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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C서울 이야기/명예기자의시각

FC서울. 역대 최고의 ‘왼발의 달인’은 누구?

 

 

 

 

전세계인구의 85~90%는 오른손잡이로 구성되어있다. 인구 대부분이 오른손잡이라는 뜻이다. 이는 축구라고 크게 다르지 않은데 대부분 선수들은 왼발 보단 주로 오른발을 사용하며 왼발을 주로 사용하는 선수는 극히 드물었다. 하지만 바야흐로 다양성이 인정되는 시대다. 가수 패닉도 ‘왼손잡이’ 라는 노래를 통해 ‘모두가 똑같은 손을 들 필요는 없다’고 했다. 그래서인지 과거에 비해 왼발을 주로 사용하는 선수들이 늘었다. 이들은 오른발잡이와는 차별화된 장점으로 축구계에서 맹활약 중이고 디에고 마라도나는 왼발 하나로 1986년 월드컵을 지배하기도 했다. FC서울 역시 빼어난 왼발 능력을 자랑하는 선수들이 있었다. 그럼 어떤 ‘왼발의 달인’들이 FC서울에 힘이 되었는지 알아보자.

 

 

1. 이상협

 

 

 

 

 

 

풀네임 : Lee Sang Hyup

생년월일 : 1986년 8월 3일

국적 : 대한민국

FC서울 활동년도 : 2006~2009

FC서울 통산 기록 : 65경기 12골 4도움

 

 

 

2006년 FC서울에서 프로 데뷔전을 치른 이상협은 서울팬들에게 ‘특급 조커’로 기억에 남아 있다. 실제로 그는 FC서울 소속으로 치른 65경기 중 교체 출전 경기 수는 무려 40경기다. 하지만 그는 강력한 왼발킥을 앞세워 12골을 뽑아내는 등 순도 높은 활약을 펼쳤다. 2007년 귀네슈 감독의 눈에 띄며 풀타임 K리거가 된 이상협은 그해 5월에 열린 전북과의 홈경기에서 날카로운 왼발 슈팅으로 시즌 첫골을 기록하며 활약을 예고했다.

 

 

이후 이상협은 6월에 열린 인천과의 리그, 컵대회 연속 경기에서 모두 골을 성공시키며, 당시 줄부상에 시달리던 공격진에 한줄기 희망이 되었다. 2007년에만 6골 2도움을 올리며 두두와 함께 팀내 득점 공동1위에 오른 이상협은 2008년엔 부상중이던 공격수들이 복귀하며, 조커 역할을 수행하는 경우가 많았지만, 귀네슈 감독의 신임은 변함없었다. 귀네슈는 경기에 활력이 필요할 때마다 항상 이상협을 투입했고 덕분에 이상협은 2008년 출전한 17경기 중 무려 15경기를 교체 출전하며 귀네슈 감독의 비밀 무기로 활약했다.

 

 

그해 9월에 열린 부산과의 컵대회 경기와 경남과의 K리그 경기에서 모두 교체 투입되 장기인 왼발 슈팅으로 골을 넣으며 팀을 승리로 이끈 이상협은 10월 26일 성남과의 홈경기에선 슈퍼골을 터트리며 팬들에게 강한 인상을 남긴다. 경기 내내 지속되던 0의 행진을 타파하기 위해 또 다시 귀네슈 감독은 이상협 카드를 꺼내들었고, 이상협은 그 기대에 부응하듯 멋진 골을 성공시킨다. 후반 42분 이청용의 크로스를 왼발 논스톱 발리슈팅으로 연결하며 골망을 가른 것이다. 환상적인 골을 성공시킨 이상협은 수호신들이 걸어놓은 걸개를 흔들며 환호했고, 팀에 1-0 승리를 안기며 리그 1위로 올라서는데 큰 공을 세우기도 했다.

 

 

이 골은 2008년 FC서울 베스트 골 1위에 선정되었고, 팬들 역시 그에게 ‘미친 왼발’ 이라는 별명을 선사했다. 2009년에도 출전한 21경기 중 17번의 경기에 교체 투입되며 2골을 기록한 이상협은 시즌 후 제주로 이적하며 새로운 도전에 나섰다. 2010 시즌 개막전부터 왼발로 골을 넣은 이상협은 이후 두 경기 연속으로 왼발로 골 사냥에 성공하며 ‘미친 왼발’의 명성을 이어나갔다.

