어는 ‘노인’ 취급을 받을때도 있다. 그래서인지 베테랑 선수들은 젊은 20대 선수들에게 밀려, 주전 자리를 내놓는 경우가 허다하다. 물론 몸 관리를 잘하는 선수는 30대에도 주전 자리를 유지하는 경우도 있지만, 인간의 신체능력은 25세를 기점으로 하락세에 접어들기 때문에, 젊은 시절 몸상태를 유지 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사회 분위기도 사오정(45세 정년) 오륙도(56세까지 직장에 다니면 도둑)라는 신조어가 나올 정도로 베테랑들의 설 자리는 점점 좁아지고 있다. 하지만 FC서울의 베테랑 선수들은 여전히 자신들만의 생존법으로 팀에 보탬이 되고 있다. 비록 몸놀림이 예전 같지 않고 출장 시간 역시 줄었지만, 이들의 존재는 우승을 향해 달려가는 서울에 큰 힘이 되고 있다. 꾸준한 노력으로 FC서울의 한축을 담당하고 있는 베테랑 선수들 이들이 사는 법에 대해 알아보고자 한다. 용병 3인방인 데얀, 아디, 몰리나 역시 베테랑 이지만 모두 주전으로 활약하는 데다, 용병 특성상 거액을 들여 데려오기 때문에 어느 정도 출전시간이 보장되는 만큼, 이번엔 논외로 한다.




1. 팀을 위해선 조연도 마다하지 않는 최태욱












최태욱의 축구인생은 주연에 가까웠다. 부평고 시절 전국대회 3관왕을 차지하며 주목받았고, 청소년대표팀에도 발탁되었으며 2002 월드컵, 2002 부산 아시안게임, 2004 아테네 올림픽등 굵직한 국제대회에도 출전했다. 이후 J리그와 포항에선 잠시 주춤했지만, 2009년 전북에서 부활해 팀을 우승으로 이끌었고, 2010년 중반 FC서울에 복귀해서도 6골 2도움을 올리며 서울이 통산 4번째 우승을 차지하는데 큰 공을 세웠다.



하지만 2011년 또 다시 시련이 찾아 왔다. 무릎부상을 당하며 전반기를 날린 것이다. 그 사이 김태환, 고광민등 젊은 선수들이 자리를 메우며 최태욱의 자리를 위협하는듯 했다. 하지만 최태욱은 팀을 위한 조연 역할을 맡으며 보탬이 되고 있다. 2011년 7월에 열린 인천과의 R리그를 통해 컨디션을 조절하며 1군 복귀를 준비하던 최태욱은 당시 동북고에 재학중이던 김학승(現동국대)에게 정확한 땅볼 크로스로 어시스트를 기록했고, 8월 13일 전남과의 홈 경기에선 후반 막판 질풍같은 돌파로 상대 수비수진을 무너뜨린 뒤 정확한 패스로 몰리나가 버저비터골을 성공시키는데 간접적인 도움을 주기도 했다.



경남과의 시즌 마지막 경기에서도 어시스트를 기록하며 하대성의 해트트릭에 도움을 준 최태욱은 2011년 리그에선 단 한골도 기록하지 못했지만 3도움으로 팀에 숨은 공신이 되었다. 올해도 최태욱의 특급 조연 역할은 계속되고 있다. 김태환과 라이트윙으로 번갈아가며 출전하고 있는 최태욱은 중앙으로 직접 돌파하는 플레이보단 측면으로 넓게 움직이며, 공간을 만들고 때에 따라선 정확한 크로스로 도움을 주는 플레이에 주력하고 있다.
 


이러한 최태욱의 헌신 속에 최용수 감독 역시 “최태욱이 있으면 팀에 안정감을 심어줄 수 있다”는 말로 신뢰를 보내고 있다. 올해 최태욱은 단 한경기도 풀타임을 소화 한적이 없지만 경기 투입때 마다 보여주는 그의 헌신적인 모습은, 여전히 팀에 커다란 자산이다.




2. 언제나 성실한 모습으로 귀감이 되는 현영민










2010년 FC서울에 입성한 현영민은 주전 레프트백으로 활약하며 팀을 우승으로 이끌었고, 2011년에도 현영민은 변함없는 주전이었다. 하지만 올해 김주영의 영입으로 중앙수비가 한층 강화되자, 아디가 본연의 포지션인 레프트백으로 돌아왔고, 결국 현영민은 주전에서 로테이션 멤버가 되며 출전 기회가 예전보다 줄어들었다.




