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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C서울 이야기/명예기자의시각

[폭격기칼럼] 데얀 이적, FC서울 그림을 다시 그려라




레츠고 데얀, 어디 가.. 데얀..

데얀과의 이별소식은 FC서울 팬들에겐 충격이 아닐 수 없다. 모두의 마블을 하며 서울에 랜드마크를 세워놨는데 홀라당 날린 느낌이랄까. 허탈하기도 하면서 막막하기도 한 데얀의 이적 소식이다. FC서울 뿐만 아니라 K리그에 어마어마한 기록을 남겨둔 그를 떠나보내는 것이 쉽지는 않지만 이미 도장은 찍었고 그는 장수로 넘어간다. 이제 그를 볼 수 있는 건 ACL에서나 가능한 일이 아닐까 싶다. 어찌하겠는가. 자본주의 사회에서 그를 떠나보내야 하는 건 잡을 수 없다는 것을 인정하고 보내주어야 한다.
감성적인 태도는 얼른 정리하는 것이 좋다. 상실감이라는 것은 새로움에 대한 설레임도 동반한다. FC서울은 데얀을 잃은 상실감을 얼른 떨쳐내고 새로운 FC서울 리빌딩이라는 설레임을 받아들여야 한다. 단도직입적으로 '데얀의 팀'이라고 불리울 정도로 FC서울은 데얀에 대한 의존도가 높았고 데얀의 영향력은 어마어마했던 만큼 데얀이 없는 FC서울의 전략은 데얀이 없이는 그려내지 못했다. 이제 그 그림을 그려낼 때이고 FC서울만의 색채를 다시 한 번 잡는데 기회라고 토닥여보지만 역시 힘들다...






꼭 데얀만한 선수를 데려와야 하는가?

데얀에 대한 추억, 그의 업적을 다루는 기사들은 질리도록 보셨을테니 쓰지 않겠지만 데얀에 대해서 한 마디는 해야 이 뒤의 설명이 자연스럽게 이어질 수 있을 듯 하다. 데얀이라는 선수를 '최고의 공격수'라고 칭하기엔 참 칭호자체가 부적절하다. 그는 적어도 K리그 안에서는 '최고의 선수'였음이 분명하다. 공격수를 넘어서 선수 그 자체로서의 영향력이 무지막지 했기 때문이다.
한때 인천의 유병수가 각광을 받았었다. 당시 유병수가 데얀보다 나은 선수라고 말했던 사람들이 많았는데 난 전적으로 반대했었다. 유병수는 골을 잘 넣는 선수였고 데얀은 경기를 지배하는 선수였다. 내가 FC서울 팬이라서가 아니라 클래스가 다른 문제였다. 이를 다른 방식으로 이야기하면 데얀은 '팀의 색깔을 지배할 수 있는' 최고의 선수이자 위험한 선수라고 이야기 하고 싶다. 즉, 데얀이 빠진 '공격수 자리'에 다른 '공격수'를 넣는다고 해서 대체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라는 것이다. '데얀'이 빠지면 '데얀'이 들어가야 한다. 즉, 현실적으로 보았을 때 데얀을 대체할 선수는 현재 K리그 클래식에서 구하기란 불가능에 가깝다는 것이다. 데얀이 빠진 FC서울에서 현재의 경기력을 유지하려면 다른 포지션까지의 보강이 필수적이다. 그렇기 때문에 데얀을 대체할 선수를 찾기보단 팀을 리빌딩 해야한다고 본인은 생각하는 것이다.
이 작업은 생각보다 중요한 작업이다. 이 작업이 확실하게 이루어지면 '한 선수의 부재'로 인해 팀의 색이 변하기 보다 팀이 빌딩이 된 후 각 요소에 맞는 선수들을 배치, 좋은 선수가 들어오면 그 선수가 팀을 바꾸기 보단 팀의 패턴과 플레이 스타일을 '강조'해 줄 수 있는 시스템이 구축될 수 있는 중요한 시기라는 것이다.