 

 

그해 에만 6골 1도움을 기록한 이상협은 이 중 4골을 왼발로 만들어냈고,  2011 시즌엔 제주와 대전을 오가며 부진한 모습을 보였지만 2012년엔 다시 제주에 복귀했다. 이상협은 FC서울에서도 충분히 주전으로 뛸 수 있는 실력을 보유하고 있었지만 당시 서울엔 데얀, 박주영, 정조국, 김은중등 쟁쟁한 공격수들이 많아 조커 역할을 수행할 수 밖에 없었다. 조커 이미지를 탈피하고 싶어 새로운 도전에 나서게 됐다는 이상협은 과연 K리그를 대표하는 선수로 거듭날 수 있을지 주목된다.

 

 

2. 김치우

 

 

 

 

 

 

풀네임 : Kim Chi Woo

생년월일 : 1983년 11월 11일

국적 : 대한민국

FC서울 활동년도 : 2008.08~2010, 2012.09~

FC서울 통산 기록 : 59경기 7골 6도움

 

 

 

2008년 현금 트레이드를 통해 전남에서 FC서울로 이적한 김치우는 필자가 꼽은 두 번째 ‘왼발의 달인’이다. 김치우가 FC서울에 합류한 2008 시즌 중반 FC서울은 리그 3위를 달리고 있었지만 7승7무1패라는 성적은 우승권으로 분류되었던 전력치고는 만족스러운 수준은 아니었다. 하지만 김치우가 합류하고 나서 서울은 쾌속질주의 서막을 알렸다.

 

 

김치우는 FC서울 데뷔전인 대구와의 원정경기에서 자신의 장기인 날카롭고 정확한 왼발 슈팅으로 선제골을 뽑아내며 팀의 2-1 승리를 이끌었다. 이후 제주와의 컵대회 경기에서도 김치우의 진가가 발휘 됐고, 결국 그의 왼발에서 역전골이 나오는 등 또한번 2-1로 승리하며 상승세를 달렸다. 서울 역시 김치우가 합류한 이후 11경기에서 8승을 쓸어담으며 승승장구 했고, 김치우는 포항과의 리그 마지막 경기에서 왼발 프리킥골을 성공시키며, 자신의 왼발로 서울의 공격을 이끌었다.

 

 

해가 바뀐 2009년. 등번호도 7번으로 바꾼 김치우는 FC서울의 붙박이 주전으로 자리 잡았다. 개막전인 전남과의 경기에서 두골을 터트린 김치우는 활약상을 국가대표팀에서도 이어갔다. 북한과의 남아공월드컵 최종예선 경기를 앞두고 열린 이라크와의 평가전에서 이청용의 크로스를 멋진 발리슈팅으로 동점골을 성공시키며 쾌조의 컨디션을 자랑한 김치우는 북한과의 경기에선 자신의 왼발로 대한민국을 구한다. 북한의 밀집수비에 고전하던 대한민국은 후반 종료직전까지 0-0 스코어를 유지했지만 후반 43분 김치우의 왼발이 기적을 만들었다. 오른쪽에서 얻어낸 프리킥을 김치우가 날카로운 감아차기 슈팅으로 연결했고 이것이 그대로 골망을 가르면서 1-0을 만든 것이다. 김치우의 이 한방으로 대한민국은 조 선두 자리를 탈환할 수 있었다.

 

 

그해 5월에 열린 성남과의 리그 경기에서도 왼발 크로스로 김승용의 헤딩골을 돕는 등, 활약을 이어가던 김치우 였지만 예상치 못한 시련이 그를 덮친다. 6월 남아공월드컵 최종예선 사우디, 이란전을 앞두고 대표팀에서 훈련중이던 김치우는 스포츠 헤르니아(탈장)로 대표팀에서 제외된 것이다. 이후 국내에서 수술을 받은 김치우는 대표팀은 물론 FC서울 경기에도 나설 수 없었다. 이후 8월에 복귀해 대구, 포항과의 연속 경기에서 왼발로 1골 1도움을 기록하며 부활을 알리는가 했지만 스포츠 헤르니아 후유증으로 예전과 같은 모습을 보이진 못했고, 결국 2010년 1월에 열린 대표팀 전지훈련 명단에도 제외되며, 입지가 축소됐다.

