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름은 고요한 이지만, 플레이만큼은 절대 고요하지 않은 남자, 고요한이 드디어 FC서울에서 100경기 출장을 달성했다. 2004년 입단 이후 프랜차이즈 스타로 활약한 고요한은 25세의 어린나이에 대기록의 주인공이 되었다. 다양한 포지션을 소화하며 FC서울의 소금 같은 존재로 활약한 고요한. 그의 100경기 출전을 기념하여, 베스트5 경기를 꼽아봤다. 




1. 2009년 9월12일 (vs전북) 







2009년 후반. 당시 전북과 맞붙은 서울은 승리가 필요했다. 줄곧 1위를 달리다 2연패를 당하며 3위로 추락했기 때문이다. 게다가 당시 귀네슈 감독이 심판 판정에 불만을 표하다 징계를 당하는 등 분위기 역시 좋지 않았다. 따라서 전북전을 승리로 이끌어야 분위기 반전을 노릴 수 있는 상황이었다. FC서울의 영건으로 귀네슈 감독의 신임을 받은 고요한은 이 날 경기에서 측면 미드필더로 선발 출전했다.




고요한은 풍부한 활동량을 바탕으로 측면에서 활발한 움직임을 펼쳤고, 전반 33분엔 데얀에게 정확한 크로스를 올려주기도 했다. 또 고요한은 3개의 슈팅으로 데얀(5개) 다음으로 많은 슈팅을 기록했고, 5개의 파울로 양 팀 통틀어 최다 파울을 기록하며 터프한 플레이를 펼쳤다. 이러한 고요한의 헌신적인 플레이는 비록 공격포인트는 없었지만, 팀에 큰 힘이 되었다. 그 덕에 서울은 전반 막판 루이스에게 선제골을 허용했지만, 후반 김치곤과 데얀의 연속골로 2-1 승리를 거두었다. 경기 종료 휘슬이 울리자 그라운드에 쓰러져 숨을 헐떡이는 그의 모습은 이번 경기에 그가 얼마나 최선을 다했는지 알 수 있는 대목이다.




2. 2010년 7월17일 (vs전남)








2010년 고요한은 많은 경기를 소화하지 못했다. 하지만 이 해에 자신의 데뷔골을 넣었다. 7월 17일 많은 비가 내리는 가운데 열린 전남과의 홈 경기에서 선발출장한 고요한은 후반 20분 측면에서 올라온 크로스가 수비수를 맞고 흐르자 왼발로 밀어넣으며 골을 성공시켰다. 이 날도 비에 젖은 그라운드를 쉼 없이 달린 고요한은 그 때문인지 골을 넣은 직후 다리에 쥐가 나며 멋진 세리머니를 보이지 못한 아쉬움(?)을 남겼다.




이 날 경기에서 서울은 반드시 이겨야 하는 이유가 있었다. 2009년 플레이오프에서 전남에 예상치 못한 일격을 당하며 우승 도전을 접어야 했기 때문이다. 그때의 기억을 되갚아주기 위해서 서울은 초반부터 강하게 몰아붙였고, 결국 고요한의 프로 데뷔골이 결승골이 되어 1-0 승리를 거두었다.
 



3. 2011년 5월 15일 (vs경남)








2011 시즌 초반엔 부진했지만, 최용수 감독 대행 선임 이후로, 서서히 날갯짓을 시작한 서울. 경남과의 맞대결은 상위권으로 가는 분수령이었다. 시즌 초반 하대성, 고명진 등이 부상을당해 중앙 미드필더로 나선 고요한은 최용수 감독 대행 이후로 측면 미드필더로 복귀했고, 이 날 경기에서도 오른쪽 측면 미드필더로 선발 출장했다. 고요한은 전반부터 활발한 움직임과 날카로운 크로스로 측면을 지배했고, 전반 22분엔 적극적인 몸싸움으로 볼을 따내는 근성을 보였다. 덕분에 서울도 전반 이른 시간에 데얀의 선제골로 앞서나갔다.




하지만 전반 막판 김인한에게 동점골을 허용하며 1-1로 전반을 마쳤다. 하지만 후반에 고요한의 공격본능이 불을 뿜었다. 고요한은 후반 24분 고명진의 크로스를 헤딩 슈팅으로 연결해 두 번째 골을 뽑아냈고, 후반 44분엔 데얀의 크로스를 멋진 발리슈팅으로 연결하며 세 번째 골을 성공시켰다. 고요한은 이 날 경기에서 프로 데뷔 첫 멀티골 및 첫 헤딩골을 넣는 기염을 토했고, 서울 역시 3-1로 승리를 거두었다.




