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FC서울 이야기/명예기자의시각

FC서울 선수가 된 최정한의 첫 한국 무대

 


 

김치우 선수가 나가고 15번 최정한 선수가 들어갑니다.

‘15? 최정한이 누구야?’

? 나도 잘 모르겠는데?’

 

지난 6,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벌어진 K리그 클래식 19라운드 FC서울과 울산의 경기가 있었다. 이 날 경기서 후반 38, 김치우와 교체된 한 선수가 등장하자 경기장에 있는 1만 명 넘는 팬들이 웅성웅성 거렸다.

 

FC서울 NO.15 최정한. 팬들에게 그의 이름과 등번호가 아직 낯설기만 하다. 최정한은 지난 달 J리그 오이타 트리니타에서 영입한 선수다. 이번 여름 이적 시장에서 에벨톤과 함께 FC서울로 합류했다. 최정한의 영입은 에벨톤의 이름과 명성에 가려 이슈가 되지 않았지만 FC서울에게는 그가 필요했다.

 

그라운드에서 정식으로 팬들에게 자신의 이름을 신고한 최정한 선수. 5년 전, 청소년대표팀과 연세대의 간판스타로 그라운드를 누볐던 최정한이 K리그 클래식에서 FC서울 유니폼을 입고 한국 프로무대 첫 발걸음을 뗀 것이다. 잠깐의 어색함을 뒤로 한 채 서울 팬들은 그에게 뜨거운 박수와 함성을 보내며 힘을 실어줬다.

 

최정한은 이 날 0-1로 뒤진 상황에서 선보인 최용수 감독의 마지막 교체카드였다. 한 골이 필요한 시점에서 남은 대기 선수 중 그라운드로 내보낼 수 있는 가장 확실한 공격수였다. 최용수 감독은 청소년대표팀 시절과 J리그 오이타 시절 때 보여줬던 그의 타고난 공격적인 재능을 믿고 출전시켰다.

 

교체 투입해 왼쪽 공격 측면을 담당했던 최정한은 투입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자신의 능력을 발휘했다. 후반 41, 울산의 공격을 막아낸 서울은 고명진이 빠르게 전진하며 역습했다. 40m 드리블에 이어 에스쿠데로에게 건네줬고 울산 진영 페널티박스 왼쪽 측면에 있는 최정한까지 연결됐다. 패스를 받은 최정한은 바로 다이렉트로 중앙에 있는 에스쿠데로에게 감각적으로 찔러줬다. 최정한의 리턴패스를 에스쿠데로가 논스톱 슈팅으로 가져갔지만 울산 수비수 맞고 에벨톤까지 맞으며 골대 위로 넘어갔다. 울산 수비수의 손에 맞긴 했지만 고의성이 있지 않다고 판단한 주심은 그대로 경기를 진행했다.

 

최정한은 골에 메말라 있던 서울에게 단비를 선사해 줄 어시스트를 기록할 뻔 했다. 지난 FA컵에서 선발 출전 1분 만에 골 터뜨린 심제혁과 같이 올 시즌 첫 출전한 경기서 마수걸이 공격 포인트를 올릴 기회를 아깝게 놓쳤다.

 

이후에도 최정한은 현란한 개인기와 움직임으로 울산 오른쪽 부분을 괴롭혔다. 하지만 경기 종료 휘슬이 불렸고 김신욱의 헤딩골이 끝까지 이어지며 0-1로 패했다. 자신의 첫 K리그 클래식 경기를 마감했다.

 

그러나 최정한은 울산과의 경기에서 가능성을 보여줬다. FC서울로 온 지 한 달밖에 안됐지만 기존 선수들과의 호흡이 의외로 잘 맞았다. 상대 수비수를 제치는 개인 능력은 서울에서 부족한 부분을 채워주는 느낌이었다. FC서울의 새로운 공격 카드로 최정한이 떠오를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 첫 공식 경기였다.

 



앞으로 최정한의 활용도는 더 높아질 것이다. 최정한은 측면 자원부터 2선 공격, 중앙 원 톱까지 다양한 포지션을 소화 가능하다. 공격 쪽에서 구멍이 생길 때, 든든히 메꿔 줄 수 있다. 어제 울산 경기 때처럼 골이 필요한 상황에서도 투입 가능한 자원이다. 멀티 포지션을 맡을 수 있다는 것은 여름과 같은 무더위 속에서 팀에게 큰 장점이 된다.

 

FC서울은 무더운 날씨 속 3,4일 간격으로 경기를 펼친다. 8월에만 9경기를 펼치는 FC서울에게 주전 선수들의 체력 관리는 무엇보다 중요하다. 최정한이 주전들의 체력을 비축해 둘 수 있는 훌륭한 자원이 될 수 있다. K리그 클래식과 ACL, FA컵까지 치르는 서울이므로 최정한과 같은 젊은 선수들의 알토란같은 활약이 필요하다.

 

일본에 있을 때 다른 구단에 제의가 와도 오직 FC서울로 가고 싶었다는 최정한. 지금 그는 FC서울의 뉴 페이스다. 영입한 지 얼마 되지 않아 K리그 클래식 그라운드를 밟았다는 것은 그만큼 팀에서도 선수에 대한 기대치가 크다는 것을 반증한다. 그의 플레이가 서울 공격의 칼날을 얼마나 더 날카롭게 해줄지 팬들은 기대하고 있다.

 



글 / FC서울명예기자 김진흥(chamomile509@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