숫자 1부터 10까지 FC서울과 관련된 스토리는 무엇이 있을까? 10개의 숫자로 모든 걸 파헤칠 수는 없지만 조금은 다른 시각으로 FC서울을 들여다볼 수 있는 시간을 가져보고자 숫자로 풀어봤다. 숫자로 풀어보는 색다른 FC서울. 그 하나하나에 과연 어떤 이야기가 담겨 있을까?
일기일회란 평생 단 한번 만나는 기회를 뜻한다. 최근 FC서울에서 ‘일기일회’를 맞이했던 선수는 누구일까. 바로 여효진 선수이다. 이 선수를 숫자 ‘1’을 통해 조명해보고자 한다. 여효진은 2006년 K리그에 입단하였지만 군입대와 잇단 부상, 일본 진출 등으로 그에게 선발 출전기회는 좀처럼 주어지지 않았었다. 하지만 4월 2일 열렸던 전북전에서 그는 5년 만에 선발출전 기회를 얻었다. 아디와의 좋은 수비 호흡으로 전북의 공격을 차단하여 팀의 승리에 일조한 것이다. 황보관 감독도 마음고생이 심했을텐데 좋은 모습을 보여주었다며 고마움을 표현했다. 누구에게는 아무렇지 않게 갔던 기회가 여효진 선수에게는 ‘일기일회’로 주어졌다.
2.Twins. FC서울의 쿵짝 콤비는?
지난 해 주목받았던 콤비는 누가 있을까. 나란히 이적했던 최태욱과 최효진. 이들은 2010년 정규리그 우승을 차지하는데 일등공신을 했던 일명 ‘최-최 라인’ , ‘쌍최’ 라고 불리기도 했다. 서로에게 내주는 정확한 패스궁합으로 환상의 콤비를 자랑했다. 또 성남과의 K리그 29라운드 경기에서는 이승렬과 현영민의 측면 콤비가 주목받았었다. 당시 이승렬의 흘러나온 슈팅을 현영민이 다시 이승렬에게 내줬고 이승렬은 바로 골로 연결시켰던 것이다. 그 외에도 데얀과 제파로프, 에스테베즈와 최효진, 정조국과 데얀, 등등 특정 선수끼리의 정해짐 없이 상황에 따른 유연성 있는 콤비를 보여주었다. 개막한지 이제 막 한 달이 지난 올해 리그에서는 몰리나와 데얀의 콤비, ‘데몰리션 콤비’가 주목받고 있다. 4월 2일 열렸던 전북전에서는 이들의 눈부신 콤비와 맞물려 데얀의 골이 터지자마자 2분 만에 몰리나의 골이 터지는 집중력도 발휘됐다.
3.평균 3만명의 관중
FC서울에게는 그 어떤 팀보다 열성적인 응원을 보내는 ‘수호신’ 이라는 팬들이 있다. 처음 경기장을 찾는 사람들에게 ‘신선한 충격’으로 다가올 정도로, 관중석에서 응원하는 FC 서울의 팬들의 열정은 정평이 난 지 오래다. 매번 일사천리로 진행되는 응원준비와 월드컵 응원에 버금가는 함성소리는 상대팀을 제패시키기에 충분하다. 이러한 사랑으로 FC서울의 평균 관중수는 작년에 3만명을 돌파했다. 이 기세를 몰아 FC서울은 올해 평균 관중 4만명에 도전한다.
4.용병 F4
FC서울에는 외국인 선수가 4명이 있다. 몰리나와 제파로프, 아디 그리고 데얀. 누구라 할 거 없이 매 경기 뛰어난 두각을 보이고 있어 ‘F4’라는 말까지 생겨났다. 아디는 지난달 8일 K리그 1라운드 ‘위클리 베스트11’에 이름을 올렸다. 당시 팀은 하락세였지만 신출귀몰하며 눈부신 수비력을 보여주었던 것이다. 데얀은 조광래 감독이 날카롭고 연구를 많이 하는 선수라고 직접 언급했을 정도로 국내선수들에게도 귀감이 될 만한 선수다. 그는 올해 K리그 득점왕에 예상되는 선수로 1위에 랭크됐을 만큼 골 결정력도 대단하다. 제파로프는 우즈베키스탄 특급답게 중원에서 상대를 휘어잡는 능력을 소유하고 있다. 더불어 그는 정확한 패스와 화끈한 킥력까지 갖추고 있는 선수다. FC서울에게 있어서 네 명의 외국인 선수는 빛나는 4개의 보석과도 같다.