미드필더를 탄탄히 하여 데얀없는 곳을 채워야

팀을 리빌딩함에 있어 현재 FC서울의 자원들로 보았을 때 가장 좋은 방향은 바로 '미드필더가 확실한 팀'이라 할 수 있다. 강한 미드필더의 압박과 패스웍으로 상대를 조는 스타일이 구축되는 쪽이 가장 빠르고 그것이 서울의 스타일이다. 귀네슈 감독 시절, FC서울은 특유의 젊음과 빠른 패스웍으로 '재미있는 축구'를 구현해냈다. K리그의 수준을 올려놓았다는 평을 들으며 서울은 K리그 최고의 인기구단으로 거듭났다. 당시 터졌던 선수들이 바로 기성용, 이청용 아니었던가. 전통적으로 FC서울은 미드필더가 강했으며 현재도 국내 최고의 미드필더진이라 할 수 있을 정도로 선수진이 탄탄하다. 하대성, 고명진, 고요한 등 인정받는 선수들과 내가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최현태 등의 선수들은 FC서울의 미드필더를 이끌고 나갈 귀중한 인재들이다.
다만, 현재의 미드필더진에 2진을 두어야 앞으로 FC서울의 팀색깔을 잡는데 더욱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왜냐하면 1진에 있는 선수들의 부재상황 또한 고려를 해야 한다는 것이다. 특히 하대성, 고명진의 경우 폼이 점점 올라오고 있어 해외로의 이적을 염두에 두지 않을 수 없다. 더불어 현재 FC서울의 미드필더 후보군 선수들이 아직까지는 특별한 두각을 드러내지 않고 있어 1진에 배치된 선수들의 부재시 메워주기 힘든 위치에 있어 이를 더욱 견고히 하여 스쿼드에 흔들림이 없게 하는 것이 중요할 것으로 보인다.
이 미드필더 강화에 있어서 역시 가장 떠오르는 선수는 제파로프다. 황보 관 감독 시절 제파로프가 황당하게(?) 떠난 기운이 없지 않아 있지만 다시 K리그로 돌아왔고 그의 예전 FC서울에서의 플레이나 서울에 대한 애정도를 보았을 때 그의 영입은 FC서울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개인적으로 제파로프를 굉장히 좋아하기 때문에 그가 다시 FC서울로 돌아오기를 간절하게 소망해본다.






공격수, 골을 확실히 터뜨려줄 묵직한 선수로

그렇다고 공격수를 소홀히 해야한다는 말은 절대 아니다. 결국 미드필더의 강화는 '골'로 이어지는 과정을 탄탄하게 할 뿐이지 결국엔 골은 공격수가 성공시킨다. 그런 관점에서 보았을 때 팀이 리빌딩 되는 과정에서 공격수는 골문 앞에서 침착하게 골을 완성시킬 수 있는, 묵직한 선수가 필요하다. 대표적인 롤 모델의 선수는 이동국이다. K리그 클래식에서 데얀만큼 팀을 지배하고 결정력을 보여주는 이동국 같은 선수를 영입하면 좋겠지만 흔치 않은 것이 사실이다. 그렇게 팀을 지배하는 선수가 아니라면 그러한 골 결정력을 가지고 있는 선수를 영입해야 한다. 즉, 꾸준한 미드필더의 지원사격을 골로 성공시켜줄 그럴 선수가 필요하다. 화려한 도미보단 텁텁한 가자미 같은 채치수같은..그런 공격수가 필요한 시점이다.






숨고르고 장기적인 팀으로의 행보가 중요해

최용수 감독은 그 동안 쉴새없이 달려왔다. 리그를 우승하진 못했지만 ACL 준우승과 더불어 국내외적으로 그 지도력을 인정받는 인물이 되었다. 이제 최용수 감독 또한 머리 속에서 감독이 그려낸 'FC서울'을 구축할 청사진을 그리고 있을 것이다. 그 과정에 있어서 데얀이 빠졌다. 몰리나와 아디 역시 거취가 정해지진 않았지만 장기적인 플랜으로 보았을 때 그들 또한 장기적인 플랜에서 과감히 제외를 한 채 리빌딩을 진행해야 할 것이다. 그리고 현재 FC서울의 스쿼드를 보면 선수들의 연령층이 높은 편에 속하기 때문에 이에 대한 대책도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더불어 유소년 축구 체제나 어린 선수들을 양성하는데에 있어서 K리그에서 최고라 할 수 있는 FC서울이 앞으로의 플랜에서 어린 선수들을 적절히 활용한 팀 구성도 고려해 볼만한 사안이라 할 수 있다. 이번 리빌딩을 잘 마친다면 FC서울은 앞으로 꾸준한 강팀으로 성장하게 될 것이다.


/대전폭격기 (akakjin45@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