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5월 12일. FC서울과 경남FC간의 K리그 2012 12라운드 경기가 창원축구센터에서 펼쳐졌다. 경기 전부터 '김주영 더비'로 관심을 모았던 이 경기는 후반 46분 데얀의 극적인 헤딩 결승골로 1-0 서울의 승리로 마무리 되었다. 이로서 FC서울은 승점 3점을 챙기며 리그 단독 선두로 치고 올라갔고 경남은 최근 5경기 1무 4패의 극심한 슬럼프에 빠지게 되었다. 물론 수원과 제주가 승리를 거두면서 하루만에 순위는 뒤바뀌었지만 말이다.

 

 

 

경남서포터즈가 준비한 김주영에 대한 퍼포먼스경남서포터즈가 준비한 김주영에 대한 퍼포먼스

 

 

영상은 훈훈하지만 BGM 은 '꺼져줄게 잘 살아' 였다는...영상은 훈훈하지만 BGM 은 '꺼져줄게 잘 살아' 였다는...

 

 

 

  

 

가만히 보고 있을 수 있는 퍼포먼스

 

이 날 경기장 내에서의 하이라이트는 역시 '김주영 더비'를 준비한 경남 서포터즈의 '관 퍼포먼스'였다. '경남의 김주영은 죽었다 ㅋ' 라는 현수막을 들고 나타난 이들은 김주영의 사진이 담긴 관을 직접 짜오는가 하면 김주영 사진을 영정 사진처럼 준비하였다. 인터넷에서 한창 퍼뜨렸던 '김주영 영상'도 경남 구단 측에서 전광판에 틀었다. BGM이 '꺼져줄께 잘 살아'라는 노래여서 훈훈한 영상과는 대조되어 비꼬는 것이 아니냐는 반응이 있던 영상이었다. 이것이 김주영의 경기력에 악영향을 끼쳤으면 더욱 더 재미난 경기가 되었겠지만 김주영은 보란듯이 철통같은 수비력으로 경남 팬들의 퍼포먼스를 무색하게 만들었다. 여기까지는 우리 모두가 이해를 할 수 있는, 오히려 K리그 내의 또 다른 스토리를 만들 수 있는 다소 과격하지만 나름 재미난 퍼포먼스였다고 생각한다. 물론, 김주영의 입장에서는 난처한 반응이었겠지만 말이다.

 

 

 

 

 

 

가만히 보고 있을 수 없는 퍼포먼스

 

문제는 경기가 끝난 뒤 경남FC 팬들의 행동이다. 경기가 끝난 후, FC서울 선수들이 탄 차량이 한 동안 나가지 못하고 있었다. 선수들이 차에 타는 동안 경남 서포터즈들은 속칭 '패륜송'을 부르며 선수들에게 야유를 보내더니 차를 막은 것이다. 처음에 꽤 많은 서포터즈들이 차량을 막아섰다. 경호원들의 적극적인 제제가 이루어지자 일부 흥분한 팬들이 가운데 손가락을 보이며 차를 과격하게 막기 시작했다. 경호원들과의 몸싸움도 치열하게 이루어졌다. 경호원들의 적극적인 제제 하에 FC서울 선수단 버스는 겨우 빠져나갈 수 있었고 그 뒤로도 한 동안 경남 서포터즈들은 자리에 남아서 경호원들과 다투거나 자기들끼리 다투기 시작했다.

 

 

 

 

 

 

이번 경기에서 경남 팬들이 분노할 것이라는 점은 누구나 예상하던 점이기도 하다. 특히 경남이 패배한다면 더 그 반응은 심할 것이라는 예상도 가능했다. 그 점은 김주영을 비롯한 FC서울 코칭 스태프에서도 예상을 했던 결과이기도 하다. 그렇기에 김주영도 인터뷰에서 "예상은 했지만 경기에 집중했다."라고 밝힐 정도. 그리고 경기장에서 그들이 펼친 퍼포먼스 또한 전체적인 관점으로 보면 훌륭했다. 자신들 안에서 살아 숨쉬던 '경남 김주영'을 지우겠다는 퍼포먼스였기 때문이다. 게다가 어제 경기로 김주영은 미련없이 경남을 떠날 수 있었다. 완벽한 FC서울맨으로 거듭날 계기를 마련하게 된 것이다. 경남 팬들의 퍼포먼스로 인해서 말이다.

