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C서울이 홈 개막전 징크스를 보란듯이 깨며 1승을 기록했다. '역시 데몰리션!'이라는 감탄사를 연발하게 했던 경기였다. 데얀은 논란을 잠식시키는 절묘한 헤딩으로 이운재를 무너뜨리고, 몰리나는 훌륭한 몸놀림으로 이운재를 무너뜨렸다. 이 둘 뿐만 아니라 모든 선수가 오랜만에 FC서울만의 오밀조밀한 패스 플레이와 빠른 공격 전개를 보여주면서 올 시즌 'FC서울 축구'의 귀환을 알리는 서막을 알렸다.






어제 경기의 MOM(Man of The Match)는 결승골을 넣으며 멋진 활약을 보여준 데얀에게 돌아갔지만 데얀 못지 않게 완벽한 활약을 보여준 선수가 한 명 더 있다. 바로 오른쪽 윙백으로 활약하기 시작한 고요한 선수가 바로 그 주인공이다. 어제 경기에선 데얀과 함께 핫 이슈가 되고 있는 몰리나의 그늘에 가려 언론의 스포트라이트를 받지 못했지만 어제 경기에서 공격과 수비에서 가장 활발했던 선수는 고요한이었다. 오늘은 그에 대해서 이야기를 해보고자 한다.



투고화투 패가 쫙쫙 안 붙던 시절엔...


화투판에서 투고는 참 애매하다. 쓰리고는 꽉 찬 느낌이고 원고는 이제 시작한 느낌이다. 투고를 외칠 정도면 '왠지 쓰리고까지 갈 수 있을 것 같은데...?'라는 느낌이 있을 때다. 투고를 외치고 화투패가 제대로만 붙어준다면 쓰리고는 시간문제고 큰 승리를 거둘 수 있는 건 당연지사다. FC서울도 투고를 외쳤다. 급하게 외친 것인지, 아니면 그들에게 딱 맞는 패가 없어서였는지...아무튼 그 동안 FC서울의 투고는 매우 애매하게 팀에서 머무른 건 사실이다. 특히 투고 중 고요한이 맞는 패가 없어보였다. 딱히 떨어지는 능력은 없지만 그렇다고 드러낼 능력도 없어 보였다. 빠른 발이 주특기라면 주특기였다.






그가 본격적인 출전 기회를 잡게 된 것은 당시 포지션 경쟁자(?) 였던 이청용이 볼턴 원더러스로 이적한 뒤부터다. 오른쪽 측면 미드필더로 활약하게 된 그는 좋은 모습을 보여주며 2009년에는 국가대표까지 승선했었다. 하지만 그의 능력에 딱 맞는 듯한 위치를 찾기 힘들어보였다. 빠른 발과 더불어 다부진 움직임을 보여주지만 킥의 부정확성 등으로 인하여 가끔 중앙 미드필더로 기용될 때 최악의 모습을 보여주었다. 패스가 끊기기 일쑤였고 공격의 흐름을 끊어놓는 역할이었다. 아마도 본인을 비롯한 많은 팬들이 고요한에게 걸었던 기대감을 거두던 때가 아니었을까 싶다.



쓰리고로 가겠다는 타짜 최용수 감독의 한 수


투고에 대한 최용수 감독의 믿음은 확실하다. 아무래도 함께 해 온 시간이나 지낸 시간이 길어 그들의 잠재적인 능력에 대해서 누구보다 잘 알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때마침 고광민이 등장, 어감상 '쓰리고'는 완성이 되었다. 우연의 일치지만 시기상 작년 시즌부터 고명진과 고요한은 최용수 감독의 믿음 하에 자신들의 자리를 찾아가기 시작했다. 여지껏 쓰였던 '유망주'라는 딱지를 드디어 뗄 타이밍이 온 것이다.

