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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C서울 이야기/명예기자의시각

K리그 최초 3년 연속 두 자릿수 도움 몰리나. 그의 기록이 특별한 이유








지난 716일 강원과의 원정 경기. 후반 13분 코너킥 상황에서 키커로 나선 몰리나는 문전으로 정확한 킥을 날렸고, 이는 김진규의 헤딩골로 연결됐다. 이번 시즌 10호 도움. 이로써 몰리나는 K리그 최초로 3년 연속 두 자릿수 도움을 기록했다.(2011 시즌 12도움, 2012 시즌 19도움) 사실 도움은 굉장히 어려운 기록이다. 정확한 패스가 필요하거니와 그 패스를 이어받은 동료가 반드시 골로 연결해야 인정되는 기록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몰리나가 기록한 3년 연속 두 자릿수 도움은 더욱더 대단하게 느껴진다. 여러 기록을 남기며 K리그의 역사가 되어가고 있는 몰리나. 그의 도움 기록이 특별한 이유를 알아보자.

 






성남 시절 몰리나는 두 자릿수 도움을 기록한 적은 없다. 직접 본인이 해결사 역할을 하는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서울에는 데얀이라는 존재가 있기에 도움에 더 치중할 수 있었다. 몰리나가 입단한 2011년 이후 데얀이 기록한 67골 중 무려 19골이 몰리나의 도움을 받아 기록된 것이다. 그 덕에 이 둘은 데몰리션 듀오라고 불리면서 K리그를 지배할 수 있었다.




몰리나의 도움을 시간대별로 분석해보면
, 그의 도움은 전반 초반(0~10) 그리고 후반 초반(0~10)과 후반 중 후반(20~30, 30~40, 40~45)에 각각 5개씩의 도움을 기록했다. 이는 몰리나의 도움으로 인해 서울이 경기 초반에 유리한 흐름을 가져갔거나, 경기 후반에도 집중력을 잃지 않으며, 상대를 긴장시켰다는 것을 증명한다. 실제로 서울은 지난 2011515일 경남과의 홈경기에선 몰리나가 전반 9분 기록한 도움으로 인해 3-1 압승을 거두었고, 작년 홈 개막전 전남과의 경기에선 전반 4분에 나온 몰리나의 도움이 2-0 승리를 부르기도 했다. 그리고 2012년 강원과의 원정경기, 경남과의 원정경기, 성남과의 원정경기에선 모두 인저리 타임에서 도움을 기록하며, 서울 극장에 단단히 한몫했다.




몰리나의 도움은 결정적인 순간에도 빛을 발했다
. 201142. 첫승이 간절했던 전북전에서 전반 20분 데얀의 선제골을 도왔고, 최용수 감독의 데뷔전인 430일 제주전에서도 멋진 프리킥으로 박용호의 헤딩골을 도왔다. 2012310일 전남전에서는 이른 시간에 나온 도움으로 인해 팀이 홈 개막전 징크스를 터는데 한몫했고, 88일 경남전, 811일 성남전에선 연속 경기 도움으로 우승으로 가는 승부처에서 중요한 역할을 했다.




또 몰리나는 몰아치기에 능하다
. 몰리나는 연속 경기 도움을 무려 9번이나 기록했다. 게다가 2012429일 강원전부터 2012528일 인천전까지 기록한 5경기 연속 도움은 K리그 연속 경기 도움 2위에 올라 있다. 올해도 2경기 연속 도움, 3경기 연속 도움을 각각 한번씩 기록하는 등 몰리나는 한번 불붙으면 멈출 줄 모르는 도움 능력을 보이고 있다.









몰리나는 도움에만 능한 것이 아니다. 몰리나는 득점에서도 뛰어난 능력을 보이고 있다. 몰리나는 데뷔시즌 10골을 시작으로, 201012, 201110, 201218골을 넣으며 매 시즌 두 자릿수 득점을 기록하고 있다. 실제로 그는 직접 골을 넣으며 해결사 역할까지 톡톡히 해냈다. 2011813일 전남과의 홈경기에서 몰리나는 후반 인저리타임에 극적인 골을 터트리며 팀의 1-0 승리를 이끌었고, 덕분에 최용수 감독은 격렬한 세리머니로 바지가 찟어지기도 했다. 또 작년 강원과의 경기에선 해트트릭과 함께 3개의 도움을 기록하며 K리그 최초로 골 도움 동시 해트트릭이라는 진기록을 남겼고, 전북과의 홈경기에선 멋진 시저스킥으로 팀의 우승을 자축하는 골을 터트렸다. 올해 첫 승을 거둔 대구전 에서도 선제골을 넣으며, 팀의 4-0 대승의 서막을 알리기도 했다.




현재
2년 연속으로 10-10을 달성한 몰리나는 올해 5골만 더 기록할 경우 3년 연속 10-10 달성도 가능하다. 만약 20경기 이내에 10-10을 달성할 경우 2011년 이동국이 세운 최단 기간 10-10 기록도 경신이 가능하다. 몰리나의 도움은 팀의 승리 확률을 높혀주기도 한다. 몰리나가 도움을 기록했을 때 FC서울 은 3041패라는 어마어마한 성적을 거두고 있다. 서울을 상대하는 팀은 몰리나의 발끝을 막기 위해 많은 고민을 해야 할 것이다.




몰리나의 축구 인생을 보면 탄탄대로를 달린 것처럼 보인다
. K리그에서는 늘 승승장구하는 모습만 보였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에게도 시련은 있었다. 2003년 멕시코의 모렐리아에 입단하며 첫 해외 생활을 시작한 몰리나는 지독한 외로움 탓에 제 기량을 발휘할 수 없었고, 결국 반년 만에 고국으로 복귀해야 했다. 하지만 몰리나는 이때의 경험으로 인해 K리그에서 성공할 수 있었다고 말한다.







시련을 겪은 탓인지 몰리나는 완벽한 마인드와 강한 책임감을 가지고 있다. UAE 알 아인에서 뛸 당시 콜롬비아에 머물던 아내가 첫 아이를 임신한 상태였지만, 몰리나는 팀에 남아 축구에 열중했다. 몰리나 본인도 당시엔 아내가 힘들지 않을지, 아이는 어떻게 태어났을지 등 많은 걱정에 신경이 쓰여서 축구에 전념하기 어려웠다고 밝혔지만, 그는 변함없이 팀을 지켰다.




지금까지 세운 기록만으로도 일일이 열거하기 힘든 기록을 보유중인 몰리나
. 그가 남긴 기록만으로도 그는 K리그의 전설이 되기에 충분하다. 하지만 아직 그가 도전할 기록은 남아있다. 바로 에닝요가 세운 최단경기 60-60 기록 도전과 K리그 최초 3년 연속 10-10 달성 이다. 현재 137경기에 출전해 5552도움을 기록중인 몰리나는 지금의 페이스를 유지한다면, 207경기만에 달성한 에닝요의 60-60 달성을 쉽게 경신할 것으로 보인다. 5골만 더 기록하면 10-10 달성이 가능하기에 이 기록 역시 무난하게 성공할 전망이다. K리그의 살아있는 전설 몰리나. 앞으로 어떤 기록으로 K리그 역사에 자신의 이름을 새길지 주목된다.

 



=김성수 FC서울 명예기자 sskim1227@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