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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C서울 이야기/명예기자의시각

[FC서울 칼럼]FA컵 32강전, 서울이 해야 할 것, 믿어야 할 것, 피해야 할 것들

 



지난 10일 전국 7개 경기장에서 열린 FA컵 2라운드를 끝으로 FA컵 32강에 진출한 모든 팀이 가려졌다.(K리그팀 16, 내셔널리그팀 12, 챌린저스리그팀 1, U리그 3) - (오늘 조 추첨 결과 FC서울은 내셔널리그 용인 시청과 경기를 치릅니다.)


FA컵 우승팀에게 아시아챔피언스리그 진출권이 주어진 이후로 부쩍 FA컵에 대한 관심이 많아졌다. 특히 K리그 팀들에게는 5경기만 연달아 승리하면 훌륭한 선물이 기다리는 만큼 놓치기 싫은 대회 중 하나이다.


일단 FA컵 32강 대진은 25일에 결정될 예정이다. 25일까지 서울은 울산, 나고야, 광주와의일전을 앞두고 있다. 앞으로 3경기가 펼쳐지는 동안 과연 서울이 FA컵 32강전에서 누구와 만날 것인가에 대해서도 궁금증이 생긴다.

이에 FA컵에서 바라는 것, 믿어야 할 것, 피해야 할 팀을 꼽아봤다. 축구에서 공은 둥글고 늘 변수가 존재하는 운동이다. 실전에선 데이터가 무의미한 것은 알지만 그래도 FA컵에 대한 관심을 늘리기 위해 3가지 항목으로 나눠보았다.


대진 추첨에서 무조건 홈경기를 뽑자


지난 시즌 FA컵과 비교해 봤을 때 이번 시즌도 32강전 16경기 중 절반 정도는 K리그 팀 홈구장, 나머지는 내셔널리그 등 다른 리그 팀 홈구장에서 치러질 확률이 높다.


이에 FA컵 32강 대진 추첨에서 홈경기를 뽑는 다는 것은 대단한 행운이자 선물이다. 서울은 그동안 FA컵에서 홈경기에 무척 강했다.


서울은 2005년 이후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총 7번의 FA컵 홈경기를 가졌는데, 이 중 6번을 이기며 홈경기에 강한 면모를 보여줬다. 반면에 6번의 FA컵 원정경기에서 2007년 26강전에서 인천 코레일에게 승부차기로 단 한번 이겼을 만큼 원정경기에서는 약한 면모를 보여왔다. 서울은 2007년 8강전 인천 유나이티드와의 원정경기에서 패한 후 좀처럼 FA컵 원정경기에서 승리를 거두지 못했다. 물론 징크스는 깨지라고 있는 거지만 무시할 수준도 못된다. 그러기 위해선 반드시 대진 추첨에서 홈경기를 뽑을 필요가 있다.


또한 32강전에서 홈경기를 뽑아야 되는 이유가 한 가지 더 있다. 32강전이 열리는 5월 18일을 전후로 해서 서울은 K리그 경기를 치러야 한다. 마침 서울은 FA컵 32강전을 전후로 해서 경남, 대구와 홈경기를 가진다. FA컵에서 홈경기 대진을 뽑는다면 빡빡한 경기일정속에서 장거리 원정을 피함은 물론 선수들의 컨디션 조절도 용이하기 때문에 25일에 ‘추첨의 신’이 강림하길 바라는 바이다.


용대사르의 승부차기 선방능력을 믿어보자
 

서울의 골키퍼인 김용대는 잘생긴 외모뿐만 아니라 실점 위기에서 선방은 보는 사람들의 눈 조차 즐겁게 만든다.


2002년 부산에 입단한 김용대는 어느덧 프로 10년차의 노련한 선수이다. 프로데뷔 후 김용대는 6번의 승부차기에서 5번을 이기며 83.3%의 놀라운 승률을 기록하고 있다. 패배는 2003년 FA컵 32강에서 김형범(현 전북)의 건국대를 맞아 진 것이 유일한 기록.


그만큼 김용대는 승부차기에 강한 면모를 보여 왔다. 골키퍼는 나이가 먹을수록 더욱 기량이 완숙해지고 나이로 봐도 32세인 김용대는 골키퍼로서 한창 전성기에 해당될 시기이다.


물론 단기전 승부에서 90분 내에 승부를 내는 것이 가장 좋지만 불가피하게 승부차기까지 가게 된다면 ‘용대사르’의 활약을 한번 기대해 보는 것도 좋을 듯하다.