 

그런데, 경기가 끝난 뒤 마치 훌리건 같은 태도를 보인 일부 경남 서포터즈들의 행위는 질타를 당해 마땅하다. 이는 단순히 김주영에 대한 분노가 아닌 경기에 진 감정을 주체하지 못하고 폭발시킨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그들이 어떤 생각을 가지고 이러한 행동을 하였건 정당화될 순 없다. 스포츠 사회에서 비신사적인 행동을 보이고 있는 것이었고 이는 경남 선수들에게도, 구단에게도 득이 될 것이 없는 행위에 불과했다. 아마도 저 사태가 정확하게 밝혀지고 제대로 된 저지과정이 없었다고 판단이 되어진다면 경남 구단입장에서도 비난과 징계를 피하기는 힘들 것이다. 결국 경남 서포터즈는 경기에서 져서 상처받고 자신들의 선수들에게나 구단에게도 상처를 주는, 거의 자결 행위를 한 것과 다름없다.

 

 

 

 

 

 

 

더비의 일부? 더러워진 일부.

 

"이런게 더비다"라고 당당히 외치는 사람들이 있다. 또는 자신의 분노를 비합리적으로 표출하는 것을 정당화 하는 사람들이 있다. (얼마전 인천 마스코트 유티를 폭행한 대전 서포터도 이런 사례와 비슷하다) 하지만 신사적이지 못하고 정당화되지 못할 행동들은 비난을 받아 마땅하지, 이를 더비의 일부로 포장해버리는 행위는 옳지 않다. 예전에도 이러한 사례는 많았다. 최근의 예를 들어보자. 작년 전북 서포터즈들이 FC서울 관람객들을 막아서고 돌을 던졌던 일이 있었다. 이 또한 올바른 서포팅의 문화가 절대 아니다. 더비 또한 그렇게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다. 물론 더비를 심화 시키는 과정 안에서 이런 행동들이 있을 수 있지만, 이러한 비신사적인 행위는 절대로 올바른 방향은 아니다. 진정한 서포팅은 경기장 안에서 치열하게 죽일듯이 응원하고 경기장 밖에서는 신사적인 예의를 지키는 것이 진정한 서포팅이다. 만약 경남 서포터즈들이 선수단이 버스 탈 때 야유를 보낸 정도로 끝맺음을 맺었다면 아무런 문제가 없었을지 모른다. 하지만 선수단 버스를 막아서는 행위는 문제가 있었다. 그 어떠한 행위를 하더라도 적어도 상대편에게 피해를 주는 행위는 하지 말았어야 했다. 밖에서 이처럼 소란을 피우는 것이 더비의 일부라고? 그건 더비의 일부가 아닌, 아름다운 스포츠 문화에서 더러워진 일부일 뿐이다.

 


 

 

김주영은 자신을 아꼈던 팬들에게 다가가 인사를 하고 돌아왔다. 크게 심호흡을 하는 그의 모습에서 심정을 엿볼 수 있다.김주영은 자신을 아꼈던 팬들에게 다가가 인사를 하고 돌아왔다. 크게 심호흡을 하는 그의 모습에서 심정을 엿볼 수 있다.


