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쯤 되면 환골탈태(換骨奪胎)라고 불러도 무방하겠다. 바로 FC서울의 현 상황 말이다. 최용수 감독대행 부임 이후 FC서울은 3연승의 신바람을 내고 있다. 또 8일 열렸던 상주전에선 치열한 골 공방전 끝에 4대3 극적인 승리를 거둔 뒤라 선수단 사기 역시 하늘을 찌르고 있다.
현재 서울은 3승1무1패로 나고야 그램퍼스와 동률을 이루고 있지만 승자승 원칙에 따라 조 2위에 자리하고 있다. 16강전을 홈경기로 치를 수 있는 어드밴티지가 주어지는 조 1위를 위해 서울은 항저우를 반드시 잡은 뒤 다음 날 열리는 나고야와 알아인의 경기를 지켜본다는 입장이다. 따라서 항저우전에서 베스트 멤버를 가동할 가능성이 높지만 현재 서울은 5월에 빡빡한 일정 [4/30 vs제주(H), 5/4 vs알아인(H), 5/8 vs상주(A), 5/11 vs항저우(A), 5/15 vs경남(H), 5/18 vs용인시청(H), 5/21 vs대구(H)] 을 소화하고 있고 3월 홈경기에서 항저우를 3대0으로 가볍게 완파한 기억이 있는 만큼 선수들의 체력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1.5군을 내세울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기세가 올라 있는 서울. 반면 다소 주춤한 항저우
팀 분위기도 서울이 좀 더 낫다. 현재 3연승 중이고 연승을 거둔 3경기에서 무려 9골(제주전 2골, 알아인전 3골, 상주전 4골)을 폭발시키며 공격력이 절정에 올라있다. 또 서울의 트레이드 마크나 다름없는 패싱플레이가 점점 살아나고 있다는 것도 고무적이다. 반면 항저우는 주말 리그 경기에서 김학범 감독이 이끄는 허난 젠예와 0대0 무승부를 기록하며 리그 1위 자리를 광저우 헝다에게 내주었다. 그리고 아시아 챔피언스리그에서 탈락이 확정된 터라 선수들의 동기 부여나 목표 의식이 흐릿해져 있을 수 있다.
캡틴vs캡틴
양 팀의 주장인 박용호와 두웨이의 수비대결도 관심 거리다. 2010년에 주장을 맡은 두 선수는 현재 팀의 주축 수비수로 활약 중이다. 양 선수 모두 각국 대표팀에서 최고의 유망주로 평가 받으며 엘리트 코스를 밟았고 실제로 이 두 선수는 지난 2004년 아테네 올림픽 최종예선 1차전에서 맞부딪친적이 있었는데 당시 한국이 조재진의 결승골로 1대0승리를 거두며 박용호의 판정승으로 끝났다. (2차전 중국 원정에선 당시 두웨이는 부상으로 결장했고 박용호는 김동진의 두 번째 골을 어시스트하며 맹활약 했다.) 젊은 시절 최고 유망주 였던 두 선수가 이제 팀의 주장이 되어 벌일 자존심 대결 역시 이 경기를 흥미진진하게 만드는 요소임에 틀림 없다.
Bonus Tip
앞서 소개한 두웨이는 한국 축구팬들에게 그다지 좋은 인상으로 남아있는 선수가 아니다. 2005년 셀틱 이적 당시 인터뷰에서 박지성을 평가 절하하며 한국 축구팬들의 빈축을 사기도 했던 두웨이는 셀틱 데뷔전에서 45분을 뛰는 동안 결정적인 실수로 2골을 헌납한 뒤 바로 방출 당하며 웃음거리로 전락한 적이 있다.
/글=김성수 FC서울 명예기자 go16korea2002@yaho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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