4. 2012년 6월 28일 (vs상주)
 







본격적으로 오른쪽 측면 수비수로 나선 2012년. 고요한은 기대 이상의 활약으로, 최용수 감독의 고민을 덜어주었다. 그 해 6월 28일에 열린 상주전에선 골 까지 기록했다. 전반 37분 데얀의 힐패스를 이어받은 고요한이 정확한 왼발 슈팅으로 첫 골을 뽑아낸 것이다. 무더운 여름으로 접어들며 선수들이 지쳐있었고, 수원과의 FA컵 포함 3경기 연속 무승에 그치고 있던 서울에 고요한의 활약은 단비 같은 존재였다.
 



사실 고요한에게 마음의 짐이 있었다. 바로 전경기인 울산전에서 결정적인 찬스를 날리며, 팀의 1-1 무승부를 지켜봐야 했던 것이다. 하지만 상주전에서 두 번의 실수는 없었고, 결국 고요한의 이 골이 결승골이 되어 1-0으로 승리했다. 고요한은 경기 후 인터뷰에서 “내가 봐도 기특하다” 라는 말로 자신의 골에 만족함을 드러냈다. 




5. 2012년 9월 16일 (vs부산)










 2012년 측면 수비수로 최고의 주가를 달리고 있던 고요한은 국가대표팀에도 승선했고, 안양에서 열린 잠비아와의 A매치에서도 후반전을 소화하며, 최고의 모습을 이어갔다. 하지만 그에게 시련이 찾아왔다. 9월에 열린 브라질 월드컵 최종예선 우즈베키스탄과의 원정 경기에 선발 출장한 고요한은 풀타임을 소화했지만 미끄러운 그라운드에 적응하지 못하며 시종일관 부진한 플레이를 펼쳤기 때문이다.




슬럼프에 빠질 우려도 있었지만, 최용수 감독은 이후 재개된 스플릿 리그 부산과의 첫 경기에서 고요한을 선발 출장 시키며, 변함없는 믿음을 보였다. 그 믿음이 통했는지 고요한의 플레이는 리그에서 보여줬던 모습 그대로였고, 후반 18분엔 이종원의 헤딩 슈팅을 골라인 앞에서 막아내기도 했다. 고요한의 활약 덕에 서울은 부산을 2-0으로 물리치며, 부산 원정 징크스를 깼고, 고요한은 이후에도 변함없이 서울의 측면 수비를 책임지며, 팀 우승에 일등공신이 되었다.




BONUS. 2013년 4월 28일 (vs강원) 100번째 경기!








이 경기를 넣지 않을 수 없겠다. 자신의 100번째 경기에서 고요한은 최고의 활약을 펼치며 자축했다. 2013 시즌 내내 선발 출장만 했던 고요한은 이 날 경기에선 벤치에서 출발했다. 하지만 전반에만 두 골을 내주며 0-2로 끌려가자 최용수 감독은 후반 시작과 동시에 고요한을 투입했다. 고요한은 투입되자마자 활발한 플레이로 측면 공격을 이끌었고, 서울 역시 맹공을 퍼부었지만, 박호진의 선방에 막히며 좀처럼 골문을 열지 못했다.




결국 고요한이 직접 나서서 강원의 골문을 열어젖혔다. 후반 33분 페널티 에이리어 내에서 날린 오른발 슈팅이 그대로 골문 구석으로 빨려 들어간 것이다. 1-2로 추격한 서울의 공격은 불을 뿜었고, 결국 후반 40분 동점골이 터졌다. 주인공은 또 고요한 이었다. 후반 40분 데얀이 살짝 내어준 볼을 이어받은 고요한의 아웃프런트 슈팅은 박호진이 손쓸 틈도 없이 날아가 골네트에 꽂혔다.




고요한의 활약은 이에 그치지 않고, 어시스트까지 기록하며 화룡점정을 찍었다. 배효성의 클리어링이 멀리 가지 못하자, 고요한이 이어 받아 데얀에게 정확한 패스를 내줬고, 데얀이 다이렉트 슈팅을 날리며 세 번째 골을 기록한 것이다. 결국 서울은 0-2에서 3-2로 뒤집으며 극적인 역전승을 거뒀고, 고요한은 자신의 100번째 경기에서 2골 1도움을 올리며, 최고의 모습을 보였다.  




글=김성수 FC서울 명예기자 sskim1227@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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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corazon de seul 2013.04.28 2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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