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은 여러 의미를 갖는다. 긴장이라는 부정적인 의미도 있지만 설렘, 신선함 등 긍정적인 의미가 많다. 축구에서도 처음은 특별하다. 첫 골, 첫 승, 첫 출전 등 긍정적인 의미를 내포하는 단어들이 많다. 이렇게 특별한 처음이라는 단어에 어울리는 남자가 있다. 바로 고요한이다. 작년부터 올해까지 FC서울의 처음엔 고요한이 있었다.
지난 2013년. FC서울은 대구를 상대로 리그 첫 승을 거두었다. 그때 첫 골을 넣은 선수는 고요한이었다. 고요한은 전반 15분 데얀의 패스를 받아 가볍게 골대로 밀어 넣으며 팀의 첫 골을 기록했고 FC서울은 4-0 대승을 거뒀다. 팀이 리그 첫 승을 거둔 경기에서 고요한은 첫 골을 넣은 것이다. 그해 팀의 첫 역전승에도 고요한이 있었다. 고요한은 강원전에서 팀이 0-2로 끌려가자 후반 교체 투입되어 날카로운 중거리 슈팅으로 팀의 첫 골을 기록했다. 이후 고요한은 동점골을 터트렸고 데얀의 역전골까지 도우며 2골 1도움으로 팀의 시즌 첫 역전승을 이끌었다.
고요한의 첫 기록은 AFC 챔피언스리그 4강전에서 나왔다. 에스테그랄과의 4강전에서 고요한은 후반 1분. 윤일록의 패스를 받아 팀의 두 번째 골을 성공시켰다. 이는 FC서울의 국내 선수가 역대 FC서울의 AFC 챔피언스리그 4강전에서 넣은 첫 골 이다. 지난 2002년 AFC 챔피언스리그의 전신인 아시아 클럽 챔피언십에서 4강에 올랐던 서울은 당시에도 에스테그랄을 만나 마르코와 안드레의 골로 2-1 승리를 거둔 바 있다. 그리고 2013년 4강전에서 팀의 첫 골을 넣은 것은 데얀이었으니 고요한의 골은 국내 선수가 기록한 첫 골이 되었다.
올해도 고요한은 처음과 인연이 있었다. 베이징 궈안과의 AFC 챔피언스리그 원정 경기에서 고요한은 후반 교체 투입되어 윤일록의 패스를 받아 팀의 첫 골이자 동점골을 터트렸다. 이는 FC서울이 베이징 원정에서 기록한 첫 골 이었다. 또 올해 리그 첫 승에도 고요한의 골이 있었다. 제주와의 경기에서 고요한은 후반 23분 윤일록의 슈팅이 수비수 맞고 높이 뜨자 머리로 밀어 넣으며 팀의 첫 골을 성공시켰다. 이 골은 FC서울이 리그에서 기록한 첫 골이기도 했다. 결국 서울은 윤일록의 추가골까지 터지며 2-0 승리를 거둘 수 있었다.
처음의 또 다른 의미는 빠름이 있다. 그렇기에 고요한도 그 누구보다 빠르다고 생각할 수 도 있겠다. 하지만 고요한이 처음부터 빠른 것은 아니었다. 고요한은 입단 후 무려 6년 만에 첫 골을 넣었는데 이는 또래인 고명진, 이청용 등보다 늦은 기록이다. 50경기 출장 달성 역시 고명진, 이청용(2008년 달성) 기성용(2009년 달성) 등보다도 늦은 2011년이 돼서야 50경기 출장을 달성했다.
하지만 어엿한 주전으로 성장한 지금. 고요한은 온갖 첫 기록을 남기며 FC서울 역사에 자신의 이름을 새기고 있다. 또래들보다 빛을 본 시간이 다소 늦었지만 이제는 빠른 속도로 FC서울의 중심이 된 고요한. 앞으로 어떤 기록을 남길지 주목된다.
글=김성수 FC서울 명예기자 sskim1227@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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