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리그 시즌이 휴식기인 요즘 스토브리그는 한창이다. 각 구단마다 예산을 줄여 스토브리그가 꽁꽁 얼어붙을거란 예상이 있었지만 현재까지 이적 시장은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FC서울은 데얀과 하대성이 떠났지만 그 공백을 메울 선수들이 속속 영입되고 있다. 첫 번째 영입된 선수는 스페인 출신의 수비수 오스마르 이바네즈다. 부리람 유나이티드 소속으로 지난 시즌 AFC 챔피언스리그에서 FC서울과 맞붙었던 터라 서울팬들에게도 친숙한 오스마르는 이제 서울 수비진의 한축이 되었다. FC서울의 새로운 외국인 선수 오스마르. 그에 대해 알아보자.
오스마르는 1988년 스페인 칸타브리아주에 위치한 산토냐 에서 태어났다. 칸타브리아주의 주도는 산탄데르였기에 오스마르는 산탄데르 유소년 팀에 입단하며 축구 선수로서의 삶을 시작했다. 프로로 데뷔한 연도는 2007년. 당시 그는 라싱 산탄데르 B팀에 입단했지만 바로 UD 살라망카 B팀으로 임대됐다. 그는 살라망카에서 35경기에 출전해 2골을 넣는 활약을 보인 뒤 라싱 산탄데르 B팀에 복귀했다. 복귀한 라싱 B팀에서도 그는 주전으로 활약했다. 자모라와의 스페인 세군다 디비전B 개막전에 선발 출전한 오스마르는 풀타임을 소화했고, 두 번째 경기인 레모나전 에서도 풀타임을 소화했다. 3라운드인 세스타오 리베르 전에선 시즌 첫 골을 성공시키기도 한 오스마르는 팀 동료인 난도와 함께 팀의 중앙 수비를 책임지며 총 30경기에 출전했다.
여기서 눈여겨 볼 것은 수비수임에도 팀내 최다인 6골을 터트렸다는 점. 오스마르는 페롤전에선 멀티골을 넣기도 했고, 데포르티보B, 시우다드 데 산티아고전에서도 골을 넣었다. 당시 라싱 산탄데르 B팀의 주전 스트라이커였던 우리가 31경기에 출전해 5골을 넣었다는 것을 감안하면 오스마르의 득점력이 얼마나 대단했는지 알 수 있는 대목이다. 팀 역시 오스마르가 골을 기록한 경기에서 3승1무1패를 기록하며 오스마르 골 효과를 톡톡히 봤다.
라싱 산탄데르 시절 오스마르 (사진출처 - 라싱 산탄데르 홈페이지)
2009~2010 시즌에도 오스마르는 34경기에 출전하며 주전 자리를 확고히 했다. 이 시즌엔 한골에 그쳤지만 오스마르의 활약은 A팀에도 알려져 시즌 도중에 A팀에 올라 애틀래틱 빌바오와의 경기에서 프리메라리가 데뷔전을 치르기도 했다. 2009~2010 시즌 라싱 산탄데르 B팀은 강등되었지만 오스마르는 A팀으로 자리를 옮겨 프리메라리거가 되었다. 하지만 A팀에서 오스마르는 좀처럼 자리잡기가 힘들었다. 자국 선수인 토레혼과 브라질 출신의 엔리케가 굳건히 자리를 지킨 수비진은 오스마르가 비집고 들어가기 힘들었고 결국 오스마르는 4경기 출장에 그쳤다. 2011~2012 시즌에도 오스마르는 고작 8경기 밖에 출장기회를 얻지 못했고 팀마저 2부 리그로 강등당하자 이적을 모색했다.
오스마르는 새 팀은 태국의 부리람 유나이티드. 비록 프리메라리가에서 인상적인 모습을 보이지 못했지만 3부 리그에서 충분히 가능성을 보여주었기에 태국행은 뜻밖의 결정이었다. 오스마르는 부리람 유나이티드와 2년 6개월 계약을 맺고 촌부리와의 태국 FA컵 경기에서 데뷔전을 치렀다. 이 경기에서 오스마르는 팀을 3-2 승리로 이끌며 성공적인 데뷔전을 치렀고 부리람이 태국 FA컵을 제패하며 2013 AFC 챔피언스리그 플레이오프 진출권을 따냈다. 부리람은 플레이오프에서 호주의 브리즈번 로어를 만났고 오스마르는 안정된 수비로 팀의 무실점을 이끌었다. 0-0으로 승부가 승부차기로 넘어가자 오스마르는 팀의 첫 번째 키커로 나와 침착하게 성공시켰고 팀이 3-0으로 승리해 2013 AFC 챔피언스리그에 출전하게 됐다.
부리람 시절 그는 FC서울과 AFC 챔피언스리그에서 맞붙기도 했다 (사진 출처-foxsports)
2013 시즌을 앞두고 부리람 선수단은 대대적으로 개편되었다. 공격을 이끌었던 아체암퐁과 오한드자가 타 팀으로 임대를 떠났고 고란 예르코비치도 자유계약으로 방콕 글래스로 떠났지만 스포르팅 히혼에서 카르멜로를 영입했고 포워드 카이 히라노도 영입했다. 또 한국 선수 이상민과 스페인 국적의 후안 케로, 체코 국적의 하비에르 파르티뇨 등이 합류했다.
