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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C서울 이야기/명예기자의시각

[K리그 11라운드 리뷰] 장비자익복 장서자조익(將飛者翼伏 將噬者爪匿) : 장차 날려고 하는 자 날개를 접고 웅크리고 장차 사냥 하려는 자 손발톱을 오므려 감추고 있다.











불의의 일격을 당했다. FC서울은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대구와의 K리그 11라운드 홈경기에서 이상덕과 안성민에게 골을 허용하며 0대2로 패했다. 이로서 서울은 4승3무4패를 기록하며 리그 8위를 기록했고 더불어 홈 4연승에도 제동이 걸렸다.


최근 리그와 AFC 챔피언스리그, FA컵등 쉼없이 달려온 서울이라 체력적으로 열세에 놓여 있었지만 전력상 한 수 아래로 평가 되는 대구이기에 이번 패배는 예상치 못한 결과였다. 하지만 서울은 25일 가시마 앤틀러스와의 AFC 챔피언스리그 16강전을 앞두고 있다. 단판 승부인 만큼 반드시 이겨야 하는 서울로선 이번 패배로 정신적인 부분을 다시 한번 가다듬을 수 있는 계기로 삼으며 가시마전에 대한 각오를 다질 수 있게 되었다.


더 높은 도약을 위해 잠시 몸을 웅크려야 하듯 서울이 이날 패배를 도약의 기회로 삼을 지 지켜 볼 필요가 있다.



서울의 4-2-3-1 전술



최용수 감독대행은 평소와는 다른 전술로 대구전에 임했다. 플랫4는 그대로 유지하되 데얀을 원톱으로 세우고 그 밑에 방승환을 배치하였으며 제파로프와 몰리나에게 양측면을 맡기고 고명진과 문기한을 더블 볼란티로 세우는 4-2-3-1 전술을 들고 나온 것이다. 체력적으로 열세인 서울이라 수비적인 전술로 안정적인 경기 운영을 펼치려는 것으로 풀이 된다.


예상대로 전반 초반 양 팀은 탐색전 위주의 경기를 펼쳤다. 하지만 전반 중반부터 서울이 조금씩 기회를 만들어 나가기 시작했다. 제파로프와 몰리나의 활발한 측면 돌파로 공격을 이끌었지만 대구의 밀집수비에 막혀 뜻을 이루지 못했다.


결국 선제골은 대구가 가져갔다. 전반 44분 코너킥 상황에서 윤시호의 코너킥을 이상덕이 헤딩슛으로 연결하며 골을 성공시킨 것이다. 결국 이 골로 전반은 1대0으로 대구가 앞선 채 마치게 되었다.












대구의 철통 같은 밀집 수비



최용수 감독대행은 후반 시작과 함께 제파로프를 빼고 김태환을 투입하며 전술적으로도 변화를 줬다. 몰리나 김태환을 좌우 측면에, 중원엔 고명진, 문기한이 배치되었고 최전방 투톱에 데얀과 방승환이 포진하는 4-4-2 전술로 회귀했다.


서울은 후반 초반부터 강력한 공격으로 동점골을 넣기 위해 노력 했다. 후반 6분 우측에서 올라온 최현태의 크로스를 박준혁이 놓치며 흘러 나오자 데얀이 슈팅을 날렸으나 키퍼 정면으로 날아가며 골에 실패했고 후반 17분엔 몰리나의 프리킥을 공격에 가담한 아디가 헤딩슛으로 골을 노렸지만 박준혁이 가까스로 막아내었다.


이러한 공세에도 불구하고 서울은 대구에게 추가골 마저 허용했다. 후반 22분 또 한번 코너킥 상황에서 윤시호의 코너킥을 이번엔 안성민이 헤딩슛으로 연결하며 점수 차를 벌리는데 성공했다.


다급해진 서울은 후반 25분 문기한을 빼고 이규로를 투입하며 분위기 반전에 나섰다. 이규로는 측면 수비수지만 빠른 스피드를 바탕으로 활발한 오버랩핑을 보이며 공격에 힘을 보탰다.
 

하지만 대구의 골문은 좀처럼 열리지 않았다 수비시 최전방 공격수인 끼리노까지 수비에 가담하는 극단적인 수비 전술로 서울의 공격을 차단한 대구는 결국 세트피스 상황에서 터진 두골을 지켜내는데 성공하며 원정에서 대어를 낚는데 성공했다.



승부처



약팀이 강팀을 상대할 때 선수비 후역습과 세트피스 상황 적극 활용 등의 전략을 펼치는 건 어찌 보면 당연한 선택일 수 있다. 그런 의미에서 대구의 전략은 성공적이었다.


대구는 수비시엔 끼리노까지 수비에 가담하며 공간을 차단했고 공격시 김현성과 조형익등의 스피드에 의존하며 공격을 풀어 나갔다. 승부는 세트피스에서 갈렸다. 작년 까지 서울에서 뛰었던 윤시호(윤홍창)는 정확한 코너킥으로 2어시스트를 올리며 팀의 승리를 이끌었다.


이 날 경기는 약팀이 강팀을 상대할 때 어떤 전략으로 나와야 하는지 보여주는 한판이었다.




글=김성수 FC서울 명예기자 go16korea2002@yaho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