 

 

절치부심한 김치우는 2010 K리그에서 활약을 다짐했지만 그해 5월까지 단 한 개의 공격포인트도 기록하지 못하는 부진에 빠졌고, 설상가상 남아공 월드컵 최종 명단에도 포함되지 못하며 마음고생을 해야 했다. 스포츠 헤르니아는 계속해서 김치우를 괴롭혔고 결국 교체 출장하는 횟수가 잦아졌지만, 시즌 막판 김치우는 드라마틱한 모습으로 다시 돌아온다.

 

 

1위 싸움이 한창이던 2010 K리그. 당시 대전을 상대로 시즌 마지막 경기를 치르고 있던 서울은 반드시 승리가 필요한 상황이었다. 이때 김치우가 해결사로 등장했다. 1-1로 맞서던 후반 42분. 교체 투입된 김치우가 오른발 슈팅으로 골문 구석을 찌르며 스코어를 2-1로 만든 것이다. 김치우의 이 골로 서울은 챔피언결정전에 진출할 수 있었다. 챔피언 결정전에서도 김치우의 활약은 계속 되었다. 챔피언결정전 1차전. 서울은 후반 45분까지 1-2로 끌려갔지만 제파로프의 패스를 받은 김치우가 강력한 오른발 중거리 슈팅을 성공시키며 2-2 동점으로 경기를 마칠 수 있었고, 이어서 열린 챔피언결정전 2차전에서도 김치우는 70분을 소화하며 팀의 2-1 승리를 이끌었다.

 

 

 팀이 가장 필요로 할때 해결사로 나선 김치우는 팀 우승에 일등공신이 되었고, 자신의 장기인 왼발이 아닌 오른발로 골을 성공시키는 독특한 모습을 보여주기도 했다. 이후 군복무를 위해 상주에 합류한 김치우는 서서히 예전에 기량을 회복하고 있다. 2011년 28경기에 출전해 2골을 기록한 김치우는 올해엔 3도움을 기록하며 리그 도움 순위에서 2위를 달리고 있다. 또 연초에 열린 우즈베키스탄과의 평가전에서도 헤딩과 왼발 프리킥으로 두골을 기록한 김치우는 강한 인상을 남기며, 대표팀에서도 서서히 자신의 입지를 회복하고 있다. 올해 9월엔 많은 팬들이 좋아하는 김치우가 드디어 FC서울에 복귀한다. 그의 왼발이 다시금 서울의 구세주가 될지 주목된다.

 

 

 

3. 몰리나

 

 

 

 

 

풀네임 : Mauricio Alejandro Molina Urive

생년월일 : 1980년 4월 30일

국적 : 콜롬비아

FC서울 활동년도 : 2011~

FC서울 통산 기록 : 35경기 15골 14도움

 

 

 

세 번째로 소개할 선수인 몰리나는 앞서 소개한 두 선수와는 달리 현재 FC서울에서 활동하고 있는 선수다. 2011년 FC서울에 합류한 몰리나는 데뷔 첫해 10골 12도움으로 서울의 공격을 이끌었고 올해도 현재 5골 2도움으로 팀내 최다 득점을 올리며 변함없이 활약 중이다. 16살이던 1996년. 자신의 고향인 메델린을 연고로 하는 엔비가도에서 프로 생활을 시작한 몰리나는 3년 동안 83경기에 출전해 25골을 넣으며 주목받기 시작한다. 그후 인디펜디엔테 메델린에서 뛰던 2002~2003년엔 팀이 리그 우승과 동시에 남미의 챔피언스리그라고 불리는 코파 리베르타 도레스에서 준결승까지 오르는데 큰 기여를 했고, 콜롬비아 국가대표팀에서도 활약하는 등 몰리나의 주가는 치솟았다.

 

 

그 덕에 멕시코의 모렐리아에 입단하며 해외 생활을 시작했지만 해외 생활은 몰리나에게 좋은 기억을 심어주지 못했다. 모렐리아에선 단 한골을 넣는데 그치며, 부진했고 UAE 알아인 에서도 적응하지 못해 반년 만에 고국으로 돌아와야 했다. 절치부심한 몰리나는 2007년. 또다시 해외진출에 도전했고, 이전과는 다른 모습을 보이는데 성공한다. 파라과이의 명문 올림피아에서 20경기에 출전해 8골을 기록한 몰리나는 이후 세르비아의 츠르베나 즈베즈다에서도 좋은 모습을 보였고 2008년엔 브라질의 명문 산토스에 입단하며 10번을 달고 활약하기도 했다.

