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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C서울 이야기/명예기자의시각

[FC서울] 별명, 선수들의 또 다른 이름


별명(別名). 사전에는 ‘사람의 외모나 성격 따위의 특징을 바탕으로 남들이 지어 부르는 이름’이라고 나와 있다. FC서울의 많은 선수들이 본인만의 별명을 가지고 있다. 별명은 그 선수의 외모나 특징을 설명해주는 것들이 대부분이다. 때때로 우리는 별명을 통해 선수들을 잘 기억하게 되며 선수에 대한 팬들의 애정을 보여주는 증거가 되기도 한다. 선수들의 또 다른 이름이 되는 별명들을 유형별로 살펴보자.



세계적인 선수의 이름을 딴 별명



- 서울의 골문을 지키는 수문장, 용대사르



김용대 선수는 본인의 이름보다도 ‘용대사르’라는 별명으로 더 많이 불린다. 네덜란드 대표팀과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수문장인 에드윈 반 판데 사르의 이름을 딴 이 별명은 경기장 곳곳에 김용대를 응원하는 걸개에서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지난해 매치데이 매거진 인터뷰에서 김용대는 “저는 그 별명에 대해 굉장히 만족합니다”라며 별명을 지어준 팬들에게 고마운 마음을 표현하기도 했다.



- 서울의 미래를 책임질 프랜차이즈 스타, 문케렐레



문기한의 별명은 ‘문케렐레’이다. 이는 현재 파리 생제르맹에서 활약중인 클로드 마케렐레에서 따온 것이다. 문기한과 마케렐레의 플레이 스타일이 비슷하여 발음이 어려운 한국어 이름 대신 외국인 선수들이 ‘문케렐레’라고 부르기 시작했다고 한다. 이후, 국내 선수들도 자연스럽게 문기한을 ‘문케렐레’라고 부른다고. 지단 뒤에 마케렐레가 없었다면 프랑스 대표팀의 전성기도 없었을 것이다. 올 시즌‘문케렐레’ 문기한의 활약을 주목해보자.



성격이나 특징을 나타내는 별명



- FC서울의 성실맨, 현성실



FC서울에는 ‘성실함’하면 바로 떠오르는 선수가 있다. 현영민은 대학시절부터 스스로‘나는 성실하다’고 말하고 다녔다고 한다. 그 때문에 자연스럽게 그의 별명도 ‘현성실’이 되었다고. 꾸준한 플레이와 성실한 모습으로 많은 팬들의 사랑을 받고 있는 현영민. ‘부지런하면 천하의 어려움이 없다’라는 생각으로 성실한 삶을 산다는 현영민, 올해도 그의 ‘성실함’을 한 번 믿어보자.



- 빠른 스피드를 자랑하는 FC서울의 치타 김태환







경기가 있는 날이면 서울월드컵경기장 한켠에는 항상 ‘미친존재감★치타 김태환’이라는 걸개를 볼 수 있다. 김태환의 강점은 스피드다. 이 때문에 그에게는 빠른 스피드의 대명사인‘치타’라는 별명이 붙었다. 빠른 스피드를 바탕으로 공격적인 돌파와 수비력을 지닌 김태환은 지난 3월에 조광래 감독이 지휘하는 A대표팀의 부름을 받기도 했다. 빠른 스피드로 공격에 활기를 불어넣었던 김태환, 앞으로도 그의 활약이 기대된다.


신격 혹은 국격화된 별명



- FC서울을 지키는 몰느님과 아디신


FC서울의 F4 중 2명인 몰리나와 아디는 각각 ‘몰느님’과 ‘아디신’이라는 별명을 가지고 있다. 지난해 성남에서의 눈부신 활약을 바탕으로 몰리나는 몰리나+하느님의 합성어인 ‘몰느님’이라는 별명이 붙었다. 2006년부터 FC서울에 몸 담아온 아디는 기복 없는 플레이로 많은 팬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아디는 수비도 수비지만 팀이 필요할 때에 공격에 가담하여 골을 넣는 것으로도 유명하다. 이 때문에 많은 FC서울의 팬들은 아디의 활약에 대해서는 이견이 없을 정도. 그렇다보니 FC서울에서는 '아디신(神)'으로 불린다.