5. FC서울을 보이지 않게 지탱하는 힘. 5명의 코치
FC서울에는 황보관 감독을 포함해 총 5명의 코칭스태프가 있다. 이들은 선수들이 경기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기 위해 보이지 않게 땀을 흘린다. 지난 2000년 FC서울의 승리를 이끈 주역이기도 했으며 2006년에 선수생활을 은퇴하고 코치를 맡게 된 최용수 수석코치. 2005년에 FC서울에 입단하여 2년여간 활약한 경험이 있으며 올해부터 코치를 맡게된 이기형 코치. J-리그 주빌로 이와타, 빗셀 고베에서 코치 생활을 했던 칸노 아쯔시 피지컬 코치. 선수 생활 후 인천에서 코치로 활약한 경험이 있는 신범철 골기퍼 코치가 있다. 그 외에도 지원스태프들을 포함해 2군에서도 물심양면 애쓰는 코칭스태프들이 있다.
비록 조명은 덜 받을지라도 그들이 있기에 FC서울은 오늘도 한걸음 한걸음 전진할 수 있는 것이다.
6.6색 빛깔 FC서울
FC서울에는 6개의 매력이 있다. 작년부터 경기장 내에서의 FC서울 모습은 다소 변화가 있었다. 바로 치어리더와 마스코트 '씨드‘이다. 서포터즈들의 응원만 볼 수 있었던 기존의 축구 경기장 분위기를 넘어 ‘V걸스’라고 하는 치어리더가 탄생했다. 더불어 ‘턱돌이’로 유명세를 탄 길윤호씨의 영입으로 마스코트 ‘씨드’의 모습을 한층 더 유쾌하게 만들었다.
FC서울 테마역으로 지정되어 있는 6호선 월드컵 경기장 역에 내리면 기둥과 벽면에 FC서울 선수들의 사진이 부착되어 있다. 지하철로 경기장을 찾은 팬들에게는 선수들을 또 다른 모습으로 볼 수 있는 볼거리 중 하나이다. 풍성한 먹을거리도 6색 중 하나다. 2009년부터 ‘스페셜 치킨존’이 탄생됐는데 팬들로부터 꾸준한 인기를 얻고 있으며 경기장 밖에서는 파전과 막걸리 시음회 등 먹거리 이벤트가 진행되기도 한다. 매경기 열리는 이벤트 또한 매력적이다. 지난 3월 6일 개막전에는 어린이 테마파크로 착각할 정도로 ‘번지게임’, ‘로데오게임’과 퍼포먼스 등이 진행되었고 4월 2일 전북전에서는 밴드공연이 열리는 등 매경기 이벤트가 열린다. 작년에도 여성들을 위한 ‘퀸즈데이’를 포함해 수험생 무료초대, 대학생들만을 위해 티켓을 할인해 주는 등 다채로운 이벤트로 팬들의 입맛을 사로잡았다. 올해도 어떤 이벤트들이 팬들을 기다리고 있을지 주목된다. 또 FC서울은 4월 2일부터 K리그 최초로 DMB방송 시대를 열었다. 이날부터 TBS 서울시 교통방송에서는 FC서울의 모든 홈경기 방송이 시작되었고 차차 원정경기 중계도 늘려나갈 계획이다. 어디서나 볼 수 있다는 DMB의 장점이 있기에 팬들의 편의와 재미가 한층 더 높아졌다.