 

 

그런 그가 K리그에 모습을 드러낸건 2009년 여름. 그해 7월 22일 성남과의 계약을 통해 본격적으로 K리거가 된 몰리나는 데뷔 시즌때부터 자신의 장기인 왼발을 앞세워 리그를 지배했다. 데뷔전인 포항과의 경기에서 왼발 페널티킥으로 데뷔골을 쏘아올린 몰리나는 리그와 FA컵을 포함 총 19경기에 출전해 11골 4도움이라는 놀라운 활약을 펼친다. 그의 활약은 6강 플레이오프에서도 이어졌다. 전남과의 플레이오프에서 결승골을 터트린 몰리나는 포항과의 원정경기에서도 날카로운 왼발 프리킥으로 결승골을 쏘아올리며 팀을 결승전으로 이끈다. 당시 성남은 김정우가 발목부상으로 제 컨디션이 아니었고, 장학영마저 퇴장당하며 어려운 경기를 펼쳤지만, 몰리나를 앞세워 파리아스 매직으로 대변되는 포항을 꺾는 이변을 연출했다.

 

 

2010년에도 몰리나의 활약은 이어졌다. 33경기에 출전해 12골 8도움을 기록한 몰리나는 아시아 챔피언스리그에서도 7골을 기록하며 팀을 우승으로 이끈 일등 공신이 되었다. 아시아 챔피언 자격으로 나선 클럽월드컵에서도 몰리나는 알와다, 인터밀란, 인터나시오날등 강팀등을 상대로 자신의 왼발을 앞세워 3경기에서 3골 2도움으로 인상적인 활약을 펼쳤다. 특히 브라질의 명문 인터나시오날을 상대로는 경기 막판까지 0-4로 끌려갔지만 몰리나는 날카로운 왼발 슈팅으로 두 골을 뽑아내며 K리그의 저력을 보여줬다.

 

 

해가 바뀐 2011년. 그는 성남을 떠나 FC서울에 입성하며 많은 팬들을 기대를 받는다. 2010년 우승팀인 FC서울은 몰리나의 합류로 기존 데얀, 아디, 제파로프와 함께 최강 용병라인으로 평가받으며, 강력한 우승후보로 거론되었다. 하지만 몰리나는 시즌 초반 팀에 적응하는데 애를 먹으며 예전과 같은 폭발적인 모습을 보여주지 못하고 팀 역시 리그 초반엔 디펜딩 챔피언에 어울리는 모습을 보여주지 못하며 부진에 빠졌다.

 

 

최용수 감독대행을 앉히며 변화를 시도한 서울은 그 후론 승승장구했고, 몰리나 역시 여름부터 서서히 자신의 모습을 보여주기 시작한다. 8월 13일 전남과의 경기에서 정확한 왼발 슈팅으로 버저비터골을 성공시킨 몰리나는 2주 후 강원과의 경기에선 자신의 왼발로 3골 3도움이란 믿을 수 없는 기록을 남겼다. 이 경기로 인해 몰리나는 한 경기 최다 공격포인트 기록을 갈아치웠고, 사상 최초로 골, 도움 동시 해트트릭이라는 진기한 기록으로 K리그에 역사를 남겼다.

 

 

이후 데얀이 몬테네그로 대표팀에 차출되며 컨디션 난조에 빠졌을땐 몰리나가 서울의 공격을 이끌었고, 결국 10골 12도움을 올리며 서울의 중심이 되었다. 2012년엔 초반부터 맹활약을 펼치며, 서울을 이끌고 있다. 개막전인 대구전부터 하대성의 패스를 받아 멋진 왼발 슈팅으로 시즌 첫골을 뽑아낸 몰리나는 현재 5골 2도움을 기록하고 있다. 3월에 열린 모든 경기에서 골을 기록한 몰리나는 오른발로도 두골을 터트리며 양발 모두 위력적인 무기임을 입증하고 있다. 현재 팀내에서 가장 많은 공격포인트를 기록중인 몰리나. 2012 시즌이 끝날때까지 그의 활약이 지속될지 주목된다.

 

 

글=김성수 FC서울 명예기자 go16korea2002@yaho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