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FC서울 이야기/명예기자의시각

FC서울, 120분 간의 혈투 끝에 인천 제압

지난 몇 일간의 흐린 날씨를 지나 다시금 찾아온 뜨거운 햇살이 반가웠던 4월의 마지막 날, FC서울은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14 하나은행 FA컵 인천과의 경기에서 치열한 연장 끝에 축구 경기에서 가장 흥미롭다는 3-2 펠레스코어로 짜릿하게 역전승했다. 이날의 승리로 ACL 승리, 슈퍼매치 승리에 이어 FA컵까지 3연승을 이어나가며 K리그 클래식 최강팀다운 면모를 여지없이 과시했다. 

인천과의 경기는 ‘경인 더비’ 로 불리며 언제나 뜨거운 관심을 받아왔던 만큼, FA컵에서 이루어진 맞대결에서도 관중들의 관심은 뜨거웠다. 평일 저녁 경기임에도 불구하고 많은 관중이 서울월드컵경기장을 찾았다. 나라가 슬픔에 잠긴 만큼, FC서울 팬들은 공식적인 응원 없이 조용하게 선수들을 응원하며 성숙한 응원문화를 보여주었다. 

FC서울은 빡빡한 경기일정 탓에 선수들의 체력안배를 위해 지난 슈퍼매치와는 다른 라인업으로 인천을 상대했다. 정승용-하파엘이 공격의 선봉에서 인천의 골 문을 두드렸고 심제혁-최현태-이상협-고광민 선수가 중원을 지키며 공, 수 양면에서 활약 했다. 그리고 심상민-이웅희-김주영-최효진으로 이어지는 수비라인은 FC서울의 철벽수비를 이끌었다. FC서울의 골 문은 언제나처럼 든든한 용대사르, 김용대가 지켰다.

FC서울은 지난 경기의 좋은 흐름을 전반 초반부터 이어나갔다. 전반 1분, 왼쪽 측면에서 얻어낸 프리킥을 이상협이 문전으로 연결하였고 공을 놓치지 않은 심제혁이 헤딩 골로 연결시키며 이른 시간부터 경기의 주도권을 가져왔다. 데뷔 전에서 데뷔 골을 기록한 심제혁은 이후 계속해서 측면 돌파를 시도하며 상대편의 골 문을 두드렸고, FC서울은 전체적인 라인을 위로 끌어올리면서 공격에 더욱 박차를 가했다. 이에 맞서 인천의 반격이 이어졌으나 김용대 선수의 멋진 선방과 중원 선수들의 적극적인 볼 차단으로 상대의 공격을 완벽하게 저지했다. 전반 27분에도 상대의 이어지는 위협적인 역습에도 심상민과 김용대의 적극적인 수비로 안정적인 경기를 이어나갔다. 그러나 전반 40분 중앙을 파고든 상대의 공격에 아쉽게 한 골을 내주며 경기는 1-1 원점으로 돌아갔다. 그러나 이에 흔들리지 않고 FC서울은 다시 한번 전열을 가다듬으며 공격에 집중했다. 전반 막판 심제혁의 날카로운 역습은 상대편 골키퍼를 깜짝 놀라게 할 만큼 위협적이었다. 

다시 한번 전열을 가다듬은 FC서울은 후반 1분, 정승용의 어시스트를 받은 고광민이 강한 오른발 슛을 날렸고, 고광민의 슛은 그대로 크로스바를 맞고 인천의 골 문으로 빨려 들어갔다. 정승용-고광민의 멋진 활약으로 역전 골을 성공시킨 FC서울은 다시 2-1로 앞서나갔고 경기의 흐름은 완전히 FC서울로 넘어왔다. 계속되는 FC서울의 우세한 흐름 속에 상대편은 거친 플레이와 좋지 않은 반칙들로 이를 저지하려 했으나, FC서울은 흔들림 없이 의연하게 준비된 플레이를 이어갔다. 인천의 거친 플레이가 계속되던 후반 19분, 상대의 기습적인 측면 돌파에 FC서울은 아쉽게 다시 한 골을 내줬다. 하지만 FC서울은 이에 굴하지 않고 계속해서 상대편 진영에서 공격 기회를 만들어 나갔다. 더욱더 강한 공격력으로 맞서기 위해 후반 26분, 에스쿠데로를 교체 투입했고 FC서울의 공격은 한층 더 살아나기 시작했다. 이어진 후반 32분 강승조를 투입해 중원에도 다시 한번 활력을 불어 넣었다. 팽팽한 흐름으로 진행되던 후반 36분, 강승조의 거침없는 돌파로 코너킥 찬스를 얻어내는 등 FC서울의 공격은 한층 더 상대를 압박했다. FC서울은 계속해서 상대편 수비를 괴롭히며 승리의 역전 골을 만들어 내기 위해 필드 플레이 선수 모두가 고군분투했다. 온 힘을 다한 FC서울 선수들의 활약에도 승패를 가르지 못했고, 경기는 연장으로 이어졌다. 

 연장전은 그 어느 때 보다 팽팽하게 진행되었다. FC서울은 모두가 지친 체력에도 불구하고 사력을 다해 경기에 임했다. 연장 6분에는 전, 후반 동안 맹활약한 하파엘 대신 FC서울의 신예 정동철을 투입하며 공격에 새로운 피를 수혈했다. 연장 13분 위험한 위치에서 상대편에게 공격 기회를 내주었으나 김용대의 빛나는 슈퍼세이브로 골 문을 지킬 수 있었다. 

FA컵에서는 예외적으로 연장전까지 갈 경우, 기존의 교체카드 3장에서 한 장을 더 사용할 수 있다. 규정에 따라 연장 후반 FC서울은 김진규 선수가 교체 투입 되었다. 최용수 감독의 교체카드는 완벽하게 적중했다. 연장 19분 교체 투입된 김진규의 크로스를 받은 이웅희 선수는 기회를 놓치지 않고 이것을 바로 골로 연결 시켰다. FC서울 11명의 선수가 온 힘을 다해 만들어낸 어느 때 보다 값진 결승골이었다. 

 기분 좋은 승리로 4월을 멋지게 마무리한 FC서울은 다가오는 5월 3일 토요일, 다시 한번 인천과의 맞대결을 준비한다. 인천에서 펼쳐질 K리그 클래식 11라운드 인천과의 경기는 진정한 경인 더비의 승자가 누구인지 가려줄 경기가 될 것이다. 

/글=FC서울 명예기자 김해리(nsharry@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