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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C서울 이야기/명예기자의시각

K리그 올스타전이 나아갈 방향을 제시한 홍명보 자선축구

홍명보 장학재단이 주최하는 '셰어 더 드림 풋볼 매치 2013(Share the Dream Football Match 2013) 는 지난 1229일 잠실실내체육관에서 성황리에 개최됐다. 2004년부터 시작해 어느덧 11년째 개최된 홍명보 자선축구는 대한민국 최고의 축구스타들이 한자리에 모이는 만큼 풍성한 볼거리와 명승부로 팬들을 맞이했다. 그리고 팬들은 이에 화답하는 듯이 경기장을 가득 매우며 2013년의 마지막 축구경기를 즐겼다.

만원 관중들 속에서 펼쳐진 자선축구 (사진 : 이명수)
 
국외리그 올스타 선수들로 이루어진 사랑 팀과 FC서울의 하대성, 김용대, 김진규 선수가 속한 K리그 올스타 선수들로 이루어진 희망 팀으로 나누어 전후반 25분 씩 풋살 경기로 진행된 경기에서 희망 팀이 13골을 넣으며 사랑 팀을 13-12, 한 골 차로 제압했다.

 

'신들린 연기'를 선보이는 사랑팀의 구자철 (사진 : 아시아경제 정재훈 기자)
 
양 팀 도합 25골이 터진 만큼 골 세레머니 역시 다채로웠다. 초청 선수 서경석이 포복하며 총을 쏘는 시늉을 하는 세레머니로 물꼬를 열었고 손흥민의 복근을 공개하는 상의탈의 세레머니 때는 체육관이 함성으로 떠나갈 듯 했다. 이어 진짜 사나이 서경석의 PT 체조 세레머니, FC서울의 든든한 수비수 김진규의 봅슬레이 세레머니, 주장 하대성과 여민지가 선보인 커플 세레머니 등을 선보이며 관중들을 경기에서 눈을 떼지 못하게 했다. 이 날 세레머니 중 압권은 단연 사랑팀에서 선보인 단체사진 세레머니 였다. 관중석의 커플을 경기장으로 불러 낸 후 가지고 있던 카메라로 사랑팀 소속 선수들과 단체사진을 찍어주는 세레머니는 당사자들에게 평생 잊지 못할 추억을 선사함과 동시에 관중석에서 큰 박수갈채를 이끌어 내며 역대 최고의 세레머니로 기록될 전망이다.

이처럼 다양한 볼거리로 가득했던 홍명보 자선축구는 관중석이 모자라 일부 관중들이 계단에서 경기를 관람할 정도로 흥행에 대성공 하며 이벤트성으로 개최되는 축구경기가 흥행하기 위해서 어떻게 해야 하는지 대안을 제시했다.
 

지난 621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개최된 K리그 올스타전은 K리그 출범 30주년과 승강제 출범 원년을 기념하는 해 인 만큼 한국프로축구연맹에서 대대적으로 준비했다. K리그 클래식, 챌린지 올스타로 팀을 나눠 다양한 팀의 선수들이 뛸 수 있도록 배려했고 K리그가 배출한 축구스타, 구자철, 이청용, 기성용, 윤석영 을 초청 선수로 포함시켰다. 경기 내외적인 부분에서 신경을 많이 썼지만 흥행은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다소 아쉬웠던 결과를 남긴 K리그 올스타전 (사진 : 스포츠조선 송정헌 기자)
 
먼저 관중석과 그라운드의 거리가 중요하다. 이벤트 축구경기를 찾는 사람들은 경기의 전술이나 결과 보다 자신이 좋아하는 선수를 가까이에서 볼 수 있다는 것을 훨씬 선호한다. 자선축구가 열린 잠실실내체육관은 농구장으로 쓰이는 만큼 관중석과 경기장의 거리가 매우 가까웠고 3층 맨 꼭대기 좌석에서도 선수들의 작은 행동 하나하나가 보일 정도 이었다. 또한 풋살 경기로 개최된 만큼 경기장 크기 역시 작아 선수들이 오밀조밀 모여 있어 관람하기 편리했다. 하지만 대한민국 최대 축구전용경기장인 서울월드컵경기장은 비록 육상트랙이 없어 경기를 쾌적하게 관람 할 수 있지만 선수들의 작은 행동 하나하나 까지 보이지 않는다. 게다가 경기장 역시 넓어 앉은 자리에 따라 특정 포지션의 선수들을 볼 수 없다는 문제점이 있다. 최대한 그라운드와의 거리가 가깝고 관중들이 경기에 몰입할 수 있는 경기장에서 개최되어야 한다.

또한 관중들은 골이 들어갈 때 환호를 보낸다. K리그 올스타전의 결과는 3-3 무승부. 13-12로 마무리되며 총 25골이 들어간 자선축구의 4분의 1 수준이다. 즉 골 세레머니를 볼 확률이 4배가량 차이난다는 뜻이다. 골이 들어갈 때 마다 선수들이 펼치는 다채로운 골 세레머니를 감상 할 수 있기에 다 득점은 관중들을 즐겁게 하는 흥행 보증수표 이다. 이처럼 풋살 경기로 개최되어 골 폭죽이 터진 자선축구처럼 올스타전 역시 정식 축구 규칙에서 변형을 주거나 다양한 방식으로 경기를 진행해 다 득점을 유도한다면 훨씬 재미있고 박진감 넘치는 경기가 될 것이다.

마지막으로 경기 일정이다. 일요일 낮에 개최된 자선축구를 보기 위해 가족 단위로 경기장을 찾은 축구팬들이 많았다. 주말을 맞아 나들이 장소로 축구를 택한 것 이다. 한 가족은 대게 4명으로 구성되는 만큼 가족 관객을 유치한다면 티켓 판매에 큰 도움이 된다. 이처럼 주말 경기는 흥행에 꼭 필요한 요소이지만 K리그 올스타전은 지난해에 이어 평일에 개최되며 가족 단위 관객들이 경기장을 찾기 힘들었고 뿐만 아니라 지방에 사는 팬들 역시 상경하기 어려워 흥행에 성공하지 못했다. 평소 다른 도시에서 열리는 평일 경기는 방문하기 힘든 만큼 흥행을 위해서라면 꼭 주말에 경기를 개최해야 할 것이다.
 

홍명보 자선축구를 보며 선수들이 진정 경기를 즐길 줄 알고 관객과 소통하며 관객들에게 즐거움을 선사할 줄 아는 선수들로 성장했음을 알 수 있었고 많은 사람들의 축구에 대한 관심이 지대함을 느낄 수 있었다. 이를 통해 자선축구가 앞으로 더 큰 성공을 거두어 사회적 약자들에게 든든한 힘이 되었으면 한다. 또한 K리그 올스타전 역시 홍명보 자선축구가 흥행에 성공한 요인을 분석해 경기를 치르며 대한민국 최고의 축구 축제로 자리매김 하기를 바란다

 상암벌 하늘을 화려하게 수놓은 불꽃처럼 올스타전이 흥행에 성공했으면 한다. (사진 : FC서울 명예기자 홍성준)

글/= FC서울 명예기자 이명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