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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C서울 이야기/명예기자의시각

[FC서울 칼럼]FC서울의 고공행진. 그 이유는?



FC서울이 다시 제자리를 찾아가고 있다. 현재 AFC 경기까지 포함해서 3연승. 경기 내용 면에서도, 결과 면에서도 예전으로 다시 돌아가고 있다는 느낌을 강하게 받는다. 특히나 오늘 경기는 화끈한 FC서울의 공격 축구, 재미있는 축구가 살아있음을 입증했다. 아마 올 시즌 K리그 경기 중 가장 재미있었던 경기가 아니었을까 싶다. 상주 또한 올 시즌 최강팀으로 분류되고 있을 만큼 훌륭한 경기를 보여주었고, 오늘의 경기 결과는 FC서울이 승리하였지만 경기 내용 측면에서는 양 팀 모두가 훌륭했던 그런 경기였다.(김치우 선수와 최효진 선수, 이종민 선수를 오랜만에 봐서인지 반가운 감정도 정말 컸다.)

사실 퇴임한 황보관 전 감독 입장에서는 아쉬운 부분이 많을 수 있지만 객관적으로 본다면 올 시즌 FC서울의 경기력은 황보관 감독 사임 이전과 이후로 나뉜다. 그리고 감독의 사임이라는 불명예스러운 역사(?)를 남기긴 했지만 분명히 긍정적으로 작용하고 있다. 하지만 이런 FC서울의 달라진 모습에는 감독의 사임 뿐만 아니라 다른 것들이 변화되고 작용하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그 다른 것들이란 과연 무엇일까.




 

최용수의 힘? 없는 것 같지만 확실히 있다.

황보관 감독 퇴임 이 후 자타가 공인하는 ‘FC서울의 사나이’ 최용수 수석 코치가 나섰다. 사실 현재 국내에 마땅히 FC서울을 맡길만한 감독이 없는 가운데, ‘최용수 수석 코치’라는 카드는 어쩔 수 없이 선택해야 하는 카드였지만 그만큼 최선의 카드도 없다. 최용수 코치만큼 FC서울을 잘 알고 파악하고 있는 코치가 없기 때문이다. 게다가 귀네슈, 빙가다 감독을 보좌하면서 알게 모르게 습득한 코칭 기술도 무시 못할 부분이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건 FC서울 선수들과 함께 호흡할 수 있는 활동적인 느낌의 코치라는 것이다.




제주전 비를 맞으며 선수들을 지휘하고 선수들과 함께 기뻐하던 모습, 오늘 상주와의 경기에서도 현영민 골 이후 좋아하는 모습들은 선수들에게 심리적으로도 동질감 면에서 뛰어난 역할을 했을 것으로 보인다. 게다가 현장에서도 수비라인을 직접 지휘하며 적극적인 코칭 모습은 인상적으로 다가온다. 다음 감독이 최용수 수석코치가 될지 안될지는 아무도 모르지만, 현재의 FC서울에게는 최고의 감독이 아닐까 싶다.






박용호 선수의 복귀. 팀의 맨탈적인 문제, 극복했다.

얼마 전 박용호 선수와의 인터뷰에서 난 질문을 “선수들을 독려하는 모습이 많이 보이던데?”라고 던진 적이 있다. 그 때 박용호 선수는 ‘선수들간의 커뮤니케이션 문제를 극복하기 위해 많이 독려했다.’라고 답변하였다. 박용호 선수는 사실 주장 완장을 찬지 얼마 되지 않았지만 2000년부터 서울을 지켜온 완벽한 ‘서울맨’이다. 그만큼 FC서울이 그 동안 무엇으로 힘들었고 무엇으로 현재의 자리까지 일구어 냈으며 어떻게 지금까지 달려왔는지를 정확하게 알고 있는 선수이다. 그렇기에 박용호 선수의 복귀는 FC서울 팀 자체에 의미가 있다.


 

우리는 박용호 선수가 없다는 것을 가정했을 때, 현재의 FC서울 주전 멤버 중 FC서울을 정신적으로 이끌만한 선수가 없었다는 것을 깨달아야 한다. 아디 선수나 데얀 선수가 선수들간의 커뮤니케이션 조절이나 선수들의 감정 조절을 할 수 있는 입장이 되지 못하기 때문이다.(외국인이니깐)  FC서울이 2009년에 겪었던 맨탈적인 부분의 문제는 FC서울 팬이라면 정확하게 알고 있을 것이다. 그 당시 FC서울 팬들은 경남으로 이적했던 김병지 선수나 강원으로 이적한 이을용 선수를 무척이나 그리워했다. 그만큼 스포츠는 기술적인 면도 중요하지만 정신적인 면도 중요하다는 것이다. 지금은 그 모든 것을 컨트롤 해줄 수 있는 선수가 바로 박용호 선수이다.