하지만 그의 존재감마저 줄어든 것은 아니다. ‘현성실’이라는 별명답게 현영민은 언제나 성실한 모습으로 팀에 보탬이 되고 있다. 현영민의 성실함은 이미 정평이 나있다. 프로 데뷔년도인 2002년을 제외하고 2003년부터 작년까지 매년 30경기 안팎의 출전 수를 기록했기 때문이다. 그리고 대학 시절까지 유니버시아드 대표 경력을 제외하곤, 이렇다 할 경력이 없는 무명선수였지만, 올림픽대표팀 상비군 시절, 국가대표팀과의 연습 경기에서 특유의 성실한 모습으로 히딩크 감독에 눈에 띄며 2002 월드컵 최종 엔트리에 포함되기도 했다.




또 그는 팀을 위한 희생을 할 줄 아는 선수다. 주전 라이트백인 고요한이 부상을 당하거나 경고누적으로 나오지 못할 시엔 현영민이 라이트백으로 출전하며 공백을 메웠고, 지난 광주전에선 교체 투입 되었음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변함없이 성실한 플레이로 팀 승리에 기여했다. 현영민의 이러한 모습은 다른 선수들에게 귀감이 되기에 충분하다. 비록 화려하진 않지만 언제나 성실한 모습으로 묵묵히 자리를 지키는 모습은 팀을 지탱해주는 든든함으로 자리 잡고 있다. 현영민의 성실함이 앞으로도 팀에 긍정적인 에너지를 지속적으로 전파해 줄 수 있을지도 관심사다.




3. 풍부한 경험으로 변함없이 서울의 골문을 지키고 있는 김용대











2010년부터 FC서울의 주전 수문장으로 활약하고 있는 김용대는 올해도 변함없이 주전 자리를 유지하며 서울의 골문을 든든히 지키고 있다. 작년 제주와의 경기에선 신영록과 충돌하며 코뼈 골절로 약 한달 정도 결장하기도 했지만, 그 기간을 제외하고 서울의 주전 골키퍼는 늘 김용대의 몫이었다.



사실 후보 골키퍼인 한일구와 조수혁도 경험만 쌓인다면 충분히 주전 골키퍼를 해낼 능력이 있는 선수다. 한일구는 김용대가 부상으로 결장했을때 그 공백을 잘 메웠고, 조수혁 역시 청소년대표 출신으로 순발력이 돋보이는 골키퍼다. 하지만 아직은 김용대가 가지고 있는 안정감과 풍부한 경험을 넘기엔 아직은 부족하다는 평이다.




지난 1999년 나이지리아에서 열린 세계청소년대회에 이동국, 김은중등과 함께 출전하며 국제대회에 첫 발을 내딛은 김용대는 이후 시드니 올림픽, 아시안컵, 월드컵등 굵직한 국제대회에 출전했다. K리그에서도 김용대는 데뷔시즌인 2002년을 제외하고 작년까지 매 시즌 30경기 안팎의 출전 수를 기록했고, 2004년 FA컵 우승, 2006년 리그컵 우승, 2010년엔 리그와 리그컵을 동시에 들어올리며, 베스트골키퍼로 선정되기도 했다.
 



이러한 김용대의 화려한 경력과 오랜 경험에서 나오는 노련미는 FC서울의 주전 수문장 자리를 유지하는데 커다란 원동력이 되고 있다. 오랜 시간, 수많은 선방으로 그의 손은 성한 곳이 없을 것이다. 하지만 그의 손은 가장 예쁘진 않아도 가장 아름다운 손임엔 틀림없다.





중국 춘추 시대 다섯 패자중 한 사람인 제나라 환공은 고죽국 정벌 후 귀국 도중 길을 잃고 말았다. 그러자 재상 환공은 늙은 말의 지혜를 빌려보자고 했고, 늙은 말 한 마리를 풀어놓아 그의 뒤를 따르자, 곧 큰길이 나오며 무사히 귀국할 수 있었다. 사자성어 노마지지(老馬之智 - 연륜이 깊으면 나름의 장점과 특기가 있다)의 유래가 되는 이야기이다. FC서울의 베테랑 선수들 역시 그간 쌓아온 경험과 연륜으로 서울이 우승을 향해 가는데 길잡이가 되어줄 것이다. 언제나 변함없는 베테랑 선수들의 헌신과 희생. FC서울의 우승을 향한 발걸음이 든든할 수 있는 이유다.

 



글=김성수 FC서울 명예기자 go16korea2002@yaho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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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corazon de seul 2012.07.10 0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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