이 선수들을 이끌 선수로는 오스마르가 선정됐다. 오스마르는 외국인임에도 불구하고 2013년 부리람을 이끌 주장으로 선임되었다. 오스마르는 주장답게 방콕 글라스와의 태국 프리미어리그 개막전에 선발 출장하여 풀타임을 소화하며 2-0 승리를 이끌었고, 서울과의 AFC 챔피언스리그 경기에서도 무실점 수비로 0-0 무승부에 한몫했다. 골 넣는 수비수의 시즌 첫 골은 AFC 챔피언스리그에서 나왔다. 오스마르는 베갈타 센다이와의 원정경기에서 후반 31분 동점골을 터트리며 1-1 무승부에 기여했다. 이후 오스마르는 팀의 주전 수비수로서 빡빡한 일정을 소화했다. 리그와 AFC 챔피언스리그를 병행하는 일정 속에 오스마르는 4월부터 6월까지 무려 19경기에 출전한 것이다. 고비때마다 터트리는 골도 있었다. 베갈타 센다이와의 홈경기에서도 팀내 유일한 골을 성공시킨 오스마르는 아미 유나이티드전, 방콕 유나이티드전에서도 골을 터트리며 팀을 승리로 이끌었다.
오스마르의 활약 속에 부리람 역시 장수 슌텐전 0-2 패배를 제외하고 단 한경기도 패하지 않았다. 그리고 AFC 챔피언스리그 16강전에서 만난 분요드코르도 제압하며 8강에 진출했으며 오스마르는 1 2차전 모두 출전해 수비라인을 이끌었다. 이후 부리람은 리그에서 무패행진을 거듭하며 순항했다. 오스마르 역시 변함없이 선발 출장하며 또 다른 명문인 무앙통 유나이티드전에서 페널티킥 골을 성공시키기도 했다. 이후 재개된 AFC 챔피언스리그 8강에서 에스테그랄에게 0-1로 패했지만 리그에선 4연승을 달리며 우승 굳히기에 들어갔다.
오스마르는 오스토피아, 체인엣전에서 연속골을 성공시켰다. 최고의 분위기 속에 에스테그랄을 홈으로 불러들여 역사에 도전했지만 1-2로 패하며 아쉽게 8강에서 탈락해야했다. 하지만 오스마르는 이 경기에서 선제골을 넣으며 활약했다. 리그에만 집중하게 된 부리람은 큰 위기없이 순항했고 결국 2013 시즌 무패 우승에 성공한다. 그리고 FA컵과 리그컵까지 거머쥐며 최고의 한해를 보냈고 오스마르는 올해의 수비수상을 수상했다. 최고의 2013년을 보낸 오스마르는 시즌 종료 후 잉글랜드의 레스터 시티에서 입단테스트를 받았지만 FC서울의 입단 제의를 받아들여 2014년부터 FC서울의 수비수로 활약하게 됐다.
오스마르는 2013년 태국에서 최고의 한 해를 보냈다. 사진은 도요타 리그컵 우승 후 (사진출처-부리람 유나이티드 페이스북)
오스마르의 장점은 큰 체격을 바탕으로 한 강력한 수비다. 오스마르는 192cm의 큰 키를 자랑하는 선수다. FC서울 중앙 수비진 선수들이 모두 180cm 초중반(김주영 185cm, 김진규 183cm, 아디 183cm)임을 감안하면 오스마르의 합류는 하늘길을 막는데 큰 역할을 할 것이다. 또 수비수임에도 득점력까지 갖췄다. 2008~2009 시즌 라싱 산탄데르 B팀에서 팀 내 최다인 6골을 기록했고 지난해 부리람 에서는 무려 13골을 기록했다. 페널티킥 능력도 갖추고 있어 키커로 나서기도 했다. 따라서 지난해 ‘수트라이커’들의 효과를 톡톡히 본 서울은 오스마르의 합류로 더욱 강력한 ‘수트라이커’진을 갖출 수 있게 되었다.
단점이 있다면 카드를 받는 횟수가 다소 많은 걸 꼽을 수 있겠다. 오스마르는 2008~2009 시즌엔 팀 내 두 번째인 9장의 옐로우 카드를 받았고 레드 카드는 팀 내 최다인 3장을 받았다.그 다음 시즌에도 8장의 옐로우 카드, 1장의 레드 카드를 받으며 여전히 많은 카드를 받았다. 프리메라리거였던 2011~2012 시즌에도 8경기에 출전해 무려 4장의 옐로우 카드를 받았다. 꽤 높은 비율이 아닐 수 없다. 부리람 시절엔 리그에서 30경기에 출전해 4장의 옐로우 카드를 받았지만 2013 태국 리그는 부리람이 강한 공격력을 바탕으로 지배하다시피 했기 때문에 적게 받을 수 있었다. FC서울 선수들의 최근 3년간 옐로우 카드를 받은 것을 보면 아디는 2011년 5개, 2012년 4개, 2013년 5개. 김진규는 2010년 3개, 2012년 6개, 2013년 3개. 김주영은 2010년 4개, (2011년은 부상으로 4경기 밖에 출전하기 않았기에 제외) 2012년 4개, 2013년 4개를 받았다. 따라서 오스마르가 옐로우 카드를 받는 횟수는 많다고 볼 수 있다. 옐로우 카드를 많이 받게 되면 경고 누적 등으로 최용수 감독 구상에 차질을 빚을 수 있는 만큼 카드 받는 것을 줄일 필요가 있다.
FC서울에 스페인 선수가 입단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부리람에서 아시아 축구를 경험하고 온 선수인 만큼 오스마르에게 좋은 활약을 기대해 볼 만 하다. 이미 그는 SNS를 통해 기존 선수들과 어울리는 모습을 보여주면서 빠른 적응력을 보이고 있다. 부리람에서 맹활약했던 오스마르가 FC서울에서도 빼어난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지 주목된다.
글=김성수 FC서울 명예기자 sskim1227@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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