 

아마도 이번 '김주영 더비'를 통해 FC서울 서포터즈와 경남 서포터즈와의 관계는 극도로 악화되었을 것으로 보인다. 경남 서포터즈의 선수단에 대한 몰상식한 행위는 두고두고 회자될 것이 분명하다.(이번이 처음은 아니지만) 아마도 이번 경기 이후 FC서울과 경남의 경기는 일종의 더비 계열에 들어설 수도 있다. 일말의 스토리가 존재하고 양 팀 사이에 단순한 경기 외적인 요소들이 작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 감정 안에서 많은 일들이 벌어졌고 앞으로도 벌어지겠지만 비신사적인 행위는 용서받지 못할 행위임은 분명히 하고 넘어가야 할 듯 하다. 경기가 끝나고 김주영이 경남 서포터즈에게 가서 인사를 하고 돌아올 때 경남 서포터즈의 야유가 쏟아짐과 동시에 FC서울 서포터즈에서는 김주영을 외치는 응원이 들렸다. 경남의 야유와 FC서울의 응원이 오묘하게 겹쳐지는 그 모습이 진정한 응원문화의 묘미가 아니었나 싶다.



 


FC서울 선수단 차량이 빠져나간 뒤 경남 서포터즈들은 김주영의 경남 유니폼을 일부 태우고 찢어서 버렸다.FC서울 선수단 차량이 빠져나간 뒤 경남 서포터즈들은 김주영의 경남 유니폼을 일부 태우고 찢어서 버렸다.

 

 

프로 스포츠의 수준을 측정함에 있어 일반적으로 기준이 되는 점은 여러 개가 있다. 해당 스포츠 선수들의 실력, 관중수, 구단 지원 상황 및 관리 등이 그 예가 될 수 있겠다. 그 중 가장 눈에 보여지고 실질적인 수준으로 보여지는 것은 바로 응원문화가 될 것이다. 신사적인, 합리적인 응원이 펼쳐지고 불만을 표출할 때도 비폭력적인, 피해를 주지 않는 선을 지키려 노력하는 모습이 정착되어 있는 응원문화라면 그 자체로도 선진 응원 문화를 이끌고 있다고 봐도 무방할 듯 하다. 그런 연장선상으로 볼 때, 토요일 경기에서 만약 경남 서포터즈들이 도를 넘지 않았다면 K리그 응원사에 남을 퍼포먼스를 한 것으로만 기억되었을 것이다. 하지만 도를 넘어서면서 해당 퍼포먼스에 대한 이야기보다 비신사적인 행동을 한 이야기가 더 회자될 것으로 보인다.

 

그 응원문화의 선과 악의 기준점을 두는 것이 어려울 수 있다. 경남 서포터즈들이 경기가 끝난 후 김주영의 유니폼을 불태우고 찢어 버린 행위 등은 FC서울 입장에선 화나는 일일 수도 있으나 크게 비난을 받을 행위라고 보긴 어렵다. 누군가에게 크게 피해를 준 행위는 아니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일단, 올바른 응원문화의 첫번째 예로 '서로에게 물리적 피해는 주지말긔 없긔?' 정도로 정하는 것이 좋겠다. 돌을 던진다거나, 물리적인 충돌이 일어난다거나, 실질적인 피해를 주는 행위는 서로 피하는 것이다. 대부분의 팬들은 이 점을 제대로 알고 있지만 일부 팬들의 몰상식한 행위 때문에 같이 욕먹는 건 억울하지 싶다. 이 점만 모든 팬들이 숙지하고 응원문화를 이끌어간다면 프로 스포츠 문화는 훨씬 높은 수준으로 올라설 것이다.

 

 

/대전폭격기(akakjin45@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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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FC서울 명예기자단 2012.05.14 07:23




최근 ‘좋은 예 vs 나쁜 예’의 컨텐츠가 유행이다.

어느 한 가지의 주제를 두고 호불호(好不好)로 나눔으로써 독자들에게 웃음을 선사하는 것이다. 서울 월드컵 경기장에서도 ‘좋은 예 vs 나쁜예’를 찾을 수 있다.

‘응원문화의 좋은 예 나쁜 예‘ - 지금부터 살펴보자.
‘소리지르기’의 좋은 예 VS 나쁜 예

경기장에서 소리를 지르는 행동만큼 시원하고 스트레스가 해소되는 일은 없는 듯하다. 다같이 구호를 외치며 신나게 뛰다보면 어느새 90분이란 시간이 흘러가 있다. 경기장에서의 ‘큰소리’는 꼭 필요한 존재이며 선수들에게 큰 힘이 된다.