오늘 경기에서 그 진가는 두드러지게 드러났다. 프로축구에서 4-3이라는 스코어는 쉽게 나올 수 있는 스코어가 아니다. 양 팀 모두가 정신적으로 끝까지 집중을 해야만 나올 수 있는 점수다. 한쪽이 정신력이 더 강해서 한 쪽이 무너지기 시작한다면 점수는 4-3이 아닌 4-1 정도의 점수가 나오기 마련이다. 이 4-3이라는 점수의 정신적인 힘을 실어준 선수는 바로 박용호 선수이다. 선수들 간의 분쟁도, 실점을 했을 때도, 파인 플레이가 나왔을 때도 항상 먼저 달려가 선수들을 독려하는 모습을 보였던 박용호 선수의 존재는 우리 생각보다 크게 작용했던 것으로 보인다.






 

되살아난 패스웍

이 부분에 있어서 오늘 경기는 매우 의미 있었다. 이는 황보관 감독에겐 좋지 않은 이야기일지 모르지만 황보관 감독 사임 이전에 하대성과 최태욱의 부재를 FC서울의 경기력과 관련짓기도 하였다. 주전 중앙 미드필더의 부재는 사실 경기에 큰 영향을 미치는 건 사실이다. 특히나 하대성 선수는 공수 조절에 있어서 핵심적인 역할을 했던 선수였기에 그런 평가도 가능했다. 그리고 오른쪽 측면을 허무는 플레이에 있어 FC서울 내에선 최태욱을 능가하는 선수가 없는 건 사실이다. 어경준, 김태환 선수로는 부족한 감이 있으며, 고요한 선수도 최태욱 선수에는 못 미치는 것으로 평가된다.


 

하지만 오늘 경기에서는 하대성도, 최태욱도 없었다. 하지만 패스웍은 살아났다. 예전 단발성 패스가 아닌 계속해서 이어지는 패스가 이어졌다. 고요한 선수도 최대한 자신의 능력을 보여주고 있고 모두가 빠른 축구를 선사하려 노력하고 실제로 이루어져가고 있다. 게다가 이제 고명진, 문기한 선수에게 출전 기회가 많이 부여되고 경험을 쌓을 수 있게 됨으로써 중앙 미드필더 자리는 더 이상 공석일 수 없는 자리가 되고 말았다. 어떤 선수가 오느냐에 따라서 경기 성향이 바뀔 뿐 구멍이 생길 수 없다는 것이다.






방승환 선수의 달라진 플레이

방승환 선수의 달라진 플레이도 주목해야 할 것이다. 그 동안 방승환 선수는 FC서울의 플레이와는 맞지 않는 플레이를 보여주었다. 느린 템포, 적은 움직임 등은 FC서울의 성향과는 정반대의 플레이였다. 하지만 오늘 방승환 선수는 빠른 템포, 계속해서 움직이려 하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이러한 모습은 공격의 활기를 되찾게 해주었고 측면 미드필더들의 부담을 덜 수 있는 요인으로 작용하였다. 열심히 뛰어다니며 쉐도우 스트라이커로써 역할을 충분히 소화해주며 데얀의 헤트트릭을 도왔다. 데얀을 고립에서 구해준 것이다.




이러한 방승환 선수의 변화는 작은 듯 하면서도 매우 크게 작용할 수 있다. 현재 공격진에 이름을 올릴만한 선수는 사실 데얀, 이승렬, 방승환 선수로 좁혀진다. 몰리나 선수와 제파로프 선수를 가끔 공격으로 기용하는 모습도 보이지만 사실 몰리나 선수나 제파로프 선수는 미드필더적 성향을 지닌 선수들이다. 특히 몰리나 선수의 경우 미드필더의 성향을 지닌 선수이기 때문에 스트라이커로 나서서 수비라인의 집중 견제를 당하는 경우 어려움을 많이 겪었다. 즉, 방승환 선수의 변화는 이러한 스쿼드 측면에서 짐을 덜 수 있게 하는 것이다.







보완해야 할 점은 아직 많아

점점 예전으로 돌아가고 있지만 아직 FC서울은 보완해야 할 점도 상당수 지니고 있다. 아직까지 측면 수비수의 불안감은 떨쳐낼 수가 없다. 이규로 선수는 오늘 경기에서 불안한 모습을 보여주었고, 김동진 선수 역시 오늘 경기에서 자신의 능력의 반도 보여주지 못하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FC서울에 소속되어 있었던 최효진 선수의 돌파를 제대로 막아내지 못하며 수 차례 돌파를 허용하고 말았다.




또 이승렬의 부활도 기대를 해야 할 것이다. 물론 현재 경미한 부상 중이지만 최근 몇 경기에서는 그렇다 할 활약을 보여주지 못했다. 공격 자원이 많은 듯 하면서 사실상 데얀을 도와 최전방에서 나설 수 있는 선수가 부족한 현재, 이승렬 선수의 부활은 필수적일 수 있다. 어느 정도의 성장통일지 모르지만 이승렬 선수가 견뎌내야 하는 부분이다. 앞으로 FC서울의 고공행진. 기대된다.

 

 

 


/글=김진웅 FC서울 명예기자 akakjin45@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