최용수 감독은 고요한을 오른쪽 미드필더보단 오른쪽 윙백 자리에 배치하기 시작했다. 마치 타짜가 패를 바꾸는 듯한 한 수였다. 사실 처음 최용수 감독이 고요한을 윙백으로 출전을 시켰을 땐 '아, 최효진의 공백이 정말 크구나.'라는 걸 느꼈다. 최효진의 빈자리를 메워줄 선수가 정녕 없기에, 고요한을 저 위치에 기용한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면 흐를수록 그 선택은 '땜빵'용이 아닌 고요한의 잠재력(이른바 포텐)을 터뜨리는 한 수가 되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 폭발적인 모습을 보여준 것이 바로 어제인 3월 10일 전남전이었다.



그의 전남전 활약 Key Point였던 이유


2라운드 전남전에서 그의 플레이를 치켜 세우는 이유는 간단하다. 데얀과 몰리나의 공격에 윤활유가 될 플레이를 보여주었기 때문이다. 특히 간간히 보여주었던 오버래핑으로 인해 전남 수비진은 쉽게 무너졌다. 그리고 수비에 있어서도 측면에서 치고 들어오는 전남의 플레이를 번번히 차단하면서 전남의 맥을 빼놓았다. 진정한 '윙백 교과서'를 그대로 보여주었다.






그가 돋보일 수 있었던 건 어제 오른쪽 윙어들의 부진일 수도 있다. 선발로 출장했던 최태욱은 그렇다할 활약을 보여주지 못하고 교체되었고 교체되어서 들어온 김태환은 빠른 발로 드리블은 이어졌지만 그렇다 할 크로스나 결정력을 보여주지 못했다. 그 와중에 그들의 뒤를 받춰주는 고요한은 윙백으로서 모든 걸 보여주었다. 그의 오버래핑은 데얀과 몰리나, 고명진을 도왔고 그의 수비는 김진규, 김동우를 도왔다. 플레이 무게 중심의 축을 오른쪽으로 이끌고 오면서 경기를 전체적으로 지배를 했다. 윙백 고요한이 숨은 곳에서 지배했던 경기였다.



맞는 옷을 입고 비상하라 고요한


사실 오른쪽 윙백으로 전환한지 얼마 되지 않은 고요한은 아직 최효진에 비해선 '아기'일 수 있다. 체격면에서는 비슷할지 모르지만 최효진 특유의 태클이나 몸놀림은 아직 고요한이 배울 부분이 많다. 하지만 지금의 고요한 모습이 지속된다면 K리그를 대표하는 윙백으로 성장할 가능성이 다분히 높아보인다. 물론 최효진이 FC서울로 복귀를 하게 된다면 고요하는 다시 오른쪽 미드필더로 복귀할지 모른다. 하지만 고요한은 이번 기회를 다시금 잘 잡았으면 좋겠다. 오른쪽 측면 미드필더의 자리는 항상 대기자들이 즐비하던 FC서울이다. 오히려 오른쪽 윙백의 자리는 FC서울의 오랜 고민거리이기도 하다. 좋은 자원이 있던 때에도 부상으로 시달렸다. 지금도 역시 전문적인 오른쪽 윙백의 부재가 아니던가. 이럴 때가 오히려 고요한에겐 전환의 기회고 성장의 기회가 될 수 있다. 그가 가진 능력을 모두 보여줄 수 있는 포지션은 어찌보면 측면 미드필더보다 윙백일지 모르겠다는 생각이 드는 건 나뿐일까. 조금 더 지켜봐야 할 부분이지만 전남전과 같은 경기력을 보여준다면 최고의 윙백이 될 수 있을 것이란 생각이 든다.




* 그나저나 글과는 관계 없지만 우리 김동우 선수. 왜 그렇게 실력이 늘었나요??^^ 정말 믿음직스러워졌음 !

 

/대전폭격기 akakjin45@naver.com
블로그 (http://blog.naver.com/akakjin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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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FC서울 명예기자단 2012.03.11 17: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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