허나 가끔 온갖 욕설을 사용하며 응원하는 사람들로 하여금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사람들이 있다. 그들은 그 누구보다 큰 목소리로 심판을 욕하거나 선수들에게 소리친다. 이러한 욕설을 재밌어 하시는 분들도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하지만 그 욕설과 비방을 듣고 있을 어린이들을 생각하면 온 몸에 소름이 돋는다.

욕을 하는 사람들은 ‘아이들이 우리보다 더 많은 욕을 알고 있다’며 자신들의 욕설을 합리화 시킨다. 하지만 아이들은 그러한 현장에서 욕설의 종류를 배우는 것이 아니라 욕설의 자세를 배우기 때문이다.

욕을 하면서 응원을 하기 보다는 그 에너지를 조금만 아껴서 경기가 끝난 후 힘든 몸을 이끌고 인사를 하러 오는 선수들에게 써보자. 우리 선수들에겐 힘찬 박수와 환호성이 욕설보다 훨씬 큰 힘이 될 것이다.
‘흡연’의 좋은 예 VS 나쁜 예

경기장을 찾는 팬들의 불만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부분이 바로 ‘흡연’에 대한 불만이다. 하프타임이 되면 흡연자들의 담배 연기 사이로 어린이들이 뛰어다니는 모습을 자주 볼 수 있다. 게시판에 올라온 박덕순님의 “아이들 학교에서는 술 담배는 나쁜 것이라고 가르치는데 왜 어른들은 나쁜 것을 하냐고 물어보면 할 말이 없습니다”라는 댓글은 흡연자로 하여금 할 말이 없게 만든다.

금연이 가장 좋은 예가 되겠지만, 흡연자에게 금연은 너무나 힘든 것이다. 우리 모두 경기장에서만이라도 흡연을 참는 것이 가장 좋은 예가 아닐까? 아이들을 생각해보자.
‘쓰레기 처리’의 좋은 예 VS 나쁜 예

축구장에서 경기를 관람하면서 먹는 즐거움도 크다. 치킨, 피자, 과자는 물론이고 간단한 맥주 한 잔도 관람의 흥을 높여준다. 문제는 쓰레기다. 경기가 끝난 후 관중이 모두 나가고 나면 곳곳에 보이는 쓰레기들이 있다. 많은 FC서울 팬 분들이 쓰레기를 가져가지만 일부 팬 분들이 아직 쓰레기를 버리고 그대로 가는 경우가 있다.

쓰레기를 치우는 건 어렵지 않다. 먹으면서 봉지에 넣어주면 된다. 그리고 집에 갈 때 쓰레기통에 넣으면 된다. ‘내가 만든 쓰레기는 내가 치운다’라는 생각을 하게 되면 경기가 끝난 서울 월드컵 경기장에는 관중들의 뜨거운 열기만이 남아있게 될 것이다.
‘음주’의 좋은 예 VS 나쁜 예

한 맥주 광고에서 나오는 것처럼 맥주를 먹으며 축구를 보는 것은 진짜 맥주 맛을 즐기는 방법 중에 하나일 것이다. 하지만 지나친 음주는 나쁜 예를 끌어낸다. 지나친 음주로 인해 같이 경기를 즐기러 온 사람들에게 피해를 준다는 것이다. 술 냄새뿐만 아니라 술에 취하게 되면 지나친 고성방가 등 좋지 않은 응원이 이어진다는 것이다.

경기를 보면서 맥주를 많이 마시기보다는 경기가 끝난 후 아지트를 찾아 맥주 한 잔 하는 것은 어떨까? 경기에 대해서 이야기도 하면서 취하게 마셔도 상관없으니 말이다.

/ 글 = 김진웅 명예기자 akakjin45@naver.com
/사진 = 유승철 명예기자

*촬영에 협조해 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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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서울폭격기 2011.04.21 1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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