- 또 하나의 대한민국, 데얀민국


작년 FC서울을 우승으로 이끈 주역의 한 명인 데얀은 팬들에게 '데얀민국'으로 불린다. 2008년 서울의 한 팬이 걸어놓은 걸개에서 유래된 이 별명은 데얀을 대한민국에 빗대어 표현함으로써 데얀에 대한 팬들의 사랑을 느낄 수 있다. 데얀은 조광래 감독이 국내 선수들이 본받아야할 스트라이커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또한, 시즌 시작 전 이루어진 ‘K리그 감독들이 예상한 득점왕’1위에 랭크될 정도로 환상의 골감각을 자랑하는 선수다. 그가 데얀민국으로 불리는 이유다.



구단공모로 팬들이 지어준 별명




- 최고의 왼쪽 윙백, 금빛날개 김동진


2004년 9월, 구단에서는 김동진의 별명을 공모하였다. 그 결과, ‘금빛날개’로 결정이 되었고 현재까지 이 별명이 계속 이어져 오고 있다. '금빛 날개'는 김동진의 포지션과 최고의 자리로 상징되는 금색이 어우러진 것으로 당시 팬들의 머릿속에 남아있는 2004 아테네올림픽에서의 활약이 반영된 것이다. 4년 반만에 FC서울로 다시 돌아온 ‘금빛날개' 김동진, 그의 금빛 날갯짓을 기대해보자.





- 어린아이의 모습을 간직한 피터팬 이승렬


2009년에는 이승렬의 별명 공모전이 진행되었다. 당시 어린왕자, 배트맨, 슈퍼소닉 등 다양한 별명들이 후보에 올랐지만 ‘피터팬’으로 결정되었다. 앳된 외모와 과감한 플레이로 모험심 가득한 피터팬의 모습이 떠오른다는 이유에서 그의 별명은 피터팬이 되었다. 지난 프로필 촬영 때, ‘피터팬’이라는 별명 때문에 기르던 수염을 밀었던 이승렬 선수, 올해도 그의 ‘피터팬’다운 플레이를 지켜보자.






별명을 지어주세요


FC서울의 많은 선수들이 별명을 가지고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아직 제대로 된 별명을 갖지 못한 선수도 있다. ‘우즈벡 특급’으로 불리는 제파로프는 F4 중 유일하게 본인만의 별명이 없다. 2009년 분요드코르에서 임대를 통해 FC서울과 연을 맺게 된 제파로프는 2011년 FC서울로 완전 이적하였다. 지난해 보여준 뛰어난 활약에도 불구하고 그에게는 아직 별명이 없다. 별명이 필요한 또 다른 선수는 하대성이다. 올 시즌 부상에서 복귀하며 멋진 골로 자신의 복귀를 알린 하대성에게도 그에 어울리는 별명이 필요하다. 중원에서 공격과 수비를 넘나들며 활약을 보이고 있는 하대성이지만 아직 사람들의 뇌리에 박히는 별명이 없다.


이들에게 별명을 만들어 줄 수 있는 사람은 바로 ‘팬들’이다. 앞에서 살펴 본 모든 유형의 별명은 팬들이 만들어주었다. 구단에서 공모한 별명도 결국엔 팬들이 만든 별명이나 다름없다. 아직 별명이 없는 선수들을 찾아 그들에게 걸맞는 별명을 만들어주면 어떨까. 별명이 붙은 선수에게도, 별명을 붙여준 팬들에게도 의미 있는 일이 될 것이다.



/글=FC서울 명예기자 이슬희 cantona77@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