7. 유독 7과 연관이 많은 FC서울
유독 숫자 ‘7’과 FC서울은 관련이 많다. 그 인연은 작년부터였다. 7월에 7년만에 친청팀으로 복귀했던 최태욱은 팬들의 기대에 보답하듯 3경기 연속 골을 기록하는 등 좋은 활약을 보여주었다. 또 데뷔 7년만에 골을 넣은 고요한도 있다. 30경기 출전 만에 얻은 7년만의 골은 그야말로 값졌다. 또한 12월 7일은 FC서울이 정규리그 1위를 확정을 지은 날이다. 게다가 이 날에는 4만 900여명의 관중이 입장하여 ‘평균 관중수 3만명’ 이라는 타이틀에 도장을 찍은 날이기도 하다. 올해도 ‘7’의 활약이 보일 조짐인지 지난달 열린 개막전에서는 7년 만에 개막전 사상 최고 관중을 돌파했다. 특히 이번 4월에는 총 7경기가 있는데 이 경기 모두 호조를 보이지 않을지 기분좋은 추측도 예상된다.
8. 8부능선
3월에 FC서울은 가파른 길을 걸어야 했다. 마치 8부능선을 걷는 것처럼 그저 길고 힘들었다. 매년 좋은 성적으로 순항했던 FC서울이기에 3월엔 팬들의 실망과 우려가 있었던 게 사실이다. 입에 쓴 약이 몸에도 좋고, 가시에 찔리지 않고서는 장미꽃을 모을 수 없듯 3월의 8부능선은 앞으로의 행보에 있어서 승승장구하는 대로가 될 것이다.
9. FC서울의 9번째 황보관 감독
역대 감독은 1대 박세학 초대 감독을 시작으로 현재 9대 황보관 감독까지 이어지고 있다. 황보관 감독은 이장수 감독 이후로 6년 만에 다시 감독 자리에 선 한국인 감독이다. 황보관 감독은 K리그에서 선수생활을 한 바 있으며 1990년 FIFA 월드컵, 1988년 AFC 아시안컵 등에서 활약하며 화려한 국가대표 생활도 했었다. 1990년 월드컵 예선 2차전 스페인전에서는 시속 114km의 일명 ‘캐논슛’을 넣어 화제가 되기도 하였다. 은퇴 후 일본 오이타에서 코치생활로 시작된 지도자 생활로 현재는 FC서울의 감독이 되었다. 5대 조광래 감독, 7대 귀네슈 감독, 8대 빙가다 감독 등 유독 스타감독의 배출이 많았던 역대 FC서울 감독이기에 황보관 감독에 대한 기대감이 큰 게 사실이다. 이를 위한 팬들의 애정어린 시선과 황보관 감독의 노력이 맞물린다면 또 한명의 스타감독의 탄생은 따놓은 당상이다.
10. 10년만에 우승했던 2010년을 떠올리자.
FC서울은 2010년, 10년만에 K리그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그 영광과 기쁨을 올해도 누리기 위해 선수들은 땀을 흘리고 있다. ‘몇년만에’ 라는 수식어는 그 결과를 더욱 빛나게 했다. 우승컵을 들어올리지 못했던 10년 동안, 리그 순위가 대체적으로 순항했던 FC서울이지만 ‘우승’에 목말랐던 게 당연했을 터. FC서울은 우승문턱까지 다가갔다가 뒷심부족으로 몇 번의 좌절도 겪었었다. 그랬기에 ‘10’년만의 우승은 그야말로 값지고 값졌다. 새로운 선수들을 영입해 신구조화를 이뤘고 새 감독도 영입하는 등 실패와 성공을 거듭해 얻은 고진감래의 결과였다.
정상의 자리를 얻기는 쉬운일이 아니고 유지하는 것 또한 마찬가지다. 3월에 불었던 칼바람을 계기로 전심전력하고, ‘10’년 동안의 노력으로 일궜던 작년의 우승을 토대로 올해 역시 좋은 결과를 낼 수 있는 FC서울이 되길 모든 팬들이 바라고 있다. 설사 다시 승리에 주춤하는 시기를 맞이할 지라도 반전이 있는 게 스포츠라는 것을 보여줄 FC서울이다.
/글=FC서울 명예기자 이게은 eun5468@nat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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