반드시 이 팀은 피하자


FA컵에서 당연히 만나고 싶은 팀도 있고 반면에 심리적이든 징크스든 간에 피하고 싶은 팀도 있다. 서울이 가능하면 피해야 될 팀을 몇 개 꼽아봤다.


1. 고양KB국민은행


내셔널리그를 3번이나 우승한 팀이다. 2008년 FA컵 32강전에서도 서울을 꺾으며 4강까지 승승장구한 전력이 있다. FA컵에서 예전에 서울을 이겼다는 이유 때문에 고양을 피해야 되는 상대로 꼽은 것은 아니다. 사실 ‘고양KB국민은행’ 징크스가 존재하기 때문이다. 2004년 이후 7년 동안 단 한 번의 예외(2007년 포항)를 제외하고 고양을 이기고 다음 라운드에 진출한 팀은 그 다음 라운드에서 탈락하는 불운을 맛봤다. 2010년의 울산, 2009년 포항, 2008년 경남 모두 이 징크스의 피해자였다.(키플레이어 : 김영남(FW))


2. 포천시민축구단


챌린저스리그팀 사상 처음으로 FA컵 32강전에 진출한 팀이다. 사실 포천과의 대결은 선수들의 부상방지를 위해서라도 개인적으로도 피하고 싶은 대진 중에 하나이다. 사람인 이상 포천 선수들도 상위리그에 진출하고 싶은 꿈이 간절할 것이다. 당연히 K리그 팀과 붙게 되면 K리그 구단 관계자들이 지켜보게 될 것이고 K리그에 스카우트되기 위해 포천 선수들이 열심히 뛸 것은 당연한 일이다.


이렇게 자신들이 가지고 있는 모든 것을 보여주려고 하다보면 때로는 경기가 거칠어 질수도 있고 혹시나 서울 선수들에게도 부상선수들이 발생할 수 있다. 몇 년전 모 팀 감독은 K리그 플레이오프를 앞두고 남은 기간동안 실전감각 유지를 위해 대학팀과 경기를 치를 까 하다가 대학선수들이 의욕적으로 뛰어 자신의 팀 선수들이 부상을 당할까봐 자체 팀 연습경기를 가진 일화는 유명하다.(키플레이어 : 김율진(FW))


3. 경희대학교


경희대학교는 FA컵에서 늘 K리그 팀을 만나면 대등하게 싸웠고 이로 인해 K리그 팀의 간담을 서늘하게 만들었다. 경희대는 2009년 이후 3년 연속으로 꾸준하게 FA컵에 참가하고 있는 팀이다. 2009년에는 인천 유나이티드를 꺾고 16강전에 진출했을 만큼 대학 팀중 강호로 꼽히는 팀중 하나이다. 지난해에도 경희대는 U리그에서 턱걸이로 32강이 겨루는 왕중왕전에 나갔으나 단기전의 승자답게 승승장구하며 준우승까지 차지하는 기염을 토해내기도 했다. 물론 대학팀과의 대결이었기에 프로팀과의 직접적인 비교는 금물이나 저력을 가지고 있는 팀이라는 것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키플레이어 : 박수창(FW), 권한진(FW))


FA컵에서 서울의 골잡이는 과연 누가 될 것인가?


정조국(현 AJ옥세르)은 서울에 적을 두고 뛴 선수 중에 FA컵에서 가장 많은 골을 기록한 선수이다. 통산 FA컵에서 정조국이 넣은 골은 8골.


현재 서울소속인 선수중에 FA컵에서 서울소속으로 골 맛을 본 선수는 한태유, 현영민이다. 데얀도 2007년 FA컵에서 골을 넣은 적이 있다. 물론 그 당시 소속은 인천 유나이티드. 골 넣을 당시의 상대팀이 지금의 소속팀인 서울이라는 사실이 이채롭기만 하다.


FA컵에서도 K리그와 마찬가지로 데얀과 몰리나가 골잡이의 역할을 해 줄 것이라 예상된다. 골을 넣기 시작하면 무서우리만큼 연속경기 골을 몰아쳤던 데얀이기에 FA컵에서도 많은 골을 넣어줄 것이라 예상한다. 이에 킥 능력이 좋고 돌파에 개인기에 능한 몰리나도 FA컵에서 멋진 골을 넣어줄 것이라 생각한다. ‘데몰리션 콤비’를 한번 믿어보자.


* 본 기사는 FA컵 조 추첨 이전에 쓰여진 기사입니다.


/글=FC서울 명예기자 김윤환 elecpiano@nat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